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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에이스 이재영에 웃은 흥국생명, 5년만에 '봄배구'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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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에이스 이재영에 웃은 흥국생명, 5년만에 '봄배구' 초대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3.05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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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득점 맹활약, 플레이오프서 부담 이겨내는 것이 관건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년차에 불과하지만 어엿한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인천 흥국생명 주포 이재영의 이야기다. 그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도 고군분투하며 흥국생명의 ‘봄 배구’를 가능케 만들었다.

이재영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수원 현대건설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4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3-2(25-19 15-25 19-25 25-17 16-14)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시즌 18승 12패(승점 48)를 기록, 최종 순위 3위로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현대건설은 17승 13패(승점 52)를 기록,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 인천 흥국생명 에이스 이재영이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KOVO 제공]

흥국생명은 2010~2011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세 시즌 동안 5위, 5위, 6위에 그치며 암흑기를 보냈다. 이에 2014 시즌을 앞두고 박미희 감독을 선임, 분위기 반전을 꾀한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 시즌 5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뤘다.

흥국생명의 PO행은 이재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재영은 이날 혼자서 24점을 폭발했다. 팀 공격의 38.58%를 책임졌다. 공격 성공률은 28.95%로 높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도 흥국생명은 이재영이 활약한 1세트와 4세트를 따냈지만 총 7득점에 그친 2, 3세트에는 현대건설에 세트를 내줬다. 이재영이 살아나자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기회가 고루 돌아가며 알렉시스(16득점), 신연경(12득점), 김수지(11득점) 등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프로 2년차이지만 이재영의 팀 내 존재감은 베테랑 그 이상이다. 지난달 이재영과 함께 팀 공격을 이끈 테일러 심슨이 발바닥 부상으로 한국 무대를 떠났다. 하지만 그의 대체자로 영입된 알렉시스 올가드가 기대 이하의 기량을 보였다. 팀 공격을 이끌어줘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았음에도 5경기에서 54득점에 그쳤다.

▲ 인천 흥국생명 이재영은 프로 2년차 선수임에도 어느덧 팀의 기둥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흥국생명의 공격은 이재영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상대도 이 작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재영은 점점 부담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공격의 활로를 열어줘야 하는 것은 이재영이었다. 이날도 결국 이재영의 활약에 따라 흥국생명이 울고 웃었다.

이재영은 경기 시작과 함께 블로킹과 오픈 공격, 퀵오픈으로 득점에 성공하고 서브로 상대 범실까지 유도,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왔다. 흥국생명은 강한 서브로 현대건설을 흔들며 범실 7개를 이끌어 냈다. 이재영 혼자 7득점하며 1세트를 따냈다.

현대건설의 반격도 매서웠다. 현대건설은 2세트 황연주의 10득점, 3세트 양효진의 7득점 맹활약으로 세트스코어 2-1 역전에 성공했다.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흥국생명에 중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한 세트만 더 따내면 됐다. 흥국생명의 플레이오프에 대한 절박함은 경기 분위기를 바꿔놨다. 두 팀은 4세트에서 9-9까지 시소경기를 이어갔지만 이재영이 나서자 승부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재영은 블로킹, 서브에이스, 백어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4세트에만 9점을 폭발하며 25-17, 팀에 세트 승리를 안겼다. 흥국생명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 인천 흥국생명이 2010~2011 시즌 이후 5년만에 봄 배구를 경험하게 됐다. 이재영(가운데)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KOVO 제공]

신이 난 흥국생명 선수들은 5세트 듀스까지 가는 접전 속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 맞상대 현대건설을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오는 11일부터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 시즌 전적 4승 2패로 앞서며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하지만 PO에서 현대건설은 이재영을 더 견제할 것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GS칼텍스와 경기를 마친 후 “(이)재영이가 부담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PO에서 더 커질 부담을 견뎌내야 한다. 그것이 에이스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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