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스페셜]③ "봅슬레이·스켈레톤, 쿨한 매력에 빠져봐요"
상태바
[SQ스페셜]③ "봅슬레이·스켈레톤, 쿨한 매력에 빠져봐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8.05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인기 종목이지만 도전할만한 가치 있는 스포츠"

[평창=스포츠Q 박상현 기자]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이 경기장이 전무한 몇 안되는 스포츠 종목이 아닐까 싶다. 현재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 정규 경기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긴 하지만 2017년에야 완공 예정이다.

정규 경기장이 없는 척박한 현실에도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선수들은 외국에서 실전 훈련을 받곤 한다. 실전 훈련을 외국에서 '셋방살이'하는 셈이다. 외국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힘든 여건 속에서 훈련을 하고 있지만 봅슬레이와 스켈레톤만큼 매력적인 스포츠가 없다고 말한다. 보기에는 위험해 보이지만 그 짜릿한 매력이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 더 빠져들게끔 한다는 것이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받고 있지만 젊은이들이 충분히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도 말한다.

봅슬레이·스켈레톤 스타트 강습회와 스타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 모인 선수들의 저마다 얘기를 들어봤다.

◆ 봅슬레이 국가대표 서영우(22) -  "강습회 수강생 가운데 평창 올림픽 대표 나올 수도"

"저도 4년 전에 강습회를 통해 처음으로 발굴된 경우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육상을 했는데 봅슬레이로 전환했어요. 종목을 전환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어요. 기회가 좋았죠. 결국 강습회를 통해 기량 발전을 이루면서 대표 선수까지 됐습니다.

아마 처음에는 좀 어설프고 부족하겠지만 이 가운데 4년 뒤 평창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 선수도 배출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저도 4년 전에 강습회에 참여하고 소치 올림픽에 나갔으니까요. 또 강습회는 코치 선생님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제대로 가르쳐주기 때문에 체계화된 스타트 훈련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 강습회는 좋은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팀이 많이 생겨서 기초 체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강습회가 조금 더 전문적이 돼 실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봅슬레이 강습회에 참가한 이선혜 씨는 하루빨리 스타트 기록을 단축하고 경험을 쌓아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 봅슬레이 국가대표 이선혜(20·여) - "비인기 종목이지만 국가대표 자부심 갖고 싶다"

"2년 전에 한차례 강습회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전국체전 준비 때문에 주종목인 창던지기 훈련을 하는 바람에 중간에 봅슬레이를 그만 뒀죠. 지금은 육상을 완전히 그만 두고 봅슬레이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역시 봅슬레이 같은 썰매 종목은 스타트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스타트가 쉽게 향상되는 분야가 아니라서 무척 힘들죠. 0.1초를 줄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해요.

봅슬레이는 단거리 육상선수 출신이 유리한 것 같아요. 순간적인, 폭발적인 스피드가 스타트에 도움이 되니까요. 하지만 창던지기 역시 순간 스피드를 많이 필요로 하는 종목이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물론 스피드는 단거리 종목 선수보다 못하겠지만 순발력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요. 봅슬레이가 비인기 종목이긴 하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종목 같아요.

봅슬레이에 올인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올림픽도 출전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국가대표 선수의 자부심을 갖고 싶어요. 저는 파일럿이 되고 싶어요. 브레이크맨도 중요한 역할이긴 하지만 앞에서 경기를 하면 직접 스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파일럿으로 활약하고 싶습니다."

◆ 봅슬레이 수강생 박주철(17) - "웨이트 트레이닝 통해 근육을 만들어야죠"

"봅슬레이를 시작한지 5개월이 됐어요.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도 봅슬레이 스켈레톤 팀이 있는데 4명 가운데 저만 봅슬레이를 해요. 스타트 훈련은 강습회 뿐 아니라 평소에도 하고 있어요. 오전 수업이 끝난 뒤 알펜시아 리조트로 와서 스타트 훈련을 하죠. 현재 6.3초대를 찍고 있는데 6.2초로 줄이는 것이 목표예요.

신체조건(180cm, 70kg)이 봅슬레이 하기에는 다소 약하다고 해요. 그래서 잘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서 근육을 만들어야 합니다. 높이뛰기 선수였기 때문에 탄력 하나는 자신 있어요. 선수로 뛰게 된다면 브레이크맨으로 활약하고 싶어요."

◆ 봅슬레이 수강생 김상민(15) - "매력적인 봅슬레이…친구들이 부러워해요"

"중2 때까지 단거리 육상 종목을 뛰다가 중3때 창던지기로 전환했어요. 그러다가 키도 크고 힘도 있을 것 같다며 스카우트됐어요. 181cm, 80kg이에요. 지금 스타트 기록은 6.3초대예요. 하지만 열심히 해서 5.9초까지 줄이고 싶어요.

