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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진짜 사나이', 여자연예인에게 몸무게 공개란? 군인 되기 위한 '결의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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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진짜 사나이', 여자연예인에게 몸무게 공개란? 군인 되기 위한 '결의의 표현'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5.09.06 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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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윤정 기자] 여자에게 몸무게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남자들은 모르는 여자들의 세계는 참으로도 복잡하고 섬세하다. 특히나 몸무게와 민낯의 공개는 웬만한 자신감으로는 친구들끼리도 공유하지 않는 개인적인 사생활과 같다. 이런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여군에 도전한 10인의 멤버들은 모든 국민이 바라보는 브라운관에서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3기’편에서는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10인의 멤버들(배우 유선, 한채아, 한그루, 신소율, 개그우먼 김현숙, 가수 제시, 걸그룹 CLC 최유진, 방송인 사유리, 전 테니스선수 전미라, 트로트가수 박규리)이 신체검사를 받으며 프로필과는 다른 실제 신장과 몸무게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 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3기'에서 신체검사를 하고 있는 멤버들 [사진 = 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3기' 화면 캡처]

신체검사를 통해 밝혀진 10인의 멤버들의 신장과 몸무게는 프로필상의 신체사이즈와는 조금 달랐다. 특히 보기에도 마른 체형이 아닌 김현숙은 몸무게 공개에 앞서 “매체를 통틀어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것은 마지막 남은 나의 자존심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지금까지 일급비밀로 부친 몸무게의 공개를 석연치 않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신체 사이즈 측정에서 몸무게가 너무 낮게 나와 직감적으로 잘못됐음을 느낀 김현숙은 몸무게 재측정을 요구했다. 결국 재측정으로 10kg이 더 나온 몸무게를 크게 알린 간호장교에게 김현숙은 “작게 말씀하셔도 된다”며 남들보다 많이 나가는 몸무게를 공개하는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현숙의 이런 행동은 그만큼 여자들에게 몸무게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또 신체검사 이후 이어진 메이크업 제거와 소지품 검사를 통해 10인의 멤버들은 극히 개인적인 물건인 속옷까지도 검사를 당했다. 물론 ‘진짜사나이’에 출연의사를 밝힌 연예인들은 녹화 전부터 이런 점에 대한 각오를 다지며 충분한 대비를 했을 거라 예상할 수 있다. 그만큼 민낯공개와 신체사이즈 공개는 자의반타의반이었겠지만, 그것은 여자에게 혹은 여자연예인에게는 생각보다 큰 용기가 필요한 결단이었을 것이다.

▲ 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3기'에서 소지품 검사를 당하고 있는 멤버들. [사진 = 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3기' 화면 캡처]

그동안 ‘진짜 사나이’에서 자진입대를 택한 여자연예인들은 모두 ‘군인 되기’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리 빼어난 미모의 여자연예인일지라도 군에 입대하는 순간부터는 ‘여자’가 아닌 ‘군인’이 됐다. 위장크림을 잔뜩 묻힌 채 쌈을 싸먹던 혜리가 그 수혜자였고, 뭐든지 열심히 한 엠버도 그 중심에 있었다.

이 둘의 공통점이라면 예쁜 척 하지 않은 것, 그리고 군에 입대하는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점이다. 여자로서, 그리고 대중들에게 항상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여자연예인으로서 이런 과감한 모습을 공개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최근 군에 입대한 10인의 멤버들에게도 적용됐다. 몸무게를 공개하고, 민낯을 드러낸 그녀들 또한 남다른 각오로 군에 입대한 것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사나이’는 어디까지나 짜인 예능이다. 시청자들도 연예인들에게 진짜 군대와 같은 태도를 바라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러나 입대를 결정한 여자 연예인들이 조금이라도 예쁘게 나오기 위해 머리를 반듯하게 넘기지 않는 태도는 시청자로서 거슬리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진짜 사나이'에 임하는 여자연예인들은 시청자들이 위장크림을 바른 여자연예인으로부터 연예인의 아름다움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진짜 사나이’의 시청자들은 흙바닥에 뒹굴러 전투복이 새까매진 여자연예인의 더러운 외면을 보는 것이 아닌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인간적인 매력을 보기 때문이다.

반면, 시청자들은 '진짜 사나이’ 10인의 멤버들이 몸무게를 공개하고 화장을 지우며 민낯을 드러낸 것이 단순히 군대의 규정에 순응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몸무게 공개와 민낯의 공개는 여자 그리고 여자연예인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내려놓고, 군인이 되기 위해 다진 그녀들만의 결의의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도 이들의 메시지를 통해 훈련에 임하는 어설픈 여군들의 모습을 조금은 여유로운 시각으로 바라봐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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