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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타들의 '착한 얼음물' 뒤집어 쓰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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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타들의 '착한 얼음물' 뒤집어 쓰기 열풍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19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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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치료비 모금 '아이스버킷 챌린지' 급속도 확산…네이마르, 수니가 지명 '용서와 화해' 제스처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얼음장같은 물을 온몸에 뒤집어 쓰면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 스타들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 행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는 스타들은 자신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모습을 동영상이나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인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얼음물 대신 찬물에 입수하는 방식의 콜드 워터 챌린지가 한때 미 북부에서 유행했는데 건강상 위험하다는 이유로 비판받아 한동안 중지됐다.

그러나 아마도 후이자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종교 단체에 기부를 하거나 물에 입수하는 두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도전을 걸어오면서 부활됐다. 방법도 물에 빠지는 방식에서 얼음물을 양동이에 담아 뒤집어 쓰는 것으로 바뀌었다.

▲ 네이마르가 아이스버킷 챌린지 미션으로 얼음물을 뒤집어 쓴 뒤 수니가를 지목했다. [사진=네이마르 인스타그램 캡처]

◆ 루 게릭 병 환자 응원, 전세계 스타들의 동참

아이스 버킷 챌린지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참가자는 차가운 얼음물이 담긴 물통을 스스로에게 부은 뒤 지인 3명을 지목한다. 지목을 받은 사람은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붓거나 100달러를 미국 루게릭병(ALS)협회에 기부하면 된다. 물론 얼음물을 뒤집어 쓰고 100달러를 내도 된다.

ALS란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이라고 부르는 병으로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타자 루 게릭의 병이라고해서 통상적으로 '루게릭병'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천재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박승일 코치가 병마와 싸우고 있는 것 역시 '루게릭병'이다.

다시 말해 전세계 스타들은 루게릭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들을 응원하고 치료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전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19일(한국시간) 공식 뉴스룸을 통해 6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올라온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관련된 페이스북 동영상의 수가 총 240만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 2800만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관련한 게시물, 댓글, 링크를 친구들과 공유했으며 그 숫자가 확산 일로에 있다. 해당 이벤트 관련해 미국이 가장 활발한 페이스북 활동을 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멕시코, 브라질, 독일이 뒤를 이었다.

▲ 네이마르에게 지령을 전달받은 수니가는 직접 물을 뒤집어쓰지 않고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았다. [사진=수니가 인스타그램 캡처]

◆ 네이마르와 수니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로 화해와 용서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독일 등이 활발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이 적극 동참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한 세계적인 스타와 연예인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 가운데 브라질 월드컵에서 악연 관계를 맺은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와 후안 카밀로 수니가(29·나폴리)가 눈에 띈다.

네이마르는 18일 얼음물을 뒤집어 쓴 마르셀루(26·레알 마드리드)의 지명을 받았다. 네이마르 역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네이마르가 지명한 3명 가운데 깜짝 놀랄만한 인물이 포함됐다. 바로 수니가였다.

수니가는 지난달 브라질 월드컵 당시 무릎으로 네이마르의 등을 가격한 선수다. 수니가에게 등을 가격당한 네이마르는 결국 척추 골절이라는 치명상을 입고 월드컵을 마감했다. 네이마르를 잃은 브라질은 4강전에서 독일에 1-7 참패라는 치욕을 맛봤고 3~4위전에서도 네덜란드에 완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로 인해 수니가는 브라질 범죄조직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으며 전전긍긍했다.

악연으로만 끝날 것 같았던 네이마르와 수니가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 용서와 화해를 확인했다. 네이마르는 수니가를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는 인물로 지명하며 '유쾌한 복수'를 했고 수니가는 19일 이를 수행했다. 네이마르의 용서와 화해 제스처에 수니가가 제대로 화답한 셈이다.

