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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 '여자골프 월드컵' 크라운, 한류로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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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 '여자골프 월드컵' 크라운, 한류로 품는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2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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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 크라운'서 일본·스웨덴·호주와 B조…각조 1·2위팀 및 와일드카드팀 결선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여자골프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다'

올해 신설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강국과 맞대결을 벌인다.

박인비(26·KB금융그룹)와 최나연(27·SK텔레콤), 유소연(24), 김인경(26·이상 하나금융그룹)은 25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메릴랜드주 오윙스 밀스의 케이브 밸리 골프장(파72, 6628야드)에서 열리는 LPGA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한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2년마다 열리는 국가대항전으로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대만, 호주, 태국, 스페인, 스웨덴 등 8개국에서 32명의 선수들이 나선다.

쉽게 말하면 '여자골프의 월드컵'이다. 세계에서 가장 여자골프가 강한 8개팀이 조별리그를 거쳐 결선을 치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팀 대항전을 미리 경험하는 측면도 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CME그룹 타이틀 홀더스까지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국가별 상위 4명의 세계랭킹을 합산해 출전 8개국을 확정했다.

8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랭킹 점수를 받은 팀은 미국. 당시 랭킹을 기준으로 스테이시 루이스(3위), 폴라 크리머(8위), 렉시 톰슨(9위), 크리스티 커(12위) 등이 출전해 랭킹 점수 32점을 받았다.

이어 박인비(1위), 유소연(6위), 최나연(11위), 김인경(15위)이 출전한 한국이 33점으로 2위에 올랐다. 미국과 한국은 각각 1번과 2번 시드를 받아 A조와 B조로 나뉘었다.

미국과 한국 외에도 나머지 6개팀 역시 랭킹 점수로 3번부터 8번 시드까지 부여됐고 B조에는 2번 시드 한국과 3번 시드 일본, 6번과 7번 시드를 받은 스웨덴과 호주가 들어왔다.

A조에는 1번 시드 미국과 4번 시드 스페인, 5번 시드 태국, 8번 시드 대만이 편성됐다.

◆ 개인별 전략과 선수 호흡이 중요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라이더컵이나 솔하임컵 등 다른 대륙별 대항전이나 국가대항전과 달리 단장과 코치가 없기 때문에 출전 선수가 모든 것을 맡아서 해야 한다.

게다가 2명씩 2개 팀을 구성해 사흘동안 포볼 매치플레이로 진행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호흡이 중요하다. 포볼 매치플레이는 각자 자신의 공으로 경기를 한 뒤 두 선수 가운데 더 좋은 스코어를 그 홀의 성적으로 반영하는 경기 방식이다.

각 홀마다 승리하는 팀은 2점을 받고 지면 점수를 받지 못한다. 비기면 1점을 부여한다. 이렇게 18홀에서 쌓인 점수를 바탕으로 최종 승패를 가린다.

한국은 25일 호주전, 26일 스웨덴전에 이어 27일 일본전을 치른다. 이렇게 사흘 동안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팀과 와일드카드를 차지한 1개팀 등 모두 5개팀이 28일 싱글 매치플레이를 펼쳐 우승을 가린다.

◆ 첫 경기 호주전이 조별리그 관건

호주가 B조에서는 가장 낮은 시드(7번)를 받긴 했지만 가장 만만치 않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카리 웹(40)이 버티고 있는데다 호주 교포 이민지(18)가 복병이다. 이민지는 LPGA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컷오프 탈락하긴 했지만 지난 2월 26일부터 22주 동안 세계 아마추어 여자 1위에 올라있다.

또 캐서린 헐-커크(32)와 린제이 라이트(35)는 세계 순위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지만 최근에 열렸던 LPGA 마라톤 클래식에서 각각 공동 4위와 공동 7위에 올랐을 정도로 상승세다.

스웨덴에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7)가 버티고 있다. 2009년 맥도날드 LPGA 선수권에서 린제이 라이트를 꺾고 메이저대회 승리를 차지했던 노르드크비스트는 지난 2월 태국에서 열렸던 혼다 대회에서 박인비를 2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경험도 갖고 있다. LPGA 메이저 대회 1승 포함 통산 4승을 거뒀다.

캐롤라인 헤드월(25)은 LPGA 우승 경험은 없지만 2011년 유럽여자골프투어 신인왕와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휩쓴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 페르닐라 린드베리(28)와 미카엘라 파르믈리드(34)도 스웨덴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일전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한일전은 늘 그렇듯 실력과 경기력 외에도 당일 컨디션과 정신력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개인전을 치르는 골프에서는 한일전의 특성이 잘 보이지 않지만 국가대항전으로 치러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 일본의 에이스는 미야자토 미카(25)다. LPGA 유일한 승리인 2012년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박인비를 2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한 경험도 갖고 있다.

한때 일본의 에이스였던 미야자토 아이(29)도 LPGA 9승을 거둔 강호다. 2012년 7월 월마트 NW 아칸소 선수권 이후 2년째 LPGA 우승을 거두고 있지 못하지만 최나연을 제치고 2010년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한 경험도 있다.

모리타 미카코(24)와 요코미네 사쿠라(29)도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었다.

이들과 맞대결을 펼치는 한국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인비와 유소연을 한 조에 묶어 경기에 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역시 첫날 호주전이 관건이다. 박인비-유소연 팀이 웹과 이민지가 묶인 팀과 맞대결을 벌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의외로 승패는 쉽게 날 수 있다. 결국 얼마나 최대한 많은 점수를 쌓고 이기느냐가 호주전 승리의 열쇠다.

◆ 박인비 "팀으로 뛴 경험 오래됐지만 다른 팀도 마찬가지"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LPGA에서 흔치 않은 국가대항전이다. 보통 골프는 개인전으로 치러지며 아마추어 경기나 프로에서도 일부 대회에서만 팀 경기가 벌어질 뿐이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대회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마추어 이후 팀으로 뛴 적이 없다. 솔하임컵 등 많은 대회에서 선수들이 팀의 일원으로 뛰는 것을 많이 봐왔지만 아직까지 한국은 이런 경험이 없다"며 "하지만 다른 팀 선수들도 경험이 없거나 적기는 마찬가지다. 부담은 있겠지만 이 부담을 잘 컨트롤하면서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인비는 "그동안 서로를 상대로 경기했다면 이번 주는 서로를 도와가면서 경기를 해야 할 것"이라며 "아마 상당히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오히려 경기를 즐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호주전에서 유소연과 호흡을 맞춰 헐-커크와 라이트를 상대하는 박인비는 "호주는 분명 꺾기 힘든 팀이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더 힘들겠지만 한일 국가대항전에서 이미 유소연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큰 걱정이 없다"며 "웹-이민지 조와 맞붙는 경기에서 최소 점수 차이로 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파4 홀에서 좋은지, 파5 홀과 파3 홀에서 강한지를 잘 따져가면서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최근 세월호 참사에 슬픔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결과를 얻어내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박인비는 "지금 한국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세월호 참사(ferry disaster) 등 너무나 슬픈 일이 많았다"며 "한국 국민들이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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