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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핵타선 제압 '정통 잠수함' 박종훈, 제2의 정대현 못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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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핵타선 제압 '정통 잠수함' 박종훈, 제2의 정대현 못될 것 없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9.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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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까지 퍼펙트, "마운드에서 즐겁게 던졌다"

[문학=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 정도면 프리미어 12 대표팀 승선을 고려해 봐도 되지 않을까. ‘정통 잠수함’ 박종훈(24)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SK에 희망을 안겼다.

박종훈은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 6⅔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5피안타 1사사구 3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7패)째를 챙겼다.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인상적.

박종훈은 마운드를 긁는 듯한 특유의 폼으로 거침 없이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5회까지는 퍼펙트였다. 130㎞대 속구와 110㎞ 후반대의 커브 조합이 일품이었다. 낮게 더 낮게 깔려 들어오는 박종훈의 춤추는 공에 ‘영웅 핵타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 박종훈은 6일 홈경기에서 넥센을 상대로 6⅔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넥센은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손가락 부상으로 박병호가 결장했다지만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5명이나 포진한 만큼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전날 SK 타선이 완봉패를 당한 터라 호투가 더욱 절실했다.

박종훈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초반부터 흐름이 좋아 마운드에서 즐겁게 던졌다”며 “아마 때부터 어머니가 야구장에 오시면 잘 던진 적이 없는데 오늘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큰 선물을 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남았다. 6회까지 2안타만을 내주며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했던 박종훈은 90구가 넘어가자 연속안타를 맞기 시작했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한 차례도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기에 맞이할 수밖에 없는 체력적, 운영적 한계라 할 수 있다.

박종훈은 이에 대해 “내가 안타를 안 맞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퍼펙트는 의식하지 않았다”며 “욕심을 부리면 경기를 망친다고 생각해 타자와 승부에 집중했다. 내가 지면 팀도 지는 것이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경희대에 재학중이던 언더핸드 정대현(롯데)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품었다. 히든카드 정대현은 미국전 선발로 2경기에 등판해 13⅓이닝 2실점하며 한국이 동메달을 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희관, 양현종, 김광현, 장원준 등 좌완 투수들은 차고 넘친다. 윤성환, 이대은 말고는 대표팀에 힘이 될 오른팔도 마땅치 않다. 잠수함 카드도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팀 타율 1위 넥센 타선을 6이닝 동안 완벽하게 틀어막는 박종훈이다. ‘제2의 정대현’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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