미션을 수행한 수니가는 파블로 아르메로(28·나폴리), 후안 콰드라도(26·피오렌티나), 하메스 로드리게스(23·레알 마드리드) 등 콜롬비아 대표팀 선수들을 지명했다. 이들도 24시간 안에 얼음물을 뒤집어 써야 한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한 또 다른 스타로는 존 테리(34·첼시), 카카(32·올랜도 시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 프레이저 캠벨(27·크리스탈 팰리스), 폴 스콜스(40·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게리 네빌(39·잉글랜드 대표팀 코치),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테리는 프랭크 램파드(36·맨체스터 시티)와 라파엘 베니테즈(54) 나폴리 감독, 존 오비 미켈(27·첼시)을 지목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종목을 초월한다. 축구 뿐 아니라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6·LA 레이커스)와 르브론 제임스(30·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도 수행했다. 브라이언트는 얼음물을 뒤집어 쓰지 않고 차가운 물이 담겨 있는 욕조에 머리 끝까지 몸을 담궜다. 제임스는 다음 수행자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몰을 뒤집어 쓰지 않고 100달러를 기부했다.

이밖에 골프 스타로는 미셸 위(25·나이키 골프)가 지난 6월 NW 아칸소 챔피언십이 끝난 뒤 얼음물을 뒤집어 썼다.

▲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이 가수 션에게 선택받은 뒤 아이스버킷 챌린지 미션을 수행했다. [사진=이영표 트위터 캡처]

◆ 이영표부터 레이디 가가까지, 국적초월 유명인들도 동참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한국에서도 이미 시작됐다.

국내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시작된 것은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부터다. 조용범 대표가 얼음물을 뒤집어 쓴 뒤 개그맨 김준호를 지명했다.

김준호는 지명을 받은 뒤 류현진(27·LA 다저스)과 영화배우 박한별, 가수 정준영을 지명했다. 아직 류현진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가수 션도 한국 루게릭병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설립된 승일희망재단에 기부의사를 밝힌 뒤 자녀들과 함께 얼음물 뒤집어 쓰기에 동참했다. 션은 가수 지드래곤, 배우 조인성,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을 지목했다.

이에 이영표 위원도 물을 뒤집어썼다. 가수 션에게 지목받은 이 위원은 시원하게 미션을 수행한 뒤 조우종 KBS 아나운서, 비스트 멤버인 윤두준, 이기광을 선택했다.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도 이에 동참했다. 첼시 레이디스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23)은 김태륭 MBC 해설위원에게 지목을 받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스 버킷 챌린지 수행 동영상을 올렸다. 지소연은 김승규(24·울산 현대)와 여자 축구 대표팀 주장 심서연(25·고양 대교) 등 2명을 지목했다.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도 선택을 하거나 당했다. 개그맨 김준호에게 지명을 받은 정준영은 미션을 수행한 뒤 허각, 로이킴, 정재형을 지목했다. 걸그룹 베스티는 작곡가 이단옆차기, 추성훈, 유재석을 선택했다.

유명인 가운데서는 팝 가수 레이디 가가,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 등이 자신의 몸에 아낌없이 얼음물을 부었다.

▲ 지소연이 19일(한국시간)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한 뒤 온 몸이 젖은 상황에서 다음 미션 수행자를 지목하고 있다. [사진=지소연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 한화 조인성, 배우 조인성이 보낸 '착한 얼음물' 맞았다

한화 포수 조인성(39)은 경기를 앞두고 동명이인 배우 조인성이 보낸 얼음물을 뒤집어썼다.

18일 배우 조인성이 얼음물을 뒤집어썼는데 그는 이 장면을 SNS에 게재한 뒤 동명이인 한화 조인성과 배우 이광수, 임주완을 지목했다. 조인성은 한화 골수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화 조인성은 19일 울산 롯데전에서 선발 포수로 예고돼 있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얼음물을 끼얹는 미션을 수행했다. 얼음물은 그의 동료인 펠릭스 피에가 부어줬으며 조인성은 물을 맞는 동시에 100달러도 기부하기로 했다.

미션을 완료한 조인성은 NC 이호준과 LG 이진영, 아나운서 전현무를 다음 미션 수행자로 지목했다.

▲ 한화 포수 조인성이 배우 조인성이 보낸 얼음물을 기쁜 마음으로 맞으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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