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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앞둔 최진철호, '이승우 원맨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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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앞둔 최진철호, '이승우 원맨팀' 우려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9.0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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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전 통해 이승우 혼자서는 안된다는 것 보여줘…실종된 중원·수비 조직력 살리는 것이 급선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만 믿고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 나갔다가 모두 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곱씹어야만 했다. 메시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있음에도 아르헨티나가 준우승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너무 많은 선수들이 메시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메시 원맨팀'이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보다 바르셀로나에서 더욱 뛰어난 활약을 보일 수 있는 것은 훌륭한 팀 동료들이 있어서다. 최전방 공격진에서는 네이마르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MSN 라인'을 형성하며 상대 수비를 초토화시키고 이들을 뒷받침하는 최고의 미드필드진이 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가 강한 것이다. 심지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이 없다면 그저 독불장군에 불과할 것이다.

이렇듯 축구는 11명이 하나가 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스포츠다. 결코 원맨팀은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의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은 이승우(바르셀로나) 원맨팀의 불안한 조짐이 보인다. 장결희(바르셀로나)가 이승우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 뿐 다른 선수들은 이승우의 스피드나 타이밍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승우는 최전방에서 고립되고 혼자서 공을 끌다가 상대 수비에게 공을 뺏기는 일이 계속 벌어졌다.

한국 U-17 축구대표팀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나이지리아와 2015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청소년 U-17 축구대회에서 전반 3분 이상헌(울산 현대고)의 선제 결승골을 지켜내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이날 전반 3분 결승골도 이승우가 장결희와 패스를 주고 받다가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져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나온 것이었다. 물론 프리킥은 박명수(인천 대건고)가 찻고 마무리는 이상헌이 했지만 이승우가 '절반의 지분'은 갖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

이후 전반 중반까지 한국이 만들어낸 기회는 모두 이승우와 장결희의 콤비 플레이에 의해서만 창출됐다. 장결희가 후반 중반 나간 이후에는 이승우 혼자 치고 나가다가 최전방에서 지원 없이 갈팡질팡대고 끝내는 공을 다시 뺏기는 일이 반복됐다.

특히 공격이 이승우에게 집중되는 것은 더욱 심각했다. 수비진을 나이지리아로부터 공을 뺏어내면 앞에 있는 이승우에게 연결하기 위해 길게 공을 올리기만 했다. 이른바 중원없이 곧바로 이승우에게 연결하는 '뻥 축구'였다. 이승우가 공을 잡으면 뭔가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중원 빌드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서 치고 나가는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다음달 칠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실종된 중원 플레이부터 찾아야 한다. 중원에서 차근차근 빌드업해나가며 올라가야만 이승우, 장결희의 플레이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

이승우와 장결희가 바르셀로나 B 또는 후베닐에서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곳에 뛰어난 팀 동료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U-17 대표팀의 팀동료가 그만한 지원을 해주지 못한다면 이승우 역시 한낱 초라하고 외로운 공격수일 뿐이다.

이승우는 "목표는 이번 대회가 아니라 월드컵이다. 조직력이나 수비력, 공격력 모든 부분에서 향상시켜서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요원해보인다.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조직력을 가다듬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수비 조직력도 살려야 하는 최진철호이기 때문에 너무나 갈 길이 멀다는 것만 보여준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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