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해도해도 너무했다. 전북 현대가 빈즈엉(베트남)을 확실하게 압도하지 못한 책임도 있지만 이날 경기를 진행한 키르기즈스탄 출신 드미트리 마셴체프 주심은 대놓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전북은 2명의 선수를 잃어야 했고 끝내 패배를 기록했다.
전북은 6일 베트남 투저우못 고다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빈즈엉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두 차례나 페널티킥으로 골을 내준 끝에 2-3으로 졌다.
이로써 전북은 2승 2패(승점 6)가 되며 장쑤 쑨텐(중국)을 2-1로 꺾은 FC 도쿄(일본)에 밀려 조 2위가 됐다. 도쿄는 2승 1무 1패(승점 7)로 선두로 올라섰고 장쑤는 1승 2무 1패(승점 5)로 조 3위가 됐다. 빈즈엉은 1승 1무 2패(승점 4)로 여전히 최하위가 됐지만 선두와 승점차가 3밖에 나지 않아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전반 11분 파탈루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이를 웅우옌안득이 성공시키면서 먼저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전북은 전반 14분 레오나르도의 아크 왼쪽에서 때린 프리킥을 골대를 맞히는 등 빈즈엉 골문을 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마셴체프 주심의 판정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명백한 빈즈엉 선수의 페널티지역 안 핸드볼 파울을 불지 않아 전북에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전북은 전반 27분 김신욱의 헤딩 패스를 이종호가 침착하게 마무리지으며 균형을 맞춘 뒤 1분 뒤 한교원이 골을 넣으며 2-1로 역전,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전북의 불안한 수비로 전반 35분 크리스티안 호세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전반을 2-2로 마쳤다.
후반부터는 마셴체프 주심의 판정이 노골적으로 빈즈엉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김창수는 빈즈엉 선수에게 두 차례나 파울을 당했지만 헐리웃 액션 또는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닌 가해를 했다며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김형일도 후반 막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2명이 부족한 상황까지 맞았다. 전북은 후반 43분 응우옌안득에게 또 다시 페널티킥으로 골을 내주며 졌다.
이에 대해 최강희 감독은 판정에 대해서는 불만을 최대한 자제했다. 최 감독은 판정이 어땠느냐는 베트남 기자의 질문에 "더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면서도 겉으로 표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 감독은 "이겨야 할 경기를 졌다. 모든 것은 내 책임"이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 초반 분위기를 내줬다. 하지만 남은 2경기에서 우리 모습을 되찾으면 충분히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내탓이오'를 외쳤다.
전북은 조 2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오는 20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FC 도쿄와 경기와 다음달 4일 장쑤와 홈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충분히 조 1위로 16강에 나갈 수 있다. 16강 가는 길이 다소 가파르게 됐지만 오르지 못할 것은 아니다. 다만 FC 도쿄와 경기에서 김창수와 김형일을 쓸 수 없어 전력 누수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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