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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② "럭비 3대 정신 인내·희생·협동, 어린이들에게 교육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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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② "럭비 3대 정신 인내·희생·협동, 어린이들에게 교육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11 17: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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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드림키즈 럭비단 단장 "학업 집중·신체 발달에 큰 도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럭비의 3대 정신은 인내와 희생, 협동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 아닐까요."

드림키즈 럭비단을 이끌고 있는 이기찬(43) 단장은 럭비야말로 아이들은 물론 모두에게 필요한 스포츠라고 강조한다.

이기찬 단장은 중고등학교 때 럭비 선수로 활약했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접었다. 이후 그는 국민생활체육 강남구럭비연합회 회장으로 일하며 럭비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가 맡은 일은 강남구 영어 태그럭비단과 대한럭비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드림키즈 럭비단을 운영하는 것. 이 가운데 지금은 영어 태그럭비단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럭비는 과격하고 위험한 스포츠라고 하지만 많은 교육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지요. 럭비를 통해 어린이들은 리더십과 자신감, 협동심, 인내를 배울 수 있어요."

▲ 드림키즈 럭비단의 어린이와 이기찬 단장(윗줄 왼쪽), 강사들이 한강 잠원지구 트랙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특히 태그럭비는 신체 접촉이 없어 안전하고 유익한 스포츠다. 허리에 찍찍이가 붙어 있는 띠를 두르고 그 찍찍이에는 태그를 붙인다. 찍찍에 있는 태그를 상대 선수에게 뺏기면 태클을 당한 것으로 간주돼 공을 뺏기게 된다.

일단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흥미를 갖고 럭비를 즐길 수 있는데다 100% 유산소 운동이어서 체력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단장은 럭비가 비인기 종목으로서 설움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입문이 늦다는 것이죠. 외국의 경우 초등학교 때 이미 럭비를 시작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중학교 1, 2학년생이 돼서야 럭비를 하게 됩니다. 일본만 해도 초등학교의 정규 체육으로 지정되어 있죠. 인내와 희생, 협동이라는 3대 럭비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적 가치가 있는 럭비를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가 또 안타까워 하는 것은 일제시대만 하더라도 일본을 제패했던 한국의 럭비 실력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 하나조노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매년 전일본고교대회가 있어요. 오사카시 인근 긴테츠하나조로 럭비구장에서 열리는 전일본고교럭비선수권대회예요. 그런데 그 대회에서 한국인들이 우승했다는 걸 아세요? 1930년부터 1932년까지 경성사범학교가 3연패를 했었다니까요."

▲ 드림키즈 럭비단 훈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한강 잠원지구 트랙구장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공을 들고 뛰어다니고 있다.

이기찬 단장과 취재를 마친 뒤 공식 기록을 찾아보니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전일본고교럭비선수권은 일본에서 고교야구선수권과 함께 인기가 있는 고교대회로 꼽힌다. 고교야구선수권이 경기 장소 이름을 따 고시엔대회라고 불리듯 고교럭비선수권은 하나조노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하나조노는 '럭비의 고시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바로 이 대회에서 경성사범학교는 1930년부터 1932년까지 우승을 차지했다. 이 뿐 아니라 1929년에는 4강, 1933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기록은 경성사범학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재고보도 1936년 우승을 차지했다. 고 손기정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로 한국인의 기상을 알렸을 때 배재고보는 일본 고교럭비를 평정했다. 이밖에 양정고보도 1937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 찬란했던 한국의 럭비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는 것이 이기찬 단장의 설명이다.

"일본은 프로리그까지 운영될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요. 전용구장은 없고 오류동 구장은 4개면에서 2개면으로 줄었어요. 재개발 논리 때문에 이마저도 없어질 위기예요. 지금 대체부지를 조건으로 내걸긴 했지만 그 대체부지도 어디에 위치할지 몰라요. 그리고 여의도 럭비구장은 지금 잠원동 트랙구장으로 옮겨졌는데 주위 공사 때문에 땅이 움푹 파이고 그라운드가 완전히 망가졌어요. 지금 한국 럭비의 현실이 이렇습니다."

그래도 그는 어린이들에게 럭비를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한다. 드림키즈 럭비단에서 럭비를 배운 아이들은 럭비가 어떤 룰을 갖고 있으며 어떻게 봐야 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향후 한국 럭비의 저변확대에 더없이 중요한 인재가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격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같아서는 매주 하고 싶지만 여건이 썩 좋지 못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지원해주던 기업 스폰서도 없어진 상황이라 어렵게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도 드림키즈 럭비단을 포기할 수는 없죠. 한국 럭비의 꿈이니까요."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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