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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 모비스 뚫으려는 '창' 오리온의 도전, 유재학-추일승 감독의 유쾌한 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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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 모비스 뚫으려는 '창' 오리온의 도전, 유재학-추일승 감독의 유쾌한 썰전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3.06 2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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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 농구 앞세운 모비스에 포워드 농구 무장한 오리온 도전장…2006~2007 시즌 챔프전 이후 9년만에 포스트시즌 격돌

[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그야말로 방패와 창, '모순(矛盾)' 대결이다. 울산 모비스의 강력한 방패와 고양 오리온의 날카로운 창이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면 격돌을 벌인다.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6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정규리그 2위팀인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3위팀 오리온 추일승 감독이 참석해 입담을 과시했다.

한때 기아자동차에서 함께 활약했던 사이인데다 같은 82학번 동기이긴 하지만 서로를 상대로 대결을 펼친 적이 많다. 추일승 감독이 부산 KT의 지휘봉을 잡았던 2006~2007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KT는 4차전까지 1승 3패로 몰리다가 5, 6차전을 내리 잡으며 3승 3패를 동률을 맞추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물론 당시 우승은 7차전 승리를 따낸 모비스에 돌아갔다.

▲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6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KBL 제공]

특히 이번 시즌 맞대결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포워드 농구로 무장해 올 시즌 최다득점(81.2득점) 2위를 기록한 오리온과 여느 때와 다름없는 짠물농구로 최소실점(71.7실점) 1위에 오른 모비스의 맞대결은 창과 방패의 격돌이다.

유재학 감독은 "오리온이 모비스와 경기 했을 때 평균 77점 정도가 나왔다. 하지만 그 데이터는 6라운드까지 모든 경기가 다 포함된 것으로 정예 멤버가 아닐 때도 포함된 성적"이라며 "그래도 70점대 초반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추일승 감독은 "플레이오프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고 잘하는 것을 살려야 한다"며 "모비스는 수비가 뛰어나고 조직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고득점은 어렵다. 평균 득점 정도만 올려준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 추 감독은 애런 헤인즈가 모비스와 경기에서 부진한 것에 대해 "헤인즈의 공격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정규리그 후반기와 6강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의존도를 줄였다"며 "국내 선수들의 조합과 조 잭슨으로 헤인즈의 비중을 줄이며 전술 변화를 가져갔다. 그렇기 때문에 전력변화는 없다"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82학번 동기로 50대의 노장답게 두 감독의 입담대결도 흥미를 끌었다. 유쾌한 신경전이었다.

▲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이 6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추 감독은 "유재학 감독이 정상에서 내려올 때가 됐다. 한국농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유재학은 식상하다"며 "시청자분들도 채널 돌리신다. 양동근 언제까지 최우수선수(MVP) 할 거냐. (이)승현이가 갈아치워서 이승현 시대를 열고 유재학 감독도 쉬셔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유재학 감독도 "출사표 말씀드릴 때 추일승 감독이 유재학 내려올 때 됐다고 말했는데 추 감독이 꼭 올라가야한다"며 "심리적으로 많은 압박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멤버 구성상 도전하는 입장이다. 나는 내려갈 때가 됐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어 "예전 선수 시절 추일승 감독 별명은 소, 내 별명은 쥐였다. 소하고 쥐하고 친할 수 있겠느냐"며 농담한 뒤 "사실 친하다. 겉으로 보기에 친해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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