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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뭐든지 색칠 가능한 배우 김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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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뭐든지 색칠 가능한 배우 김새벽
  • 노민규 기자
  • 승인 2014.07.02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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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노민규 기자] 김새벽(28)이라는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여배우의 인터뷰 촬영를 위해 지난달 11일 서울 홍대 인근의 한 카페를 찾았다.

아침부터 오락가락하던 날씨가 오후부터는 추적추적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비가 오는 데다 일찍 찾은 무더위로 불쾌지수는 높아질 만큼 높아져 있었다. 이런 날이면 누구나 몸은 물론 마음까지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저런 종류의 렌즈와 바디가 들어 있는 카메라 가방도 여느 때보다 중력의 힘을 더 받는 듯했다.

"안녕하세요?" 이때 카페 입구에서 그가 '솔' 톤으로 인사했다. 단발 머리에 스트라이프 원피스 차림의 그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 여주인공과 같이 상큼하고 발랄했다. 비와 더위가 뒤섞여 빚어진 우울한 분위기를 한 순간에 싱그러운 공기로 바꿔 버렸다.

 

 

 어둡고 암울한 밤 공기를 희망의 빛으로 바꿔놓는 '새벽'처럼 '김새벽'은 그렇게 곁에만 있어도 분위기를 180도 전환시키는 여인이었다.

수줍은 미소로 시작한 촬영은 시간이 흐르며 '배우 김새벽'의 포텐셜을 파인더 속에 영롱하게 새겨나갔다.

 

 
 
 

웃을 때는 더없이 해맑은 소녀였지만 무표정할 때는 뭔가 말못할 사연을 가진 미지의 여인으로 앵글에 들어왔다. 또다른 표정에서는 매서운 눈매로 상대의 심장을 꿰뚫는 듯했다. 뷰파인더와 대면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팔색조의 매력을 맘껏 발산했다.

'배우는 백색의 종이와 같아 어느 배역이든 담아 내야 진정한 배우'라는 말이 있다. 미묘하지만 다채롭게 변화하는 김새벽의 표정은 마치 중국 무림의 신비한 변검을 보는 듯했다.

 

 
 

김새벽은 연극과 단편·독립 영화를 거치며 배우로 성장했다. 독립영화 ‘줄탁동시’에서 동생들을 거두는 조선족 소녀 순희로, 단편영화 ‘말로는 힘들어’에선 통통 튀는 여고생으로, 시추에이션 드라마 형식의 독립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에서는 편의점 알바생으로.

때로 천연덕스럽게, 때로는 현실이라 착각할 만큼 사실적으로.... 그래서 김새벽은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니라 ‘다시 쓰는 배우’로 가치의 눈금을 높여가고 있다.

 

 
 

‘끝이 될 수 있으니 잘하자’

김새벽은 조급해 하지 않고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간다. 그런데 그 걸음새가 범상치 않다.

“연기로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남드르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단순하면서도 미묘하고, 똑고른 듯하면서도 왜곡돼 보이고...

흑백이 선명하게 교차하는 스트라이프 원피스는 김새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nomk7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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