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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④ "0.01초, 더 빨리" 평창의 뜨거운 질주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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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④ "0.01초, 더 빨리" 평창의 뜨거운 질주 따라잡기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4.08.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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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스포츠Q 최대성 기자] 모든 스포츠 종목이 마찬가지겠지만 누가 더 빠른지를 겨루는 종목에서는 스타트가 더없이 중요하다. 그 종목이 단거리일수록 또는 순간 스피드에 따라 0.01초 차이가 왔다갔다한다면 더욱 그렇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종목도 스타트가 더없이 중요하다. 스타트가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기록을 단축시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빠른 스타트를 통해 썰매에 추진력을 받게 돼 레이싱 스피드가 더욱 빨라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스타트에서 0.01초 차가 피니시 지점에서는 몇 초가 벌어지기도 한다.

한국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이 정규 경기장 하나 없는데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결선까지 당당하게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스타트 훈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동안 스타트 훈련은 일반 내리막 언덕이 있는 곳에서 이뤄지곤 했지만 2010년 4월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 스타트 트랙 경기장이 생기면서 스타트 전문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또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도 경기장이 생긴 이후 해마다 스타트 강습회를 열어 전문 선수는 물론이고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 관심이 많은 10대, 20대들에게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스타트 강습회는 더운 여름에 이뤄진다. 여름에 흘린 구슬땀이 겨울 시즌의 성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더워도 너무 더웠다.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날이었다. 강원도 평창은 고지대라 좀 시원하겠거니 기대했지만 가만 있어도 땀이 흐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유난히 파란 하늘이 숨을 더욱 턱 막히게 만든다.

 

 

봅슬레이의 김정수 코치가 강습회 참가생들에게 봅슬레이 스타트 방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번 강습회에는 전문 선수는 물론이고 중고등학교 선수와 동호인들이 참가했다. 강습회에는 김동현(27), 서영우(23), 오제한(23), 전정린(25) 등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4명의 대표 선수들도 수강생의 훈련을 함께 도왔다.

 

 

김정수 코치(왼쪽)가 한 수강생의 폼을 교정해주고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그리고 추진력을 받으며 달려나가기 위해서는 폼이 더없이 중요하다.

 

 

김정수 코치는 "썰매에 너무 바짝 붙지 마라"고 말한다. 썰매에 바짝 붙어 있으면 몸이 일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힘껏 썰매를 밀려면 팔을 직각에 가깝게 하면서 밀어야 한다. 이런 자세로 50m 가까이 전속력으로 썰매를 밀며 달려야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육상을 했다가 봅슬레이로 전향한 이선혜 씨도 봅슬레이 스타트 강습회에 참가했다. 육상 창던지기를 한 것이 봅슬레이 스타트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창을 힘껏 멀리 던지기 위해 스피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 메커닉은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물론 스피드는 단거리 육상 선수보다 떨어지지만 순발력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모형 봅슬레이를 있는 힘껏 밀어 타는 것이 바로 스타트 훈련이다.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무게가 150kg에 달한다. 아무리 레일 위 바퀴가 있다고는 하지만 150kg를 있는 힘껏 민다는 것은 보통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어느새 헬멧 안은 숨이 가빠오고 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는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스타트 훈련은 별도로 이뤄진다. 봅슬레이가 스타트 훈련을 할 때 스켈레톤은 스피드와 근력을 높이는 훈련을 실시한다. 스켈레톤이 스타트 훈련을 하면 봅슬레이가 스피드 및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오후 3시부터 스켈레톤 수강생들이 몸을 풀고 있다.

 

 

역시 스포츠의 기본은 몸을 푸는 것이다. 잔뜩 긴장되어 있는 몸을 풀어줘야만 부상 없이 힘든 훈련을 마칠 수 있다.

 

 

스켈레톤 스타트 강습회 수강생이 모형 스켈레톤으로 폼 교정 연습을 하고 있다. 봅슬레이는 큰 썰매를 미는 것과 달리 스켈레톤은 조그만 썰매를 밀었다가 재빨리 타는 동작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고 전력 질주로 스켈레톤을 민 뒤 타는 동작이 이 종목의 핵심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대표 선수로 활약했던 조인호(왼쪽) 코치가 수강생의 폼을 교정해주고 있다. 팔을 뒤로 하면서 왼손으로 힘껏 밀어 추진력을 얻는 것이 스타트의 기본이다.

 

 
 
 
 

스켈레톤 스타트를 연속 네 동작으로 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힘껏 추진력을 얻은 뒤 두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점프, 엎드려서 썰매에 몸을 안착시키는 것이다.

 

 

스켈레톤 강습회가 끝난 뒤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윤성빈(20)의 시범이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달려나가기 위해 수강생들은 '고(go)고고고고'를 힘차게 외치며 응원한다.

 

 

훈련이 모두 끝난 뒤 봅슬레이·스켈레톤 강습회에 참가한 수강생과 코치 등이 함께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비록 스타트 대회를 우천으로 9월로 연기됐지만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의 매력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갔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 마련된 봅슬레이 및 스켈레톤 종목 스타트 트랙 경기장 모습. 바로 이 경기장에서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의 질주를 위한 뜨거운 열정을 저마다 불태웠다.

dpdaesu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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