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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의 아이유, 젖병 문 아이유가 말하고자 하는 건? "나 이제 다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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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의 아이유, 젖병 문 아이유가 말하고자 하는 건? "나 이제 다 알아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5.10.2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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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윤정 기자] '스물셋' 아이유의 ‘스물셋’ 변신이 놀랍다. 

23일 가수 아이유는 네 번째 미니앨범 ‘챗셔(CHAT-SHIRE)’의 전곡을 공개한 직후 국내 주요 온라인 음원차트 8곳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싱어송라이터 ‘국민 여동생’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 '스물셋' 뮤직비디오 속 아이유가 젖병을 물고 있는 장면은 그동안 아이유가 쌓아온 아기 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면서도 섹시한 여인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조심스럽게 시도하는 듯 한 의도가 엿보였다. [사진 = 아이유 '스물셋'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타이틀곡 ‘스물셋’은 아이유가 첫 프로듀싱을 진행하며 ‘스물셋’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사에 담은 것이 인상적인 노래다. ‘스물셋’의 가사를 살펴보면 ‘스물셋’이 된 아이유의 성숙한 고민을 그대로 공감할 수 있을 정도다. 16살의 나이에 데뷔한 아이유가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아주 간단하거든’, ‘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제 익숙하거든’라는 가사를 내뱉을 때마다 가수로서 느끼는 ‘스물셋’ 아이유의 고민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또 ‘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 치고 싶어요’, ‘맞혀봐’ ‘아니면’ ‘아니’ ‘나도 몰라’ 등의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의미하는 단어와 문구들로 아이유만이 아닌 ‘스물셋’의 소녀들이 할 수 있는 고민들을 그대로 가사에 녹여냈다.

특히 아이유의 ‘스물셋’이 인상적인 이유는 그동안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외치던 착하고 순수했던 이미지의 아이유가 무엇인가 알고 있는 ‘나 이제 다 알아요’라고 외치는 숙녀로서의 변신을 꾀했기 때문이다.

‘스물셋’에서의 ‘한 떨기 스물셋 좀 아가씨 태가 나네. 다 큰 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라는 가사는 그동안 대중들에게 익숙한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아니, 아니 물기 있는 여자가 될래요’라는 가사는 성숙한 여인으로서의 변신을 꾀하는 아이유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듯 보였다.

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캐릭터 요소들을 영상 곳곳에 숨겨놓은 뮤직비디오에서 아이유는 사과 두 개를 상의 안에 집어넣으며 글래머러스한 여성의 가슴을 표현하는가 하면, 담배를 피는 그림자를 연출하고 손가락을 빠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 '스물셋' 아이유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은근함'을 무기로 사용했다. 담배를 피는 줄만 알았던 아이유가 입에 문 것은 사실 파티용품이었고, 직접적인 가슴골 노출보다는 사과를 이용해 코믹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사진 = 아이유 '스물셋'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특히 뮤직비디오 속 아이유가 젖병을 물고 있는 장면은 아기 같으면서도 야릇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이중적인 느낌을 들게 하며 아이유의 이미지 변신에 대한 모든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듯 했다. 그동안 아이유가 쌓아온 ‘지켜주고 싶은’ 아기 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면서도 섹시한 여인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을 조심스럽게 시도하는 듯 한 의도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국민 여동생으로’서 그동안 생글거리던 모습만 보여주던 아이유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며 성숙한 매력을 드러낸 것은 소녀와 숙녀의 경계에 서있는 ‘스물셋’ 아이유에게는 대중가수로서 꼭 거쳐야할 관문이었을 것이다.

아이유는 소녀에서 숙녀, 청순함에서 섹시함으로 가는 이 ‘어려운’ 관문을 대중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서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시도하며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대중들은 크롭탑과 핫팬츠를 입고 춤을 추던 아이유의 모습은 종종 볼 수 있었지만, 담배를 입에 물고 가슴골을 드러내는 아이유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에 아이유는 갑작스러운 노출과 선정적인 이미지 대신 ‘은근함’을 무기로 썼다.

‘스물셋’ 뮤직비디오에서는 담배를 피는 줄만 알았던 아이유의 파격적인 장면 바로 다음에 입으로 소리를 내는 파티용품을 물고 있는 귀여운 아이유의 모습을 내보내며 대중들에게 ‘안도감’을 선사했다. 또 가슴골의 직접적인 노출보다는 사과를 이용하여 ‘아이가 어른 흉내를 내는 듯한’ 깜찍하면서도 코믹한 요소를 삽입해 대중들이 원하는 아이유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의 성숙한 변신을 시도했다.

앞서 아이유는 이번 ‘챗셔(CHAT-SHIRE)’ 앨범 발표 직전 가수 장기하와의 열애설로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는 분명 ‘국민 여동생’ 이미지에 타격을 받기에 충분한 일이었지만 그간 아이유가 쌓아온 ‘바른’ 이미지와 ‘실력파’ 이미지, 그리고 이번 앨범처럼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시도하며 구축해온 미성숙하지만 ‘섹시’한 이미지로 인해 오히려 대중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더불어 이번 앨범을 통해서 아이유는 좀 더 확실한 여인의 향기를 내뿜으며 마냥 ‘국민 여동생’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대중들이 다시 돌아온 아이유를 반기는 까닭이며, 가수로서 그리고 여자로서도 한 단계 더 성장한 아이유의 ‘스물넷’과 ‘스물다섯’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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