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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4’ 각성한 김경훈 Vs. 복수에 성공한 장동민…결승전의 주인이 되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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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4’ 각성한 김경훈 Vs. 복수에 성공한 장동민…결승전의 주인이 되다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9.06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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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드디어 ‘더 지니어스4 : 그랜드 파이널’ 결승전의 주인이 가려졌다. 앞선 10번의 메인매치에서 내내 ‘트롤링’을 하며 ‘트롤갓’이라는 달갑지 않은 애칭을 얻었던 김경훈이 드디어 각성하며 메인매치를 휩쓸었고, ‘더 지니어스3 : 블랙 가넷’에 이어 초유의 ‘더 지니어스’ 2연패(連霸)에 도전하는 장동민은 ‘어제의 동지’이자 가장 ‘강력한 맞수’였던 오현민을 데스매치에서 제압하고 다시 한 번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젠 정말로 결승전만 남았다.

5일 방송된 ‘더 지니어스4 : 그랜드 파이널’ 11화는 메인매치로 ‘하우머치’를, 데스매치로 ‘십이장기’를 선보였다. 11화의 메인매치인 ‘하우머치’는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 처음 시도되는 게임으로, 다섯 명의 중립적인 게스트가 10개의 상품가격을 결정하고 플레이어는 라운드 당 10분 동안 진행되는 게스트와의 대화와 1라운드부터 9라운드까지 매 라운드 당 한 차례씩 주어지는 공개질문과 비공개질문을 통해 게스트가 정한 상품가격과 동일하거나 가장 근사한 답을 맞추는 게임이다.

▲ 김경훈이 9라운드와 10라운드를 연거푸 거머쥐며 ‘하우머치’의 최종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계산’에 몰두하는 정공법이었다. 1라운드에서는 재빠른 눈치게임으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이후 순발력의 오현민, 잔머리의 장동민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김경훈은 게스트와의 대화조차 포기한 채 미친 듯이 계산기를 붙잡고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김경훈을 보고 오현민은 “형이 회계사냐?”고 놀리고, 게스트들도 “정수리만 보여주려고 나왔냐”고 놀려도 김경훈은 마지막 10라운드까지 흔들림 없이 계산에만 집중했다 [사진 = tvN '더 지니어스4 : 그랜드 파이널' 방송화면 캡처]

사실 11화 메인매치인 ‘하우머치’는 ‘더 지니어스’에서 가장 루즈한 메인매치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게임의 룰을 분석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필승법을 찾아낼 수 있는 게임도 아니고, 오직 플레이어들이 게스트가 정한 가격에 질질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연출되기 좋은 게임이기 때문. 게다가 이날 등장한 다섯 명의 게스트가 ‘더 지니어스4’의 후속으로 9월 19일부터 tvN에서 방송되는 ‘SNL코리아’의 크루(Crew) 다섯 명이라는 점에서도 ‘하우머치’가 치밀한 두뇌싸움보다 ‘SNL코리아’ 크루를 띄워주기 위한 일종의 쇼케이스처럼 보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하우머치’의 승부는 의외의 지점에서 판가름 났다. ‘하우머치’의 진짜 포인트는 게스트와의 대화를 통해 물건가격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다섯 명의 게스트가 처음에 공개한 모든 물건의 합산 총액, 그리고 플레이어가 베팅 가능한 최대 금액인 2억원 이내에서의 적절한 게임운영이 핵심 포인트였던 것이다.

경기 초반 ‘하우머치’를 주도한 것은 장동민이었다. 가장 빨리 ‘하우머치’의 게임 특성을 파악한 장동민은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3연승을 기록하며 승점 3점으로 단독 선수로 치고 나섰다. 장동민은 3라운드에서 이미 반드시 앞선 라운드보다 높은 금액이 나온다는 게임의 룰을 이용해 승리를 거머쥔 뒤, 총액 2억원을 맞추기 위해 ‘1000원’을 적고 사실상 쉬어가기로 한 4라운드에서도 김경훈과 오현민이 동일한 금액을 적어내며 뜻밖의 어부지리로 3연승을 달렸다.

