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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애증의 아이콘은 옛말, 오지환은 LG트윈스 '필수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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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애증의 아이콘은 옛말, 오지환은 LG트윈스 '필수전력'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4.20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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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전 선제 스리런포 작렬…수비에서도 여러차례 좋은 플레이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어제 저 때문에 졌는데….”

경기 수훈 선수에 선정된 뒤 단상 위에 올라가 꺼낸 첫 마디는 무거웠다. 그만큼 전날 경기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이날 경기까지 안고 가진 않았다. 공수에서 빼어난 면모를 보이며 전날 실수를 말끔히 지웠다. 이제는 LG 트윈스의 내야 핵심 멤버인 오지환(26)이 하루 만에 활짝 웃었다.

오지환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LG는 그의 활약을 발판삼아 NC를 6-3으로 꺾고 전날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 치명적인 실수 하루만에 만회, '실책 트라우마 지웠다'

LG 팬들에게 오지환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려보라고 물어본다면 ‘애증’이라는 답을 할 것이다.

2009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오지환은 이듬해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며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수비에서 아쉬운 면모를 많이 보였다. 2010시즌 무려 27개의 실책을 범한 그는 2012년에도 실책 25개를 기록해 고개를 숙였다. 팬들은 그에게 경기를 지배한다는 뜻으로 ‘오지배’라는 별명을 붙였다.

오지환은 전날 경기에서도 ‘오지배’를 떠올리게 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팀이 1-5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에서 지석훈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뜨리고 만 것. 잡았다면 병살 처리할 수 있었지만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추가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여기서 승부가 완전히 NC 쪽으로 기울었다. 당시를 떠올린 오지환은 “어제 나 때문에 졌다”며 자책했다.

전날 실책의 여파가 이날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공수에서 매서운 면모를 보였다. 오지환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잭 스튜어트의 시속 148㎞짜리 속구를 통타,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전날 1점에 그쳤던 LG가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하는 한 방이었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4회초 1사 1루에서 김태군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 6-4-3 병살타로 연결했다. 뒤로 빠질 수 있는 타구를 거의 누우면서 잡은 뒤 2루수 정주현에게 정확하게 토스했다.

7회에도 빼어난 수비력을 자랑했다. 팀이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NC가 무사 주자 1, 2루로 절대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는데, 포수 정상호의 2루 견제를 오지환이 슬라이딩하며 잘 잡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루 주자 지석훈을 런다운 시켜 아웃을 잡아냈다. 무사 1, 2루 위기가 1사 1루 상황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오지환의 수비 하나가 흐름을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전날 실책에 대한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하루 만에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오지환의 이날 활약이 의미가 있다.

◆ 군입대 전 마지막 시즌, '내야 대들보'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LG는 올 시즌을 끝으로 군 입대가 예정돼 있는 오지환을 보낼 준비가 아직은 되지 않았다. 오지환은 내야 사령관인 유격수 포지션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준수한 타격과 시즌을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 수비력이 그의 건재함을 말해준다.

2013년과 이듬해까지 실책 20개를 기록했지만 지난 시즌 15개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수비가 매우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격에서도 올 시즌 타율 0.333에 2홈런으로 순항하고 있다.

이런 오지환이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을 당한 건 LG 입장에서 큰 악재였다. 무릎 부상을 입은 오지환은 지난 12일 롯데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그 전까진 경찰청에서 복귀한 강승호가 유격수를 맡았지만 공수에서 오지환을 지울만한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그는 6경기에서 타율 0.067(15타수 1안타)에 그쳤다.

LG 팬들은 오지환이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인 올해, 지난 시즌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치길 기대하고 있다.

이날 오지환의 플레이를 지켜본 양상문 LG 감독은 “오지환이 스리런 홈런을 쳐주고 유강남도 좋은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불펜 투수들도 잘 막아줬다”며 “최근 타격이 침체된 감이 있었는데, 젊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전체적으로 투타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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