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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영화배우가 드라마 출연을 꺼리는 세 가지 이유?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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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영화배우가 드라마 출연을 꺼리는 세 가지 이유?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7.1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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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원빈, 하정우, 정우성, 송광호, 설경구, 최민식 등등. 국내 영화계의 톱스타로 꼽히는 이들이다. 한데 TV 시청자들은 안방극장에서 이들을 그동안 몇 번이나 보았을까?

최근 '스크린 스타'라고 불리는 영화배우들을 드라마에서 보는 일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만큼 쉽지 않다. 특히 이미 '떠' 있거나 '뜬' 영화계의 톱스타들은 더욱 그렇다. 이 현상이 고착화돼 있다는 인상을 심어 줄 정도로 이들의 영화와 드라마 간 편애 정도는 뚜렷하다.

▲ 최민식은 90년대 초반 드라마마 '서울의 달'을 통해 데뷔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계의 거목이 되면서 드라마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다. 원빈, 이병헌, 최민식 등 드라마를 통해서 이름을 알린 배우들은 스크린으로 넘어간 뒤 드라마계와 거의 단절 혹은 수년에 한 번꼴로 드라마에 출연할까 말까 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수년에 한번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경우 직전 영화가 실패하거나 또는 영화 수준의 대작 드라마로 제작진들의 삼고초려가 따라야만 출연을 하는 경우이기도 하다.

데뷔부터 아예 영화로 시작해 인기를 얻은 송광호, 설경구, 하정우 등 자신의 뿌리를 충무로에 둔 배우들의 경우는 더욱 심한 편이다. 이들은 드라마에서 얼굴조차 볼 수 없다. 특히 흥행 대박을 친 배우의 경우 이 현상은 더욱 심하다.

이쯤 되면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향한 편식'의 정도가 심하게 나타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영화에만 출연하는 배우와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넘나드는 배우 양측 관계자들을 취재해 봤더니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됐다.

▲ 송광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화배우의 거물로 성장한 그는 드라마와는 전혀 인연이 없는 상태다. [사진=영화 '변호인' 스틸컷]

◆영화배우 드라마에서 보이지 않는 첫 번째 이유 '제작환경'

영화에만 출연을 고집하는 배우들과 관계자들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제작환경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다. 2개월간 취재했던 배우들과 관계자들 대부분이 첫 손에 꼽은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제작환경의 차이를 거론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현실 속 두 분야의 제작 시스템적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

실제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환경은 규모부터 시작해 배우들의 연기 여건까지 엄청난 질적 차이를 가지고 있다. 우선 영화의 경우 한편의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평균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된다.  호흡이 짧다는 영화 특성상 막강한 자금 지원까지 있다 보니 제작환경은 당연히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이들은 시나리오부터 촬영스케줄 등 철저한 '약속'아래에서 모든 일을 진행한다. 배우들은 본인이 생각했던 연기 내용이 바뀌거나 반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돌발적인 연기를 거의 주문받지 않는다. 당연히 스케줄에 맞춰 제대로 된 연기를 준비하고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은 배우들에게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영화계 스타 중 한 명인 A 배우는 "영화는 이미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모든 일이 계획대로 처리된다"고 밝힌 뒤 "약속된 스케줄 여부에 따라 연기의 질적 차이가 나는데 이에 민감한 배우들이 영화를 싫어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 하정우는 단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제대로된 연기는 영화로 시작한 '영화계의 적자'다. 하정우는 지난 2003년 출연한 '무인시대'를 제외하면 안방극장에서는 그의 얼굴을 볼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비해 드라마의 경우 이 같은 영화의 현실과는 사뭇 다르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드라마는 단막극을 제외하면 단편에 끝나는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하드라마일 경우를 제외해도 최소 16~20부작 이상의 호흡이 긴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다시 말해 매회 시청률로 평가받아야 하는 드라마의 타고난 숙명을 말해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라마들은 초기 시나리오대로 극이 진행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시청률 변동에 따라 혹은 드라마 팬들의 여론에 따라 극의 내용이 바뀌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심지어 극의 시나리오를 초반부만 완성하고 중반부 이후부터는 상황에 따라 즉시 제작하는 '쪽대본'이 등장하기도 한다. 배우들에게는 임기응변에 강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준비된 연기보다는 즉흥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고통을 주기도 한다.

영화배우가 드라마 출연을 꺼리는 세 가지 이유?(2)로 이어집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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