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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 어른아이들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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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 어른아이들의 매력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8.09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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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3명의 '어른아이'가 금요일 밤을 사로잡고 있다.

'꽃보다' 시리즈를 히트시킨 나영석 PD가 40대 싱어송라이터 3명을 주인공으로 건져올린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이 지난 1일 첫 방영 이후 맹렬한 중독성을 발휘하는 중이다.

이번엔 여행을 꿈꾸는 이들의 최종 목적지로 꼽히는 남미다. 페루로 떠난 가수 윤상(46), 유희열(43), 이적(40)은 시청자를 단박에 매료시켰다. 어른이지만 동심으로 살아가는 이른바 '어른아이'들의 매력과 낯선 지상낙원에서의 짜릿한 여행담이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8일 방송된 2화는 케이블TV, IPTV, 위성을 포함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평균 5.7%, 최고 6.6%를 올리며 2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 샌드 보딩을 즐기는 '꽃보다 청춘'의 유희열 윤상 이적[사진=tvN 제공]

윤상, 유희열, 이적은 1990년대 가요계에 데뷔한 뮤지션으로, 탁월한 작편곡·보컬 능력을 앞세워 당시 댄스열풍의 가요계에 순도 높은 발라드와 록음악 흐름을 만든 주역들이다. 공통분모 많은 이들은 낯선 여행지에 대한 두려움, 허점 투성이 행동으로 혀를 끌끌 차게 하는가 하면, 소소한 일에도 화들짝 기뻐하고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미모의 여성만 나타나면 흘끔거리는 '국민 변태' 유희열은 방송에서의 사려 깊은 모습과 달리 눈치 없는 행동으로 의외성을 안겨주며, 윤상은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할 만큼 예민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여과 없이 터져 나오는 19금 대화(삐~소리로 처리되는)는 이들 역시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방황(?)하는 평범한 가장들과 다를 바 없음을 확인시켜줬다.

거친 풍파를 헤치고 달려온 세 남자의 20년 우정은 담담했지만 뜨거웠다.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도 진실한 속내로 봉합하는 태도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2화에서 윤상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이적은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다. 어색하게 마주 않은 저녁 식사자리에서 이뤄진 윤상의 고백에 이적은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펑펑 쏟았다. 데뷔 이래 27년 동안 매일같이 술을 먹지 않고는 잠잘 수 없었던 속사정을 말하던 윤상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첫 번째 이유는 불면증이다. 음악을 하면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만 가장 큰 슬픔도 음악을 하면서 느꼈다”라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를 듣는 시청자의 마음까지 먹먹해졌다.

▲ 윤상의 진솔한 고백에 눈물을 터뜨리는 이적

'꽃보다 청춘'은 우리의 일상이 그렇듯 슬픔과 기쁨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가슴 아팠던 고백 이후 리마를 떠나 도착한 곳은 사막 속 오아시스가 있는 와카치나. 20시간 이상의 버스 이동 끝에 다다른 동화 같은 마을에서 세 남자는 오아시스에 풍덩 빠져 물장구를 친 뒤 바지가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사막의 샌드 보딩을 즐겼다.

경쟁 치열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동심으로 살아가는 40대 꽃청춘의 모습은 흥겹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혈기왕성한 20~30대와 사회의 상층부를 장악한 관록의 50대 사이에 낀 샌드위치 세대의 헛헛한 마음, 대중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숙명처럼 짊어진 중압감이 느껴질 땐 애잔하다. 노년의 할배 배우들, 중견 여배우들 편에 이은 이번 '꽃보다' 시리즈의 공감 가는, 특출난 매력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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