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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폰' 배성우, 충무로 대세의 숨겨진 과거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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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폰' 배성우, 충무로 대세의 숨겨진 과거 [인터뷰]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14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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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최대성기자] ‘충무로 대세’ 인장을 찍은 배성우(43)가 잘 알려지지 않은 자신의 과거를 공개했다.

범죄 스릴러 ‘더 폰’ 개봉을 앞두고 13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Q와 만난 배성우는 데뷔 16년차 중견 배우다. 최근 들어 주조연, 특별출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팔색조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1년 전 살해당한 아내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더 폰’에서는 사건의 열쇠를 쥔 전직 강력계 반장 도재현 역을 맡아 손현주 엄지원과 호흡을 맞췄다.

 

배성우가 지난해와 올해 매년 10편이 훌쩍 넘는 왕성한 ‘식욕’을 발휘하는 데는 무대에서 연마한 내공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연극무대에서 집중적으로 고민하며 왔던 게 공부가 됐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해서 계속 고민을 한다. 출연작을 보면서 ‘신에 대한 분석을 좀 더 했더라면 설득력과 공감이 생겼을 텐데, 분석은 제대로 했는데 몰입하거나 중심을 잡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란 후회를 한다.”

군대를 다녀오고 작품 활동을 하다가 6년 늦게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음. 동기가 김희원 박건형 송창의 이천희 마야(가수)다. 군 제대 후 배성우는 뮤지컬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어 재즈무용단에 입단해 3년간 활동했다. 서울예대 졸업 후 본격적인 뮤지컬 연극작업을 시작하면서 무용단을 나왔다.

“지금은 몸에 춤의 DNA는 사라졌다.(웃음). 재작년에 영화 ‘몬스터’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액션을 시도했다. 이민기씨와 일대일 액션을 꽤 오래 했는데 과거에 연마한 무용이 큰 도움이 되더라. 무용도 동작의 순서를 외워야 하고, 액션의 합 역시 구분 동작으로 이뤄져 있어 이를 외워야 한다. 호흡과 근육을 쓰는 법도 비슷하다.”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 이듬해 ‘명성황후’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극단 학전에 입단했다. 그가 입단했을 당시 배우 황정민이 본격적인 영화 활동을 위해 극단을 떠난 시점이었고, 여배우 유선과 한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지하철 1호선’ ‘의형제’ 등 학전에서 올리는 작품들의 연기가 굉장히 연극적이고, 날 것의 연기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쇼적인 뮤지컬을 지양하게 됐음. ‘이런 연기가 참 재미나네’ 해서 그런 연기를 많이 파고들었다. 그때부터 연극도 하게 됐다. 학전에 있으면서 웬만한 작품은 다 했다.”

‘루나틱’ ‘산장의 여인’ ‘클로져’ ‘영웅을 기다리며’ ‘우리는 친구다’ ‘이제는 애처가’ ‘혼자 사는 남자 배성우’ 등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대학로의 인기 스타로 군림했다. 2010~11년에는 오만석 조성석 홍경인 등과 두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트루웨스트’에 출연해 다시금 화제몰이를 했다.

“원래 홍경인과 페어였는데 공연 시작하고 열흘이 지난 뒤 제작진이 조정석과 붙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공연 당일 낮에 한번 맞춰보고 저녁에 바로 무대에 섰는데 너무 좋았어요. 홍경인과 또 다른 유연함이 재밌었고, 우리 둘 다 웃기는 거를 좋아해서 객석에선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왔고요. 나중에는 둘이 제일 많이 했어요. 지난해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올해 ‘특종: 량첸살인기’에서 만나면 서로 달라진 입지에 신기해하고 재밌어하고 그러죠.”

 

배성우는 영화, 드라마 활동으로 바쁜 탓에 불가피하게 무대와 멀어지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꾸준히 연극무대에 서고 있다. 지난해 연극 ‘가을 반딧불이’ ‘복서와 소년’에 출연했다.

“영화 출연이 부쩍 많아지기 전 ‘함께 서 달라’고 해서 ’그래 좋다‘ 하고 참여했다. 전골 먹고, 맥주 한 병 마시고 놀다오는 느낌의 연극이라 재밌게 노는 느낌으로 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도 들어온 연극들이 있었는데 영화가 많아지면서 스케줄 때문에 못했다. 애써 맞추자면 맞출 수도 있는데 지난해보다 올해 역할이 중요해져서 분산시키느니 영화에 집중하고, 여유가 생겼을 때 할 계획이다. 무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같이 가는 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당장 앞에 놓여있는 거에 더 충실하려고 한다.“

무용수, 뮤지컬배우, 연극배우로 무대를 누비며 연기력을 벼려온 배성우는 다채로웠던 무대의 경험을 스크린에 최적화한 형태로 코드 변환하고 있다. 다작을 하면서도 개성과 설득력을 잃지 않는 원동력이다.

“연극할 때 무대에서 생동감을 보여주지 않으면 보는 눈이 날로 디테일해지는 관객이 재미를 덜 느끼게 되더라. 관객의 정서를 건드리려면 살아있는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무대건 카메라 앞 프레임이건 공기를 바꿔놔야 관객이 정서적으로 웃음, 슬픔을 공감하게 된다. 관객이나 관계자들로부터 ‘딱 붙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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