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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어셈블리' 정재영, TV토론 통해 '뜨거운 심장' 보여주며 전국구 의원으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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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어셈블리' 정재영, TV토론 통해 '뜨거운 심장' 보여주며 전국구 의원으로 떠오르다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8.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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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정재영의 진심이 드디어 국민들의 마음까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주 방송된 KBS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11화에서는 백도현(장현성 분)의 음모에 자신의 지역구마저 뺏길 위기에 처했던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정재영 분)이 TV토론에서 백도현의 오른팔인 홍찬미 의원(김서형 분)과 당론인 부동산 정책을 두고 토론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TV토론 이전까지 국민당에서 정재영의 입지는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정재영은 지역구인 경제시에 추진 중인 동남권 신항만 유치에 반대의견을 냈다가 지역유지들의 반발에 부딪혀 국민당에서 탈당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에 정재영은 탈당을 선언하는 대신 친청계와 반청계로 나눠져 있는 국민당의 주류에 반발해 제 3의 계파인 ‘딴청계’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름만 제 3의 계파일 뿐 여전히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신세를 면하기는 힘들었다.

▲ '어셈블리' 11화에서 정재영은 국민당에서 당론으로 지정한 부동산 정책을 두고 같은 당 의원 김서형과 TV토론을 펼치게 됐다. [사진 = KBS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지난 주 방송된 ‘어셈블리’ 11화에서 펼쳐진 TV토론은 국민당 내에서도 다른 의원들에게 무시나 당하던 정재영이 단숨에 국민들이 주목하는 전국구 의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정재영과 김서형이 TV토론에서 맞붙은 주제는 국민당에서 당론으로 결정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것. 방송 시작 전 사전 조사에서 정재영과 김서형은 6:94라는 방송 사상 최고의 격차를 보여 정재영의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김서형은 “주택거래 신고제 폐지와 청약자격을 완화하고 분양권 전매를 완화하는 조치가 투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보십니까? 취등록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세 과표를 조정해 수요를 억제하면 시장의 이상과열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데요?”라고 전문용어를 연신 나열하며, “솔직히 인정하시죠. 이 법안의 내용을 잘 모르시지 않습니까?”라며 정재영을 몰아붙였고, 정재영은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는 상황에 몰렸다.

이런 불리한 상황을 뒤집은 것은 차가운 계산보다는 뜨거운 심장을, 눈앞의 이익보다는 국민을 생각하는 대의를 내세운 정재영의 진심이었다. 

김서형의 연이은 공격에 당황하던 정재영은 “죄송합니다. 제가 이것에 대해서는 홍의원보다 준비를 잘 못했고, 제가 잘 모릅니다. 사실 공부도 덜 했고 잘 모릅니다”라며 자신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정재영은 곧바로 “하지만 이거는 제가 확실히 알아요. 제가 요즘 귀여워하는 젊은 녀석이 한 명 있는데, 그 친구가 월 100만원 갓 넘는 그런 월급을 받아 40만원 고시원 골방에 월세 내는 놈인데 이 법안이 통과 되서 부동산 활성화가 된다고 치자고요. 그 친구에게는 아무런 이익도 희망도 없는 거예요”라며 정재영만이 보여줄 수 있는 뜨거운 심장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한다. 

정재영은 “그런 친구들을 요새 7포세대라고 부른답니다.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장만 그것도 모자라 꿈과 희망까지 포기했답니다. 저는요 이 법안을 내지 말라고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내세요. 저한테 억지로 찬성하라고 도장찍으라는 말만 하지 마세요. 전 죽어도 싫습니다. 죽어도 안 해요 저는”이라며, 울먹이는 표정으로 “제가 진짜 찍어주고 싶은 법안은 몇 억짜리 주택을 사고팔고 도와주는 그런 법안이 아니에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청춘들이 뼈 빠지게 일해서 나중에 늙은이가 돼서 조그만 집 하나라도 살 수 있는, 그런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법안에다 제가 도장을 찍어주고 싶어요”라고 진심을 전했다.

▲ TV토론에서 정재영은 뜨거운 심장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로 결국 국민들의 마음까지 움직이며 결국 53:47로 김서형에게 극적인 역전극을 펼쳐냈다. [사진 = KBS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김서형은 그런 정재영에게 ‘선동적인 발언’이라며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웠지만, 정재영은 다시 “맞아요. 경제가 살아나야죠. 제가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말인데 경제가 언제 살아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경제는 여기 잘 나신 홍의원께서 살리세요. 나는요, 나처럼 대출은 꿈도 못 꾸는 신용불량자들, 전세값이 연봉보다 더 많이 올라서 맨날 변두리로 집 알아보러 다니는 사람들, 가진 거라고는 달랑 집 한 채라서 사고팔고 할 엄두도 못 내는 사람들. 저는 그냥 그런 사람 도와줄래요”라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국회의원이 아닌, 자신과 같은 처지인 낮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그런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정재영은 토론 마지막에 김서형에게 53:47이라는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낸다. 토론 이후 반청계의 리더 박춘섭(박영규 분)도 장현성에게 전화를 해 “부동산 정책, 당론으로 가는 것 보류합시다”라며 국민들에게 호소한 정재영의 진심을 당장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시인했다.

‘어셈블리’ 11화에서 보여준 TV토론은 그 주인공이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이었기에 가능한 명장면이었다. 그 역시 가진 것 하나 없는 맨 주먹의 노동자였고, 국회의원이 된 것 역시 부와 명예, 권력을 쫓아서가 아닌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투쟁의 연장선이었기에 이런 말을 감히 할 수 있었다. 이런 진상필의 존재감, 그리고 우리가 사는 현실에는 저런 국회의원이 절대 등장할 수 없다는 괴리감이야말로 ‘어셈블리’가 분명 현실정치에 뿌리를 둔 드라마임에도 백마 탄 실장님이 등장해 여자주인공을 구원하는 판타지와 같은 멜로드라마보다도 더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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