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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드라마 '장영실' 첫방 첫시퀀스, 휴대용 해시계 '현주일구(懸珠日晷)', 장영실의 '혁신성'과 '실용주의'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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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드라마 '장영실' 첫방 첫시퀀스, 휴대용 해시계 '현주일구(懸珠日晷)', 장영실의 '혁신성'과 '실용주의'에 주목하라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6.01.03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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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의 제1회가 준 강렬한 첫 메시지

[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촘촘한 계획의 시작은 시각을 정확히 아는데부터 시작된다. 우리 일상은 이제 스마트폰 하나면 별도의 시계가 필요없게 되었지만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손목시계는 삶을 사는데 더없이 유용한 수단이었다.‘

‘시간을 들고 다니다니!’ 하지만 지금부터 600여년 전이라면 얼마나 놀라운 일이었을까?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에도 휴대용 시계가 있었다면 깜짝 놀랄 일이다.

3일 오후 첫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연출 김영조, 극본 이명희 마창준)의 첫 시퀀스는 ‘휴대용 해시계’를 들고 감회에 젖는 백발의 장영실(송일국 분)과 함께 시작돼 남다른 관심을 모았다.

이날 ‘장영실’ 첫회는 늙고 쇠약한 장영실이 이름 모를 광야에서 태양을 바라보다 바닥에 쓰러진 뒤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그가 쓰러지기 전 해를 향해 들어보이는 물건이 있었다. 바로 휴대용 해시계 ‘현주일구(懸珠日晷)’였다.

▲ 장영실(송일국 분)은 광야에서 쓰러져 눈을 감기 전 휴대용 해시계 '현주일구'를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다. [사진= KBS 1TV '장영실' 방송화면 캡처]

현주일구는 ‘추를 매단 시계’라는 뜻이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현주일구는 세종 19년(1437년) 4월 장영실이 이천 등과 함께 만든 휴대용 해시계로, 중국 원대 천문학자 곽수경이 만든 천문의기의 영향과 전통을 이어받아 제작됐다. 시표(時標)와 시반(時盤)이 수직이 되도록 기둥에 추를 매달아 십자(十字)의 중심에 걸리게 하고, 남북을 정하기 위하여 자침(磁針)을 두었다. 시표는 세선(細線)이 3각형을 이루어 접을 수 있게 하였다. 쌍용의 기둥이 품격을 더했다.

현주일구가 탄생한 해에 장영실은 이천 등과 함께 또 하나의 휴대용 해시계를 만들었다. 천평일구(天平日晷)였다. 현주일구와는 추를 매단 현주장치(懸珠裝置)를 빼고 수평을 잡기 위한 원지(圓池)를 하나 두었다는 점이 다르다.

당시 휴대용 해시계는 현대의 스마트폰 만큼이나 혁신적인 물건이었을 터다. 장소를 이동하면서 시각을 간편하게 통제하게 됨으로써, 생활은 큰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 치밀한 일정을 짤 수 있고 사람과의 약속 시간을 정하고 또 준수할 수 있다. 그만큼 낭비요소가 줄어들고 일의 능률이 향상되었을 것이다. 약속이 지켜지며 신뢰관계도 두터워졌을 것이다.

드라마 ‘장영실’ 제1회 첫 시퀀스에 장영실(송일국 분)의 죽음과 휴대용 해시계 '현주일구'를 등장시킨 제작진의 의도는 무엇일까? 현주일구를 보며 600여 년전 휴대용 해시계의 시대를 여는데 앞장섰던 장영실의 혁신성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 드라마 '장영실'은 2일 첫회 초반에 노쇠한 장영실이 이름 모를 광야에서 의미 심장한 발언을 남기며 눈을 감는 모습을 내보냈다. [사진= KBS 1TV '장영실' 방송화면 캡처]

“이 세상이 어떤 법칙에 의해 돌아간다고 믿고 그걸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갖은 고생과 고민 끝에 알아낸 천문이치가 불안전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크게 실망한 적도 많았다. 허나 그 때마다 난 느꼈다. 무한하게 변하는 우주를. 끝이 없는 우주 속에서 난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릴 것이다.” 대하사극 ‘장영실’ 첫회에서 장영실이 현주일구를 붙잡고 눈을 감기 전 내뱉은 의미심장한 대사의 일부분이다.

시대를 앞서는 ‘혁신성’과 ‘실용주의’! 선구자는 누구보다 외로운 길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그 '혁신성'과 '도전정신'은 영원히 빛난다. 위대한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를 통해 우리가 얻고 가꿔야 할 정신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 ‘장영실’은 유교만이 세계의 질서로 여겨지던 시대에 천출로 태어나 평생을 노비로 살 뻔했으나, 궁에 들어가 15세기 조선의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를 만들어 내는 천재 과학자 장영실(송일국 분)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4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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