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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둥이 김선형 '올스타 맞춤 퍼포먼스', 3년 연속 MVP만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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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둥이 김선형 '올스타 맞춤 퍼포먼스', 3년 연속 MVP만큼 빛났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1.10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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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서 14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이번 MVP가 유독 뜻깊었다"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음에도 저를 올스타로 뽑아주셨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었다.”

프로농구 최초 3년 연속 올스타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김선형(28·서울 SK)의 수상 소감은 화려했던 퍼포먼스와는 달랐다. 팬들이 기회를 줬고 그 무대에서 열심히 뛴 것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최선을 다해 플레이한 결과는 달콤했다. 프로농구 최초 3연속 MVP의 영광을 안은 것. 김선형은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서 시니어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 팀의 107-102 승리에 일조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선형(가운데)이 10일 올스타전이 끝난 뒤 발표된 MVP 투표 결과에서 1위를 차지, 3년 연속 올스타 '최고의 별'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김선형은 14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013~2014시즌 이후 3년 연속 ‘별 중의 별’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기자단 투표 64표 중 41표 획득). 올스타전 MVP를 혼자 3년 연속 수상한 것과 이 상을 세 번 받은 것 모두 김선형이 처음이다. 2년 연속은 김선형 외에 2000년 워렌 로즈그린(당시 신세기)이 있었다.

◆ 잃었던 팬심 찾아 더 뜻깊었던 올스타전

이번 올스타전은 김선형에게 사뭇 남달랐다. 불법 스포츠 도박 파문으로 잃었던 팬심을 회복한 뒤 참가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중앙대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대가로 한국프로농구연맹(KBL)로부터 2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김선형은 자신의 잘못을 뼈저리게 느끼며 코트로 돌아왔다. 징계를 마치고 온 김선형에게 팬들은 올스타 출전의 선물을 줬다.

시니어 올스타의 막내로 참가한 김선형은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전매특허인 비하인드 백 드리블과 여러 차례 펼쳐진 플로터에 장내를 가득 메운 농구팬들은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경기 후 김선형은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음에도 올스타에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팬들을 위해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받은 MVP가 지난해보다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가대표 후배 김종규(창원 LG)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다. 김선형은 덩크 콘테스트 결승 때 김종규가 앨리웁 덩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그의 활약 덕에 김종규는 총점 99점을 획득, 생애 첫 덩크왕이 됐다. 김선형은 “대표팀에서 훈련한 뒤에 몇 번 맞춰봤는데, 그 뒤로 ‘올스타전에서 한 번 해보자’는 이야기가 오갔다”며 “내가 도와줘서 종규가 덩크왕이 됐으니 알아서 한 턱 쏘지 않겠나”라고 웃어보였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선형이 10일 올스타전에서 작전타임 도중 코믹댄스를 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스스로 팬들과 얼굴을 맞대는 시간도 마련했다. 이날 경기장으로 오는 버스에서 팬들을 안내하는 일을 한 김선형은 “따로 질문 시간이 마련된 건 아니었는데 팬들이 많은 질문을 해주셨다”며 “어떤 팬은 자기 아들에게 농구를 시키려 하는데 ‘키가 크는 비법을 알려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키가 크려면 아버지를 닮아야 한다. 유전이 80%다’라고 대답했다”고 말해 장내를 폭소케 했다.

팬들과 대화에 긴장감이 풀린 김선형은 경기 도중 작전타임 때 최신 가요인 ‘나팔바지’에 맞춰 흥겨운 춤을 추는 등 끼가 넘치는 면모를 보여줬다. 자신을 아껴준 팬들을 위해 이날 하루 몸과 마음을 바친 김선형이다.

◆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잔여경기 최선 다할 것"

한바탕 웃고 난 뒤 후반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김선형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현재 SK는 14승 24패를 기록, 부산 KT와 공동 7위를 달리고 있다. 6위 서울 삼성과 격차는 무려 7경기. 16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6강에 들어갈 확률이 높지 않지만 김선형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직 경우의 수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라며 “일단 팀의 분위기를 살리는 게 우선이다. 포인트가드로서 팀을 하나로 뭉치는 게 내 임무다”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징계 때문에 팀에 많은 보탬이 되지 못했기에 책임감이 더 큰 김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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