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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홍상삼-변진수, 두산베어스 경찰 출신 성공신화 우리가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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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홍상삼-변진수, 두산베어스 경찰 출신 성공신화 우리가 잇는다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4.20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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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야수들 잘 됐다, 우리가 투수 중 이름 올릴 것"

[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KBO리그 불펜 평균자책점 1위는 두산 베어스다. 오현택, 김강률, 정재훈, 이현승 등 불펜 투수들이 기복없이 뒷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오는 9월에 1명, 내년 9월에 1명이 합류한다. 현재 경찰청에서 군 복무 중인 투수 홍상삼(26)과 변진수(23)다. 부상에 시달리며 힘겨운 2015년을 보낸 둘은 2016년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화성 히어로즈 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2016 KBO퓨처스리그 원정 화성 히어로즈전에서 앞서 홍상삼과 변진수를 만났다. 부상 트라우마는 깔끔히 떨쳐버린 듯 했다.

▲ 경찰청 투수 홍상삼이 15일 화성 히어로즈 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2016 KBO퓨처스리그 원정 화성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1년 동안 겪은 부상 악몽, 경찰청에서 다 털어버린다

둘은 부상에서 순조롭게 회복 중이다. 홍상삼은 지난해 4월 팔꿈치 부상을 당해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여전히 재활 중이다. 지난 12일 LG 트윈스전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변진수는 망막에 흉터가 생겨 시야가 흐려지는 망막박리 증상으로 한동안 고생했다. 허벅지 부상도 있었다.

홍상삼은 “팔꿈치 상태는 70% 정도고 경기 출전도 가능하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작년에 못한 것을 경찰청에서 보여주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실전 감각을 쌓아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변진수는 “몸상태는 괜찮다. 다리는 다 나았다”며 “망막에 흉터가 졌는데 치유가 될 수도 있고 계속 이 상태로 살 수도 있다. 시야에 대해 적응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개인 시간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사생활에 제약을 받지만 그 시간을 몸 관리와 사색에 투자할 수 있다. 투수의 경우 구질을 연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홍상삼은 “여기는 자기 시간이 많고 생각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고 군대에 오니까 걱정이 덜하다”며 “부상 치료에 대한 조급함은 없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고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몸을 회복하고 갖고 있는 것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종이나 구속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수술도 가장 빨리 하고 재활도 제일 먼저 끝나 실전에도 빨리 들어갈 수 있었다. 감각 찾을 시간을 벌었다”고 팀의 배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변진수 역시 “프로 2군에 있을 때는 1군에 가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데 여기서는 그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운동을 더 많이 하고 있다. 페이스 조절 없이 많이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인지업과 스플리터에 도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 안 되다가 경찰청에 오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 잘 됐다”며 “실전에서 던져봐야 되는데 1군에 있으면 좋은 공을 던져야 하니 못 던졌다. 여기서는 연습한 것을 경기에서 던지기 때문에 빨리 익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경찰청 투수 변진수가 15일 화성 히어로즈 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2016 KBO퓨처스리그 원정 화성전을 앞두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두산에 진 빚, 제대 후 모두 갚는다

홍상삼은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정통파, 변진수는 사이드암이다.

홍상삼은 2009년 5월 2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 투수로 데뷔전을 치러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2002년 김진우(KIA)에 이어 데뷔전에서 무사사구로 선발승을 거둔 두 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홍상삼은 입대 전 줄곧 구원으로 나섰다.

홍상삼은 “선발 욕심은 전혀 없다. 계투가 잘 맞는 것 같다. 여기서도 계투로 나선다”며 “선발이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반면 계투는 컨디션을 1년 내내 유지해야 하는 부분이 힘들지만 언제 나갈지 모르는 긴장감이 좋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마무리 욕심도 있지만 (이)현승이 형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셋업맨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에 필요한 자원이 되겠다”며 “잘했던 것은 잊고 앞으로 잘해야 한다. 아프지만 않는다면 자신 있다. 빠른 공의 장점을 활용하면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두산에는 사이드암 오현택이 5경기 1승, 평균자책점 1.29로 활약하고 있다.

변진수는 “(오)현택이 형과 같이 잘해야 한다. (10구단 체제로 인해) 경기 수도 작년부터 많아졌고 경기에 나설 일도 많을 것이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은 경찰청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팀 타선의 중심인 양의지, 허경민, 민병헌 등이 경찰 제대 후 기량이 만개했다. 원래도 정상급 투수인 장원준도 경찰청 전역 후 더욱 성숙해 졌다. 홍상삼과 변진수는 “주로 야수들이 잘 됐는데 우리가 투수 중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상삼과 변진수에게 잊을 수 없는 해는 2012년이다. 둘 모두 불펜으로 나서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홍상삼은 53경기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변진수는 31경기 4승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71로 맹활약했다.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둘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매년 9월은 엔트리 등록 인원이 27명에서 32명으로 늘어나는 시기다. 각 팀은 이 때 선수들을 충원해 전력을 보강한다.

홍상삼은 “확대 엔트리에 들어갈 자신이 있다. 엔트리에 들어 감독님께 후회 없이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변진수 역시 “전역한다면 신인 때 잘 던졌던 것만큼 하고 싶다. 큰 고민이 하나 없어지니까 부담 없이 던지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입대 전에는 소리소문없이 잊혀질까봐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잘하면 팬 분들이 봐주시니까 더 잘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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