중반부는 오현민의 페이스였다. 뒤늦게 게임의 특성을 파악한 오현민은 뛰어난 순발력과 두뇌로 게임 중반부를 장악하며 5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연이어 3연승을 달리며 장동민과 동률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하우머치’는 장동민과 오현민의 맞대결로 굳어지는 듯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웃은 것은 ‘트롤갓’ 김경훈이었다. 그동안 데스매치에서만 4승을 거두며 ‘데스매치의 사신(死神)’이라 불렸지만 정작 메인매치에서는 갖은 ‘트롤링’으로 메인매치를 휘젓고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던 김경훈은 이날 ‘하우머치’에서 냉철한 계산으로 대역전극을 이끌어낸다.

김경훈이 9라운드와 10라운드를 연거푸 거머쥐며 ‘하우머치’의 최종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계산’에 몰두하는 정공법이었다. 1라운드에서는 재빠른 눈치게임으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이후 순발력의 오현민, 잔머리의 장동민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김경훈은 게스트와의 대화조차 포기한 채 미친 듯이 계산기를 붙잡고 매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김경훈을 보고 오현민은 “형이 회계사냐?”고 놀리고, 게스트들도 “정수리만 보여주려고 나왔냐”고 놀려도 김경훈은 마지막 10라운드까지 흔들림 없이 계산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이런 김경훈의 전략은 드디어 9라운드와 10라운드에서 빛을 봤다. 뒤로 갈수록 각자의 게스트들이 낸 총합의 윤곽이 그려지고, 플레이어들이 낸 금액의 총합 윤곽 역시 선명히 드러나는 가운데 김경훈은 블랙잭에서 카드 카운팅을 하는 것처럼 철저한 계산을 통해 마지막 라운드의 향방을 판단하고 결국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 10라운드를 앞두고 장동민은 자력으로 우승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장동민은 김경훈과 똑같이 1억 원을 적어내며 차점자인 오현민이 우승을 차지하고 데스매치에서 자신과 김경훈이 붙는 시나리오를 대신해, 일부러 9999만 9999원을 적어내 김경훈을 우승자로 만들고 오현민과 데스매치에서 붙는 것을 선택한다.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3’처럼 결승에서 오현민과 맞붙는 대신에 11화 데스매치에서 오현민이 자신에게 유일한 패배를 선사했던 ‘십이장기’로 복수를 선택한 것이다 [사진 = tvN '더 지니어스4 : 그랜드 파이널'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이런 김경훈의 메인매치 우승은 사실 장동민의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점도 있었다. 김경훈은 치밀한 계산을 통해 10라운드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금액은 1억 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사실 이것은 장동민과 오현민도 대강 짐작했던 수치다. 장동민은 10라운드를 승리하는 사람이 메인매치 우승으로 가는 상황에서, 1억 원이 아닌 9999만원을 적어내 사실상 김경훈에게 승리를 양보했다.

10라운드를 앞두고 장동민은 자력으로 우승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오현민과 김경훈이 나란히 1억 원을 적어내고 장동민이 그 아래의 숫자를 적어낸다면 장동민의 단독 우승도 가능했지만, 이미 오현민은 10라운드를 앞둔 상황에서 잔고가 1억 원을 적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했기에 장동민의 우승은 불가능해진 상황. 여기서 장동민은 김경훈과 똑같이 1억 원을 적어내며 차점자인 오현민이 우승을 차지하고 데스매치에서 자신과 김경훈이 붙는 시나리오를 대신해, 일부러 9999만원을 적어내 김경훈을 우승자로 만들고 오현민과 데스매치에서 붙는 것을 선택한다.

장동민의 이런 선택은 이날의 데스매치 종목이 바로 지난 ‘더 지니어스3 : 블랙 가넷’ 결승전에서 장동민에게 시즌3의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십이장기’였기 때문이다.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3’처럼 결승에서 오현민과 맞붙는 대신에 11화 데스매치에서 오현민이 자신에게 유일한 패배를 선사했던 ‘십이장기’로 복수를 선택한 것이다.

