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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얀마] PK 실축 뒤 만회골! 장현수, 안정환 앞에서 '퉁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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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얀마] PK 실축 뒤 만회골! 장현수, 안정환 앞에서 '퉁쳤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1.13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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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한일 월드컵 16강전 이후 처음…"좋은 경험, 안정환 선배님처럼 위대한 선수 기록 이어 영광"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오른쪽 풀백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이색경험을 했다. 동료가 얻어준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지만 끝내 골을 만들어냈다. 페널티킥 실축 뒤 득점이라는 진기록이 대표팀에서 13년 만에 나왔다.

장현수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미얀마와 국제축구연맹(FIFA)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홈경기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나와 후반 37분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미드필드 왼쪽 프리킥 크로스를 헤딩골로 만들어냈다.

이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전반 18분과 30분에 나온 이재성(전북 현대)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골이 나온 이후 50분 넘게 득점포가 터지지 않아 애를 태웠지만 장현수의 헤딩골이 물꼬 역할을 하며 4분 뒤 남태희(레퀴야)의 골까지 더해 4-0 완승을 거뒀다.

▲ [수원=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장현수(왼쪽)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얀마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홈경기에서 후반 37분 헤딩골을 넣은 뒤 쑥스럽게 웃고 있다.

결과로는 분명 4골차 완승이었지만 내용에서는 어쩐지 찜찜한 경기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미얀마의 그물 수비에 걸려 슛을 장현수의 골이 나오기 전까지 후반에 5개의 슛을 때리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전반을 2-0이 아닌 3-0으로 끝마칠 수도 있었다. 바로 장현수의 페널티킥 실축이 나왔기 때문. 이날 대표팀은 전반 24분 퓨꼬꼬떼인의 황의조(성남FC)에 대한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대표팀의 전담 페널티킥 선수는 바로 장현수였다. 그러나 장현수의 발을 떠난 공은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공식 기록으로 장현수처럼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해당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은 안정환 MBC 해설위원 이후 처음이다.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안정환은 전반에 얻은 페널티킥 실축으로 마음의 부담을 갖고 뛰었지만 연장 후반 골든골로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의 해설이 바로 안정환 해설위원이었다. 안정환 위원이 보는 앞에서 13년 만에 똑같은 모습이 재현된 것이다. 과정도 비슷해보였다. 손흥민의 미드필드 왼쪽 크로스가 그대로 헤딩골이 연결된 것은 안정환의 당시 헤딩골과 무척 닮아있었다.

▲ [수원=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장현수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얀마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홈경기에서 전반 24분 페널티킥을 하고 있다.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안정환 위원은 큰 부담을 안고 뛰었지만 장현수는 팀이 앞서고 있었던데다 미얀마라는 약체와 경기여서 그나마 덜했다는 점이다.

장현수는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골을 넣고 나니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형이 만회골 넣었다고 등을 툭 쳐줬다"며 "라커룸에서 안정환 선배 이후 13년 만에 진기록을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위대한 선수의 뒤를 이었다는 점에서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웃어보였다.

그렇다면 안정환 위원의 중계 멘트는 어땠을까. "페널티킥 골을 실축한 뒤 필드골을 넣으면 '퉁치는 것'입니다. 남 일 같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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