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17:48 (금)
[준PO 4차전 넥센-두산] '아듀 목동' 히어로즈, 마지막이 너무 참담했다
상태바
[준PO 4차전 넥센-두산] '아듀 목동' 히어로즈, 마지막이 너무 참담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0.15 0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척 이전 팀컬러 변화 줘야, 토종 선발-불펜 의존증 등 해결 과제 산더미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아프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넥센 히어로즈의 마지막 목동 시나리오는 잔혹하고도 참담했다.

넥센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두산 베어스에 9-11로 패했다. 마지막 3이닝에서 9점을 헌납했다. 9회에는 무려 6실점했다. 두산의 7점차 극복은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점수차 역전승 기록이다.

염경엽 감독의 기자회견 코멘트 속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온다. 그는 “구단과 팬들께서 이런 성적을 바란 것이 아니라 더욱 죄송스럽다. 포스트시즌에서 보답하고 싶었다”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아쉽다”고 말했다. 덧붙여 “성적의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모기업이 없는 구단을 맡아 3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르며 명장 반열에 올라선 그다. 하지만 염 감독은 시리즈 시작 전 미디어데이를 통해 “지난 2년은 성장하는 과정이었는데 그만큼에 만족해 실패했다”며 “올해는 즐기면 안 되는 단계다. 책임감을 갖고 절실하게 경기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결과는 실패다.

토종 선발이 없어 고생했던 시나리오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쓴맛을 본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올해도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시즌 중반 한화에서 트레이드된 양훈은 너무 늦게 자리를 잡았고 문성현, 오재영, 금민철 등은 올해도 터지지 못했다.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에 의존한 불펜도 한계를 노출했다. 셋의 피로도가 가중되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간판타자 박병호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이 확실시된다. 유한준, 손승락 등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하는 주축 선수들이 잔류한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좌우 98m, 중앙 118m, 펜스 높이 2.28m의 목동에서 좌우 99m, 중앙 122m, 펜스 높이 4m의 고척 스카이돔으로 옮기면 넥센 특유의 화끈한 공격 야구 컬러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 [목동=스포츠Q 이상민 기자] FA 자격을 취득한 박병호는 MLB로 진출할 것이 확실시된다.

염경엽 감독은 “내년 시즌 구상할 게 많다. 가장 취약한 점은 투수조이기 때문에 투수 파트에 비중을 많이 둬야한다”며 “해외 진출을 노리는 박병호나 FA 선수들의 상황을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라는 간판으로 창단했을 때부터 2015년 10월 중순까지 히어로즈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재벌 기업이 아니어도 효율적인 구단 운영으로 자립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홈구장의 특성을 십분 살려 ‘홈런군단’이라는 이미지도 구축했다. 그러나 마지막이 너무도 쓰라렸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숱한 난관을 암시하는 것처럼.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