이제 시작한지 6개월 됐는데 처음 시작할 때는 무서웠지만 타면 탈수록 매력적인 것 같아요. 아직 초보라서 잘 넘어지고 부딪히고 다치기도 하지만 배워가는 단계예요. 국내에는 정규 경기장에 없어서 일본에서 조종 훈련을 받고 왔어요. 빨리 정규 경기장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파일럿이 되고 싶습니다. 파일럿은 봅슬레이에서 모든 것을 책임지는 멋진 포지션인 것 같아요.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십도 필요하죠. 저는 남들이 다 하는 것을 하면 신이 안나요. 그래서인지 비인기종목 봅슬레이가 더 재미있고 신나요. 친구들이 처음에는 왜 하느냐며 핀잔을 줬는데 지금은 저를 많이 부러워해요."

▲ 휘문중·고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손연경 코치는 스켈레톤을 통해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키워 훗날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스켈레톤 휘문중고 코치 손연경(28·여) - "스켈레톤 했다는 도전 정신, 큰 자산될 것"

"제가 선수로 뛰었을 때보다 지원 시스템이나 시설이 몰라보게 좋아졌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학교 팀 지원은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휘문중고등학교 이사장님이 스켈레톤에 관심을 갖고 창단하긴 했지만 지금은 학생들의 자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성적을 내면 학교에서 지원을 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봅슬레이는 많이 알려졌지만 스켈레톤은 잘 모르는 학생이 많았어요. 이 때문에 처음에는 학생들과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스켈레톤 영상을 보여주며 홍보 활동을 해야만 했죠. 엎드려서 썰매를 타기 때문에 위험해 보인다며 꺼려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하지만 홍보하면서 안전한 운동이라는 것을 부각시켰죠.

현재 휘문중고 스켈레톤 선수들 운동 선수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학생들이에요.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 체력테스트를 거쳐 선발했죠. 중간에 그만 두는 학생도 많지만 계속 스켈레톤을 하고 싶다는 학생들도 많아요.

제가 바라는 것은 학생들이 즐겁게 운동했으면 하는거예요. 학교내 훈련장이 없어 근처 공원에서 체력훈련을 하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하는 도전 정신과 자신감은 훗날 인생을 살아가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그 도전과 자신감은 사회에 나간 뒤에도 어떤 것을 해도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

▲ 스켈레톤 국가대표로 강습회에 참석한 이한신은 스켈레톤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에 자신감을 보였다.

◆ 스켈레톤 국가대표 이한신(26) - "드라이빙 기술만 향상되면 평창 올림픽 메달 자신"

"제가 스켈레톤을 시작할 때보다 선수들도 많아지고 수강생도 늘었습니다. 스켈레톤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육상을 하다가 대학교 체육학과에 입학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스켈레톤에 2010년에 입문했어요. 이제 5년차에 접어들었네요.

(윤)성빈이도 그렇고 스타트는 세계 수준급이라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아직 경험이 없어 드라이빙 실력은 다른 외국 선수들에 비해 많이 처집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에는 8년차에 접어드니까 드라이빙 기술이 향상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정규 코스 경기장이 없는 것이 제일 아쉽죠. 그래도 감독님께서 동분서주해 1년에 300번을 타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출전 티켓도 원래 1장이었는데 2장으로 늘기도 했구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소중한 경험을 해봤고 이번 시즌부터는 월드컵에도 출전하게 됩니다.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메달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스켈레톤 대표 상비군 유혜원(23·여) - "대표 선수 뽑혀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해야죠"

"단거리 육상을 하다가 종목을 전환했는데 스타트하는 것이 비슷해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계속 연습을 하는데도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는 많이 속상하고 힘들었죠.

고등학교 때까지 하던 육상을 그만 두고 대학 입학할 때 지인의 소개로 스켈레톤을 하게 됐고 이후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면서 대표 상비군까지 됐네요. 한번 타보고 나니까 스피드가 빨라 매력적인 스피드라고 느꼈죠.

역시 목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이죠. 스타트 훈련, 코스 훈련 열심히 해서 대표에 뽑히고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습니다."

▲ 스켈레톤 강습회에 참석한 정소피아(오른쪽) 씨는 짜릿한 스피드 경쟁과 스피드가 스켈레톤의 매력이며 빨리 풀 코스를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 스켈레톤 수강생 정소피아(21·여) - "0.01초를 다투는 스피드 경쟁 짜릿"

"단거리, 멀리뛰기, 계주 등을 중고등학생 때 했었기 때문에 스켈레톤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육상 선수할 때도 스파이크를 많이 신어봤기 때문에 치고 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요.

스켈레톤은 학교 선배의 권유로 시작했어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거부감이 들었는데 탈수록 재미를 느껴요. 비인기 종목이라고 하지만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더욱 알리고 싶어요.

스켈레톤의 매력이라면 역시 스타트와 0.01초를 다투는 짜릿한 스피드 경쟁이겠죠. 아직 우리나라에 정규 코스 경기장이 없어 풀 코스를 타보진 못했어요. 빨리 코스를 타보고 싶어요. 실제로 타면 어느정도 속도감이 날지 기대가 됩니다. 스타트 훈련을 열심히 받아서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고 싶어요."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