3라운드 2선승 제로 펼쳐진 데스매치 ‘십이장기’의 첫 판은 장동민이 무난하게 가져갔다. 오현민은 ‘십이장기’에서 한층 유리한 선(先)을 확보하고도 장동민의 돌격에 힘없이 무너지며 먼저 1승을 헌납했다.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3’에서 ‘십이장기’로 오현민에게 패한 이후 오현민의 변칙 플레이를 철저히 연구해왔고, 오현민은 기존의 방식으로 장동민에게 대응하다 패배한 것이다.

2라운드는 대기실에서 데스매치를 지켜보던 김경훈조차도 수 차례 “현민이가 이겼다”라고 말할 정도로 시종 오현민의 우세로 진행됐다. 하지만 여기서는 장동민의 버티기가 더욱 빛을 발했다. 장동민은 오현민의 우세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내며 승기를 기다렸고, 결국 오현민을 몰아붙이며 심리적인 압박을 가했다. 풍부한 사회경험으로 심리전에 능했던 장동민은 오현민의 돌격에도 흔들림이 없었지만 아직 어린 오현민은 장동민이 가한 단 한 번의 압박에 스스로 무너지며 결국 패를 던졌다.

▲ 장동민의 화려한 복수극으로 막을 내린 데스매치 ‘십이장기’는 ‘더 지니어스3’에서 단 한 번의 패배를 잊지 않고 수없이 곱씹은 장동민과 ‘십이장기’로 장동민에게 승리를 거뒀기에 방심한 오현민의 마음가짐 차이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장동민은 칸이 고작 12개에 불과하기에 큰 변수가 발생하기 힘든 ‘십이장기’의 수를 철저히 분석해 패배의 위기 속에서도 침착한 대응을 선보였고, 오현민은 지난 결승전의 기억을 가지고 ‘십이장기’에 임했다가 장동민의 압박에 무너지며 결국 ‘더 지니어스’ 게임장을 떠나게 됐다 [사진 = tvN '더 지니어스4 : 그랜드 파이널' 방송화면 캡처]

장동민의 화려한 복수극으로 막을 내린 데스매치 ‘십이장기’는 ‘더 지니어스3’에서 단 한 번의 패배를 잊지 않고 수없이 곱씹은 장동민과 ‘십이장기’로 장동민에게 승리를 거뒀기에 방심한 오현민의 마음가짐 차이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장동민은 칸이 고작 12개에 불과하기에 큰 변수가 발생하기 힘든 ‘십이장기’의 수를 철저히 분석해 패배의 위기 속에서도 침착한 대응을 선보였고, 오현민은 지난 결승전의 기억을 가지고 ‘십이장기’에 임했다가 장동민의 압박에 무너지며 결국 ‘더 지니어스’ 게임장을 떠나게 됐다.

탈락한 오현민이 “저는 부족한 점을 알아도 제가 그것을 인정 안 하는 것 같아요”라고 남긴 인터뷰, 그리고 "나 이런거 원래 잘해라고 생각하는 천재 오현민은 절대 노력하는 장동민을 이길 수 없어요"라는 장동민의 인터뷰는 이날 데스매치에서 왜 장동민이 승리했는지, 그리고 천재 오현민이 왜 장동민에게 패배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제 ‘더 지니어스4 : 그랜드 파이널’은 마지막 결승전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리고 마치 제작진이 의도한 각본처럼 ‘더 지니어스4 : 그랜드 파이널’의 결승전은 소년만화와 같은 구도가 형성됐다. ‘더 지니어스3’에서는 초반에 광탈했지만, ‘더 지니어스4’에서 전 시즌 우승자인 이상민과 홍진호를 연거푸 잡으며 ‘데스매치의 사신’을 넘어 ‘킹 슬레이어’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는 성장형 캐릭터 김경훈이 마지막 ‘킹’ 장동민까지 잡고 ‘킹 슬레이어’를 완성할 것이냐? 아니면 시즌3의 패자로 2연패에 도전하는 ‘킹’ 장동민이 성장형 캐릭터 김경훈의 도전을 짓밟고 완성형 캐릭터의 위엄을 과시할 것이냐? 모든 승부는 9월 12일 방송되는 결승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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