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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세심남' 고양 오리온 이승현, 우승 문턱서 포착된 '벤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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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세심남' 고양 오리온 이승현, 우승 문턱서 포착된 '벤치 기도'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6.03.30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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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란 속담이 있다. 잘 아는 일이라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난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 현장에서 포착된 프로 2년 차 이승현의 세심한 주의는 고양 오리온이 14년 만에 KBL의 왕좌에 오르는데 일조했다.

승리시 14년 만에 KBL 왕좌에 오르는 고양 오리온은 추일승 감독의 지휘 아래 1쿼터부터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운 플레이로 전주 KCC를 몰아붙였다.

 

홈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등에 업은 고양의 파상공세에 전주 KCC는 시작부터 흔들렸고 잇따른 실책을 범하며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모든 고양 오리온 선수들이 승부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승현은 그 이상의 투혼을 발휘하고 있었다.

 

감기몸살로 링거를 맞고 코트에 선 이승현도 경기가 중반부에 이르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추일승 감독이 2쿼터를 마치고 들어서는 이승현의 손을 진득하게 잡아줬다.

 

'중얼중얼, 중얼중얼...' 벤치에 앉은 이승현이 손을 맞잡은 체 코트를 바라보며 계속 중얼거린다. 정상일 리 없는 자신의 몸 상태가 체력적인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인지했을 터, 정신력으로 버티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를 하는 듯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진중하게 기도하는 모습의 이승현은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모습을 봤던 것인지 두 명의 팬이 이승현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를 잡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살짝 당황하는 듯했던 이승현은 이내 고개를 숙이며 고마워했다. 그리고 다시 기도....

 

제법 긴 시간 동안 무언가를 중얼거리던 이승현의 눈빛이 좀 전과는 다르게 반짝이기 시작했다.

 
 

3쿼터를 위해 코트에 들어서는 이승현은 체육관 천장을 올려다 봤다. 벤치에서의 기도와 다짐을 되뇌는 듯했다. 그렇게 한번 더 마음을 다잡고선 종횡무진 전주 KCC 진영을 휘저었다.

 

120-86으로 고양 오리온의 역사적인 우승이 확정된 순간, 팬들의 함성으로 고양체육관은 떠나갈 듯 했고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승현 역시 골망을 뒤집어쓰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경기 후 이승현은 전반 후 벤치에서의 기도에 대해 털어놨다.

 

"포기하지 말자라는 말을 했다. 대학 때 20점 지고 있다 이긴 경기를 했던 경험이 있다. 점수차가 앞서나가도 방심하지 말자는 다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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