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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던 유망주 김원식, 앞으로 써나갈 서울 성공 스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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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던 유망주 김원식, 앞으로 써나갈 서울 성공 스토리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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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으로 남태희-지동원과 함께 레딩서 활약…경찰청-인천 임대 돌아 서울 안착 프로 첫 골

[상암=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불과 9년 전만 하더라도 김원식(25·FC 서울)은 유망주였다. 기대를 모으며 대한축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해외 축구유학까지 다녀왔다. 그러나 함께 '동문수학'했던 다른 선수들은 펄펄 나는 사이 김원식은 잊혀진 존재가 됐다. 하지만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김원식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에서 0-1로 뒤지던 전반 31분 신진호의 코너킥 상황에서 데얀의 발을 맞고 흐른 것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마무리지으며 동점골을 넣었다.

김원식의 동점골이 밑바탕이 돼 서울은 후반 4분부터 24분까지 불과 20분 동안 해트트릭을 작성한 아드리아노의 활약으로 4-1 대승을 거뒀다.

▲ [상암=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FC 서울 김원식(가운데 아래)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2016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1분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김원식이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대한축구협회로부터 해외 축구유학 혜택까지 입었던 선수다. 설기현(현재 성균관대 감독)이 활약하던 레딩FC와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 조인을 맺은 대한축구협회는 3명의 유망주 선수를 레딩으로 보냈다. 당시 김원식과 함께 레딩에서 축구를 배웠던 선수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레퀴야)였다.

그러나 레딩에서 수학한 이후 조금씩 길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지동원은 전남으로 돌아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뒤 유럽 진출의 기회를 얻었고 남태희와 김원식은 발렝시엔으로 향했다. 남태희는 발렝시엔에서 주전의 기회를 얻었지만 김원식은 유스팀에서 뛰다가 프랑스의 한 아마추어팀으로 이적했고 결국 2012년 우선 지명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하지만 서울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한 시즌만에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산 경찰청으로 들어갔다. 제대한 이후에도 자리가 없어 지난해는 인천에서 임대로 뛰었다. 수비수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김원식은 지난 시즌 인천에서 K리그 클래식 31경기를 소화하며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했고 결국 최용수 감독 역시 올 시즌부터 중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김원식은 히로시마와 경기에서 자신을 믿고 기용하는 최 감독에게 전반 31분 동점골로 보답했다.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뛴 홈경기에서 김원식은 김동우, 오스마르 등과 함께 스리백으로 뛰면서 히로시마의 공격을 차단했다.

▲ 지동원, 남태희 등과 함께 레딩FC에서 해외 축구유학을 했던 김원식(오른쪽)은 2012년 FC 서울 우선 지명을 받은 뒤에도 안산 경찰청과 인천 등에서 뛰며 지난 네 시즌 동안 서울에서 뛰지 못헀다. 그러나 이제 김원식은 서울의 새로운 컨트롤 타워가 됐다. 사진은 인천에서 임대로 뛰었던 지난해 성남FC 황의조와 볼 다툼을 하고 있는 김원식. [사진=스포츠Q(큐) DB]

또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자신의 '인생골'을 만들어냈다. 안산과 인천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던 김원식은 자신의 프로 첫 골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들어냈다.

김원식은 "아직 모든 것이 얼떨떨하다. 동점골을 넣고 수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으로 만족한다"며 "오랜 세월을 돌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단단해지는 시간이었다. 이젠 서울의 K리그 클래식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한동안 잊혀졌던 유망주였지만 서울의 우선지명을 받은 뒤 4년의 기다림이 있고서야 비로소 김원식은 웃을 수 있었다. 최용수 감독이 지난 시즌 계약이 끝난 김진규와 재계약하지 않은 것도 김원식이라는 새로운 자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김원식은 서울의 새로운 수비 컨트롤 타워로 자리를 굳건히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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