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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셰프 인 뉴욕'...크로넛 열풍 수익 자선사업에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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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셰프 인 뉴욕'...크로넛 열풍 수익 자선사업에 쾌척
  • 이상은 통신원
  • 승인 2014.05.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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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상은 뉴욕통신원]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해진 크로넛. 지난해부터 전세계에 바람을 몰고 온 크로아상과 도넛의 절묘한 배합이다.

뉴욕 소호의 작은 베이커리에서 출시되기 시작한 이 빵은 몇 달도 채 안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크로넛 열풍’을 일으키며 베이커리 업계에 ‘크로넛’이란 단어를 선명하게 아로새겼다.

▲ 도미니크 안셀(아래)와 군침이 도는 와포게이트(왼쪽)와 크로넛

지난 5월 10일 1주년을 맞은 도미닉 안셀의 이 베이커리 가게는 인기 미드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유명해진 마그놀리아 베이커리의 전설을 깨고 뉴욕에서 꼭 한번 가봐야 하는 베이커리로 손꼽힐 만큼 명소가 됐다. 매달 한가지 맛의 크로넛만 선보이며 하루 350개 이상은 만들지 않기에 한 사람당 2개 이상 구입할 수 없는 제한 규정이 있다.

이런 오리지날 크로넛을 맛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온 고객들은 아침 일찍부터 1~2시간씩 줄을 서서라도 크로넛 맛을 보려한다. 심지어 품절이 되면 5달러짜리 크로넛 하나가 100달러까지 치솟아 가게 밖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기까지 한다.

▲ 크로넛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손님들

뉴욕 내 이 작은 가게의 위력은 환상적인 크로넛 맛에서 시작됐겠지만, 이렇게 전세계에 돌풍을 일으킨 데는 단지 맛에만 비결이 있지는 않은 듯 싶다.

이 가게 주인은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프렌치 셰프인 다니엘 블루드 밑에서 일하던 셰프로 2011년 독립해 이 가게를 차렸으나 크로넛을 시작한 지난해까지는 전혀 이름을 알리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 시골에서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배고픔을 많이 느끼고 성장해 지금도 이런저런 자선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 유명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크로넛 패키지. 슈퍼모델 하이디 클룸의 사인이 새겨져 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는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해 12개의 톱 디자이너 크로넛 패키지를 경매에 올려 모은 1만4000달러를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차기작 와포게이트(와플 모양의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 커피 시럽을 얹은 메뉴)는 판매 첫 날 거둬들인 수익을 뉴욕의 굶주린 이들을 돕는 단체에 기부했다.

음식을 창의적인 예술작품처럼 여기는 그는 전세계에 크로넛 돌풍을 일으켰음에도 매장을 확장해 이익을 챙기기보다 소호의 작은 가게에서 한정된 갯수로 고객을 찾고, 거둬들인 수익을 다양한 자선사업에 기부하는 특이한 인물이다. 그의 크로넛은 던킨 도너츠나 유명 베이커리에서 가짜 크로넛 이름을 사용해 선보이는 것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물신주의에 찌든 뉴욕에서 한번 대박이 나면 당연히 매장을 넓히는 것이 관례임에도 오히려 이를 바탕으로 굶주리는 아이들을 도우려는 셰프의 마음이 오늘도 이 매장의 크로넛을 찾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 간판

sange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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