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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 자존심 한진섭, 'AG 2연속 다관왕' 자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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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 자존심 한진섭, 'AG 2연속 다관왕' 자신하는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8.2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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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한진섭, 출전 4종목 금빛총성 다짐... "최적의 조건, 운동이 즐겁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총을 잡은 후 기량이 최고조로 올라왔다.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아시아드 2연속 다관왕을 정조준하는 한국 소총의 자존심 한진섭(33·한화갤러리아)의 결연한 출사표다.

그는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 안방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4관왕 도전’이라는 포부는 ‘욕심쟁이’ 한진섭에게 어찌보면 당연한 목표다.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취재진의 관심은 온통 2012 런던올림픽에서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따냈던 권총 스타 진종오와 김장미를 향해 쏠려있었다. 둘만이 대한사격연맹 부회장, 대표팀 총감독과 함께 테이블에 앉았다.

▲ [진천=스포츠Q 노민규 기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올랐던 한진섭의 이번 목표는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 곧 4관왕이다.

윤덕하 총감독에게 진종오와 김장미를 제외한 금메달 유력 선수를 꼽아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그는 “각 종목 지도자들에게 문의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지만 유일하게 한진섭의 이름을 거론했다.

윤 감독은 한진섭의 장점에 대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음에도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는 선수”라며 “1점이라도 더 쏘기 위해 무척 노력한다. 욕심이 한도 끝도 없는 친구”라고 제자를 치켜세웠다.

한진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50m 소총 3자세 개인·단체전 금메달, 남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 금메달 등 3관왕에 올랐다. 이번에는 50m 소총 3자세와 공기소총 등 4개 종목에 나선다.

그는 “사실 6관왕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50m 소총 엎드려쏴(복사) 개인·단체 선발에서 탈락해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고 아쉬워하며 “나가는 네 종목에서만큼은 모두 금메달을 획득해 광저우에 이어 2회 연속 다관왕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한진섭은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다. 올림픽 메달이 없어 국민에게 인지도가 낮을 뿐, 2012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파이널 50m 소총 3자세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선수다.

국내에서는 50m 소총 3자세에서 그의 적수를 찾아볼 수가 없다. 한진섭은 아시안게임 대표 발탁을 위해 개최된 6차례의 선발전에서 단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아 사격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대한사격연맹회장기 전국대회 남자 일반부 50m 소총 3자세 개인전 결선에서 456.2점을 쏴 종전 한국 기록(455.7점)을 경신했다. 2014년에 열린 대한사격연맹회장기, 한화회장배 등 국내 주요 대회 금메달은 모조리 한진섭의 몫이었다.

▲ [진천=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진섭이 26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베이징에서 펼쳐진 월드컵 소총 3자세에서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는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결선 중간까지 1위를 달리다가 흔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큰 대회를 앞두고 실수를 해 좋은 약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진섭은 “사격장 상황에 따라 약간의 점수차가 있긴 하지만 큰 기복은 없다”며 “요즘은 나를 둘러싼 환경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운동도 정말 잘 된다”고 아시아 정상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소속팀(한화갤러리아)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다. 요즘은 정말 행복하다”며 “2012년 올림픽에서 생각처럼 되지 않아 큰 충격을 받았는데 이제는 다 털어냈다. 나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밝게 웃어보였다.

한진섭은 빼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 후보 중 한 명으로 시선을 모았지만 결선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2년 뒤 리우 올림픽에서도 기필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하며 다시 총을 잡았다. 과녁을 겨누는 그의 눈빛이 유난히 매서워보였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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