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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여자를 울려' 김정은-송창의 사랑 '막장' 답지않은 '막장'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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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여자를 울려' 김정은-송창의 사랑 '막장' 답지않은 '막장'드라마였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8.31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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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주말 안방극장 최고의 인기 드라마 '여자를 울려'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막장'의 오명을 '사랑'으로 극복한 '특이한' 주말드라마였다.

◆정신없는 초고속 해피엔딩, 갑작스러운 인물들의 큰 변화

29일 방송된 MBC '여자를 울려' 최종회는 속전속결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초고속 해피엔딩이 이뤄졌다.

우선 자식 간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랑에 금이 갔던 송창의와 김정은은 느닷없는 화해를 하더니 결혼까지 골인하게 됐다.

앞서 두 사람은 전혀 화해가 힘든 상황에 놓여있었다. 송창의의 아들이 김정은의 아들을 괴롭혀 죽음으로 내몰게 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끝내 송창의의 아들을 용서하고 받아들였다. 이상황은 극의 개연성에도 치명상을 입힌 꼴이 됐다. 화해는커녕 평생 원수로 남을 수있는 상황을 사랑으로 극복한 다소 개운치 않은 전개다.

 

앞서 '여자를 울려'는 극 중반 이후부터 송창의-김정은의 러브스토리는 하희라의 막장급 악행에 의해 극의 분량에서 축소됐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던 상황이었다. 충분한 개연성이 결여된 초고속 해피엔딩은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여자를 울려'의  개운치 않은 마지막 내용은 또 있었다. 이순재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하희라의 억지 개과천선이다. 이순재의 죽음은 시청자들로서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동안 집안의 악행의 중심에 선 하희라가 물속으로 투신자살을 시도하자 이를 구하기 위해 이순재가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느닷없는 죽음이었다. 문제는 그동안 하희라 외 다른 가족들간의 경영권 분쟁을 '이순재의 죽음'으로 해결하려 했다. 드라마 속 꼬인 실타래를 죽음으로 해결하는 모습은 그동안의 막장드라마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여자를 울려'는 초고속 해피엔딩과 개연성 없는 인물들의 성격변화, 느닷없는 중심배우의 죽음 등 스스로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도 '여자를 울려'는 막장답지 않은 막장드라마였다

'여자를 울려'는 막장 줄거리가 난무하던 타 주말 저녁 시간대 드라마들과는 달랐다.  김정은과 송창의의 러브스토리는 최근 주말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애틋하고 순수한 사랑이었다.

자식들 간의 살인사건이라는 배경위에서도 송창의, 김정은의 사랑은 복수나 배신 같은 이야기는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김정은과 송창의의 애틋한 러브스토리와 막장 요소를 적절하게 버무리다 보니 자연히 '여자를 울려'의 막장 요소들은 크게 희석됐다. 자칫 단순 막장극으로 전락할 수 있던 작품이 아름다운 사랑으로 인하여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하나 더 추가해서 말하자면 '여자를 울려'만의 아름다운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던 부분은 김정은과 송창의의 뛰어난 연기력도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진정한 사랑으로 돌파한 '여자를 울려'. 결국 '여자를 울려'가 주말드라마들 사이에서는 보기 드문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송창의 김정은의 진정성 있는 러브스토리에 있었다. 극의 막장 요소를 러브스토리로 극복했다는 부분은 이 드라마의 업적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주말드라마들은 '여자를 울려'가 보여준 균형감각을 되새겨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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