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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리틀야구 있다면, 축구엔 '골든 에이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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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리틀야구 있다면, 축구엔 '골든 에이지' 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8.28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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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출범 5개월만에 유스올림픽 준우승 열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한국의 야구소년들이 일본과 미국을 연달아 꺾고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85년 이후 무려 29년만에 거둔 성과였다.

전국 리틀 전용구장이 7개밖에 지나지 않은 한국 리틀야구가 2만여개의 구장을 갖고 있는 미국을 압도적으로 물리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유소년 야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한국 리틀야구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이틀 뒤 한국 유소년 축구도 큰 성과를 냈다. 27일 15세 이하(U-15) 한국 축구대표팀이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14 난징 하계유스올림픽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난징 지앙닝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루와 결승전에서 전반 15분 정우영의 선제골을 앞서갔지만 후반에 연달아 두 골을 허용하면서 1-2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2경기와 준결승 등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잃지 않는 등 4경기에서 15골을 넣고 2골만 내주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 정우영(가운데)이 27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14 난징 하계유스올림픽 페루와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선제골이 되는 슛을 날리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그런데 U-15 대표팀은 학교 팀이나 프로 유스팀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3월부터 시작한 '골든에이지 프로젝트'를 통해 선발된 선수들이었다.

프로 유스팀과 학원축구 위주로 운영됐던 한국 유소년 축구에 골든에이지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된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은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한국 축구 발전에 큰 의미가 있다.

◆ 시도축구협회·지역 지도자와 협업 통해 유소년 연령대 선수 발굴

학교에서 이뤄지는 학원야구는 특별히 선발된 선수가 아니면 함께 할 수 없다. 함께 즐기는 야구가 아니라 엘리트 야구로 가는 첫 단계로 진입 장벽이 있다. 이는 학원축구나 프로구단이 운영하는 유소년 클럽축구도 마찬가지다. 선수 선발을 통해 뽑히지 못한 선수는 함께 할 수 없다.

그래도 야구보다는 축구의 진입 장벽이 좀 낮긴 하다. 선수 출신이나 지도자들이 별도로 운영하는 축구교실이 있기 때문이다. 축구교실을 통해 개인기를 익히고 체력을 키워나간 선수들이 재능을 보이면 학원축구와 유소년클럽 축구로 들어가는 단계로 되어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이를 조금 더 확대한 개념이다. 골든에이지는 기술 습득이 가장 용이한 11~15세를 지칭하는 말이다.

시도축구협회와 지역 지도자들이 협업을 통해 유소년 연령대 선수들을 발굴하고 축구철학과 지도법을 공유하면서 유소년 축구 발전과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 정우영(가운데)이 27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14 난징 하계유스올림픽 페루와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화살을 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출범을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 인재 발굴 시스템이 체계화된 국가를 방문해 사례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각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협회 전임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본격적으로 출범시켰다.

서울과 경기, 중부(충청 및 강원), 영남, 호남 등 전국 5개 광역과 1개 광역당 4개씩 모두 20개의 지역센터에서 기초 훈련을 받은 유소년 선수들은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리는 영재센터를 통해 차별화된 심화 훈련을 받는다. 지역센터와 광역센터, 영재센터까지 3단계별로 선수를 관리하고 훈련시킴으로써 유소년 선수의 인재풀을 더욱 늘려나간다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의 계획이다.

◆ 대한축구협회의 '풀뿌리 축구' 육성

리틀야구가 야구의 '풀뿌리'라면 골든에이지 역시 풀뿌리 축구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대한축구협회는 유소년 축구의 확대와 발전을 위해 2009년부터 시작한 주말리그와 2010년부터 실시한 인천Airport 유청소년 클럽리그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3월 골든에이지 프로그램까지 출범시키며 풀뿌리 축구 육성에 비중을 넓히고 있다.

유소년 축구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어렸을 때 배운 축구가 평생을 가기 때문이다.

▲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지난 20일 진행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영재센터에 참가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비전 2033'를 통해 축구 경쟁력을 높이고 축구 인재를 육성하면서 2033년 FIFA 랭킹 10위권에 진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독일이 유소년 축구 발전을 통해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듯이 대한축구협회 역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유소년 인재를 발굴,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선수는 280명 정도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유소년 상비군을 지금의 9배인 234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관계자는 "독일도 2000년부터 비슷한 사업을 통해 유소년 선수들을 발굴, 육성해왔다. 그 결과 토마스 뮐러(24·바이에른 뮌헨) 등의 선수가 나왔고 독일이 1990년 이후 무려 24년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며 "10년 뒤를 내다보고 선수들을 키우는 개념이기 떄문에 단기적인 성과는 처음부터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난징 유스올림픽 준우승이라는 성과는 분명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U-15 대표팀 주장을 맡은 수비수 김민규(15·신한중)은 "축구팀이 없는 일반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프로 유소년팀에 비해 체계적으로 운동할 기회가 없었다"며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소속팀이 아닌 다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남들의 장점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임화랑(15·풍생중)도 "다른 선수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배우는 재미가 있다. 선생님들도 체계적으로 지도해주시기 때문에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 김민규(왼쪽)가 27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14 난징 하계유스올림픽 페루와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페르난도 파체코에 앞서 헤딩으로 먼저 공을 따내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외국인 지도자를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기로 결정하면서 성인 대표팀부터 유소년 축구까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각 연령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대표팀 감독이 성인 대표팀 뿐 아니라 유소년 교육까지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U-15 대표팀을 이끌고 유스올림픽에 참가한 최영준 감독이 기술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한축구협회가 FIFA 월드컵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일단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미래를 보게 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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