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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수원FC-수원삼성 무승부의 온도차, 희망과 걱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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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수원FC-수원삼성 무승부의 온도차, 희망과 걱정 사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13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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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는 해결사 오군지미 예봉 과시…수원삼성은 이고르 '개점휴업', 조동건-김건희도 고전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수원을 연고로 하는 수원삼성과 수원FC가 나란히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에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하지만 같은 결과를 놓고 두 팀의 온도차는 정반대였다. 수원FC는 희망을 봤고 수원삼성은 걱정만 안았다.

수원삼성은 1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포항과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권창훈이 K리그 3경기 연속골을 넣는 활약으로 1-1로 비겼다. 수원FC는 오후 4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홈경기에서 오군지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수원삼성에 더 점수를 줄 수도 있다. 수원삼성은 지고 있던 경기에서 균형을 맞춘 반면 수원FC는 승점 3을 따낼 수 있는 경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의 얼굴에는 근심만 가득했고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수원FC는 1승4무 승점7로 6위, 수원삼성은 1승3무1패 승점6으로 8위를 각각 기록했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수원FC 오군지미(오른쪽)가 1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6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 현대 김치곤을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수원FC, 오군지미-가빌란 컨디션만 회복하면 공격력 배가 희망

조덕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오군지미가 선발로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라서 교체를 시켜주고 있다"며 "지금 봐서는 아프리카계 선수 특유의 탄력 있는 스피드가 안 나온다"고 살짝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조덕제 감독이 오군지미에 대해 실망을 느낀 것은 아니다. 오군지미가 100%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점점 출전시간을 늘려가다보면 점점 컨디션이 좋아질 것"이라며 "이제 시즌 시작이고 치러야 할 경기는 많다. 조금씩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군지미는 비록 페널티킥이었지만 K리그에서 2호골을 넣었다. 오군지미는 페널티킥 득점뿐 아니라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7분 교체될 때까지 72분을 뛰면서 2개의 슛을 기록했는데 2개 모두 유효슛이었을 정도로 순도도 높았다.

여기에 가빌란과 실전에서 처음 맞춰보는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김종국과 함께 오군지미의 뒤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가빌란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를 해주면서 날카로운 킬러 패스를 전달함은 물론 4개의 슛도 때렸다. 가빌란이 56분을 뛰고 아웃된 것을 생각한다면 공격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라는 것을 새삼 증명한 셈이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수원FC 오군지미(오른쪽)와 가빌란이 1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와 2016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킥오프를 기다리고 있다.

조덕제 감독은 "사실 가빌란은 오는 16일 FC서울과 경기를 치르고 난 뒤에 데뷔시킬 생각이었는데 본인이 강력하게 요청해 출전시켰다"며 "역시 컨디션이 좋진 않지만 중원에서 패스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며 전반에 유리하게 공격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다만 전반에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이 없어 가빌란의 세트 플레이 소화 능력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올시즌 클래식에 진입한 수원FC는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오군지미와 가빌란 등 새로 들어온 외국인 공격자원의 능력을 다시 한번 검증했다. 조덕제 감독은 이들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다. 1승 4무로 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수원FC는 그렇게 급하지 않다.

◆ 수원삼성, 이고르는 쓰지도 못하고 국내 공격자원은 부진…2선 공격에만 의존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은 포항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최전방에서 골이 터져줘야 하는데 아쉽다"며 "2선에서 골을 넣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염기훈이나 산토스, 고차원, 권창훈 등 공격 2선에서는 활발한데 결정지을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 수원삼성의 고민이다.

수원삼성은 포항과 경기에서 조동건을 원톱으로 출전시켰지만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4개의 슛을 기록했지만 유효슛은 단 1개에 그쳤다. 후반 32분 교체 출전한 김건희는 1개의 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수원 삼성 권창훈(왼쪽)이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2016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공을 들고 하프라인으로 향하고 있다.

반면 공격 2선의 슛은 비교적 날카로웠다. K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종우는 59분만 뛰었는데도 4개의 슛을 때렸고 이 가운데 2개가 유효슛이었다. 권창훈은 K리그 클래식 3경기 연속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결사가 없으니 아무리 슛을 많이 때려도 소용이 없다. 포항전에서 무려 20개의 슛이 나왔지만 득점은 권창훈의 단 1골에 그쳤다.

현재 수원삼성의 득점 분포도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5경기에서 7골을 뽑았는데도 권창훈(4골), 산토스(2골) 등 2명의 2선 공격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동건은 단 1골에 그치고 있고 김건희는 아직 데뷔골도 신고하지 못했다.

이고르라는 외국인 해결사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도 고민이다. 현재 이고르는 치골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긴 했지만 경기력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입단하면서 "15골 이상 놓고 득점왕에 오르겠다"던 이고르의 공약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서정원 감독은 "대책이 없다. 전반기가 끝나야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라며 "취약한 포지션에 대한 보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적시장이 열리는 여름에 가야만 새로운 공격자원을 보강해 공격력을 추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적시장 전까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수원이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수원 삼성 원톱 공격수 조동건(왼쪽)이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2016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홈경기에서 슛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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