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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올림픽 8연속 진출 쾌거, '맞춤형 유소년 정책' 있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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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올림픽 8연속 진출 쾌거, '맞춤형 유소년 정책' 있으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1.2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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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 다른 유소년 육성 시스템 적용, 국제대회 호성적으로 이어져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역사를 쓴 올림픽대표팀의 이번 쾌거에 대해 대한축구협회(KFA)는 "유소년 육성 정책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0년.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경험했던 한국 축구의 실패를 교훈삼아 당장 대표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먼 미래를 내다보며 유소년을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협회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12세부터 15세까지 남녀 우수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하는 ‘유소년 상비군 제도’를 채택했다.

▲ 한국 축구의 올림픽 8연속 본선 진출 신화는 체계적인 유소년 정책에서 비롯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유럽, 남미처럼 유소년 저변이 아직 넓지 않은 한국의 상황에서는 우수한 엘리트부터 집중 육성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또 이들을 지도할 유소년 전임 지도자들을 선발해 운영했다. 현재는 암 투병중인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이때 첫 유소년 전임 지도자로 선임됐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저변을 넓히고 선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09년 ‘공부하는 축구 선수’를 슬로건으로 초중고 주말리그가 출범한 것이 그 결과다. 녹다운 토너먼트 위주로 대회를 치르던 기존 유소년 대회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바뀐 것. 주말 리그를 통해 기술축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두드러졌다.

또 지역마다 클럽들이 대거 생겨나는 계기가 됐다. 초중고리그 출범전인 2008년 전무했던 등록 클럽수는 지난 시즌 309개를 넘었고,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0개월 가까이 진행되는 리그를 통해 장기적인 프로그램과 목표를 갖고 훈련하는 문화가 정착됐음은 물론이다.

이번 올림픽대표팀의 주축 선수들 역시 중고교 시절 출범한 주말 리그를 경험하며 성장했다. 프로 선수가 되기 전부터 기술과 전술, 체력 관리 등에서 프로와 비슷한 노하우를 습득한 것. 팀의 막내 황희찬(20·잘츠부르크)의 경우, 초등리그의 전신인 2008 동원컵 유소년리그 득점왕을 시작으로 2011년 중등리그 최우수선수(MVP), 2013년 고등리그 MVP에 오르며 차근차근 입지를 넓힌 케이스다.

초중고 리그보다 1년 앞선 2008년 출범한 대학축구 U리그도 해가 갈수록 참가팀 숫자가 늘어나는 등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림픽팀 주전 골키퍼인 김동준과 카타르전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황기욱(이상 연세대) 등은 U리그에서 맹활약으로 올림픽팀에 선발됐다.

▲ 황희찬은 협회가 주최하는 초등리그와 중등리그, 고등리그를 거쳐 차근차근 성장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협회는 이에 머물지 않고 2014년부터 기존 유소년 상비군 제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정부의 스포츠토토 수익금 후원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축구 기술 습득이 가장 빠른 11세부터 16세를 집중 대상으로 연령별로 세분화된 육성 방식이다. 21개 지역센터, 5개 광역센터, 영재센터의 3단계로 운영된다. 과거 유소년 상비군이 200여명의 소수 인원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골든에이지’는 지역센터에서 선수 1700명을 대상으로 하기에 잠재력을 가진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축구협회는 "올해부터 전방위적인 선수 지원 프로그램인 '스마트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며 "이를 통해 훈련과 부상예방, 은퇴 후 진로 등 다각적인 방면에서 유소년 선수 육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지난해 아시안컵 준우승, 동아시안컵 우승,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16강 진출에 이어 이번 올림픽팀의 8회 연속 본선진출 선전까지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유소년 투자의 열매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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