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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에 K리그 '스리톱' 싹쓸이로 드높인 '스페셜 원' 전북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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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에 K리그 '스리톱' 싹쓸이로 드높인 '스페셜 원' 전북 천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01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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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대상, 이동국·최강희 감독·이재성 개인상 3관왕…클럽상도 3관왕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역시 K리그 클래식의 '스페셜 원'이었다. 올 시즌에도 강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달성한 전북이 무려 28년 만에 최우수선수(MVP)와 감독상, 영플레이어상(옛 신인상)을 모두 석권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전북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이동국과 최강희 감독, 이재성이 각각 MVP, 감독상,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개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상 3개를 독식했다.

MVP와 감독상, 영플레이어상을 모두 석권한 것은 1987년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당시 대우(현 부산 아아콘스)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정해원과 이차만 감독, 김주성이 MVP와 감독상, 영플레이어상(당시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MVP와 감독상이 한 팀에서 나온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영플레이어상까지 받은 적은 K리그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영플레이어상과 감독상, MVP를 받은 이재성(왼쪽부터), 최강희 감독, 이동국이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K리그 대상 시상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전북의 개인상 '트리플 크라운', 두꺼운 선수층 입증

영플레이어상을 우승팀에서 받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통 우승팀이 전력이라고 하면 쟁쟁한 선수들이 주전에 끼어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김주성이 1987년 신인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미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로 선수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신인상 대신 영플레이어상으로 바꾸면서 우승팀 전력을 갖춘 선수들도 자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신인상은 해당 시즌 데뷔한 선수들만 받을 수 있지만 영플레이어상은 만 23세 이하 및 3년차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나이 제한만 걸리지 않는다면 최대 세 차례까지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2013년 K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등 2관왕을 달성한 포항에서 영플레이어상을 배출하기도 했다. 당시 고무열이 영플레이어상을 받았고 황선홍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MVP만 김신욱(울산 현대)에게 뺏기지 않았더라면 석권을 할 수도 있었다.

28년 만에 전북이 MVP와 감독상, 영플레이어상을 모두 휩쓸었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층이 두껍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동국은 만 36세의 노장임에도 여전한 득점력을 과시하며 K리그 통산 최다골 신기록을 써나가고 있고 최강희 감독 역시 벌써 열 시즌째 전북을 이끌며 K리그 클래식의 최강으로 올려놨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전북 현대 이동국이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2년차 이재성도 전북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재성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이청용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정도로 성장했다.

◆ K리그 '스페셜 원'이 된 전북, 클럽상도 3관왕

지난해에 이어 MVP 2연패를 달성한 이동국은 수상 소감에서 "조마조마했는데 감독님의 바람대로 MVP를 타게 돼 기쁘다. 오랫동안 2연패를 한 구단이 없었는데 전북이 하게 돼 선수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기록만 놓고 보면 염기훈(수원 삼성)이나 김신욱(울산 현대)이 타는 것이 맞지만 우승은 전북이 했다. MVP상은 선수들과 함께 이룬 것이고 내가 대표로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동국은 "전북이 명문구단으로 갈 수 있게끔 단장님과 구단 관계자, 서포터들에게 감사하다. 집에서 아이들이 보고 있을텐데 올해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며 "축구를 하면서 MVP를 한번도 타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네 차례나 받았다는 것 자체가 감동스럽다. 전북에 소속되지 않았다면 이뤄내지 못했을 영예다. 대기록이 누구에 의해 깨질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고 밝혔다.

앞서 감독상을 받은 최강희 감독은 "감독상보다는 영플레이어상과 MVP 때문에 긴장했다. 그런데 영플레이어상과 감독상을 받고 보니 (이)동국이가 MVP가 받을 것 같다"며 "감독상을 네 차례나 받은 것이 처음이고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잔소리하고 요구를 해서 얻은 상이다. 기쁨보다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최 감독은 "K리그 2연패를 달성한 뒤 전북이 고비라는 말을 했다. 정상에 가는 것도 힘들고 지키는 것도 힘들다"며 "정상에 오른 뒤 한순간에 무너지는 팀을 많이 봐왔기에 이제부터 리빌딩을 위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정체되거나 우승에 도취돼 정신적으로 늘어지면 공들여서 쌓은 탑이 무너질 수 있다"고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재성 역시 "최강희 감독님과 이동국 선배님은 무난하게 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나만 받으면 된다고 봤는데 수상하게 돼 기쁘다"며 "지금이 아니면 받을 수 없는 상을 받아 영광이다. 신인이 전북에서 살아남기가 힘든데 조금이나마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 출전시켜주신 최강희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직 만족하기는 이르고 계속 배워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시즌을 통해 골 결정력 등이 많이 발전된 것은 그만큼 많이 뛰었기 때문"이라며 "다음 시즌에는 조금 더 공격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목표도 함께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전북은 베스트 11에서 권순태(GK), 김기희(DF), 이재성(MF), 이동국(FW) 등 4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했다. 이동국은 아디다스 팬타스틱 플레이어까지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MVP, 감독상, 영플레이어상 등 개인상 3개를 휩쓴 전북은 클럽상 역시 3개를 받았다. 이미 한국스포츠산업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전북은 팬 프렌들리상을 비롯해 가장 많은 관중을 유치한 구단에 주어지는 풀 스타디움상과 지난 시즌 대비 관중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구단이 받는 플러스 스타디움상까지 휩쓸었다. 이제 전북은 K리그 클래식에서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구단이 됐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전북 현대 이재성이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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