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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6 D-1] ② 와일드카드가 불러올 대변화, '언더독'들의 대반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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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16 D-1] ② 와일드카드가 불러올 대변화, '언더독'들의 대반란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1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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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조 3위 가운데 상위 4개팀도 16강 진출, 12년전 그리스 같은 대이변 가능성…스페인-독일 위협할 유럽 1위 벨기에 전력도 관심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프랑스와 루마니아의 개막전 맞대결을 시작으로 한달 열전에 들어가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은 어느때보다도 '언더독'의 대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본선 진출국이 24개팀으로 늘어나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는 확률이 50%에서 66.67%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1992년과 2004년 대회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팀이 우승을 차지한 좋은 사례다. 1992년에는 본선진출에 실패했던 덴마크가 유고슬라비아의 제재로 본선에 오르는 행운을 누리더니 결국 우승컵까지 들어올렸고 2004년에는 그 누구도 우승후보로 평가받지 못했던 그리스가 토너먼트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며 정상에 올랐다.

유로2016도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조 3위 가운데 상위 4개팀도 토너먼트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조별리그에서 힘을 덜 빼도 된다. 조별리그에서 힘을 아꼈다가 16강부터 올인하는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 덴마크와 그리스도 조2위로 토너먼트에 오른 뒤 깜짝 우승을 차지한 경우이기 때문에 조 3위 가운데에서 우승팀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 FIFA랭킹 2위이자 유럽 1위 벨기에, 스페인-독일-프랑스-잉글랜드 4강을 위협한다

유로2016에 출전하는 24개팀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팀은 독일도 아니고 스페인도 아닌 벨기에다. 벨기에는 6월 기준 FIFA 랭킹에서 2위로 독일(4위), 스페인(6위)보다 더 높은 순위에 있다. FIFA 랭킹만 놓고 본다면 벨기에가 우승후보 1순위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FIFA 랭킹이 대회의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또 벨기에가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을 차지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우승 가능성이 스페인, 독일은 물론 프랑스와 잉글랜드보다 더 떨어지는 요소들이다.

다만 벨기에가 1980년대 '붉은 악마'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멤버도 쟁쟁하다.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첼시) 외에도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얀 베르통언(이상 토트넘 핫스퍼), 토마스 베르마엘렌(FC 바르셀로나) 등 탄탄한 수비진이 있고 에당 아자르(첼시), 로멜루 루카쿠(에버튼), 케빈 데 브루잉(맨체스터 시티) 등 공격진도 믿음직스러워 '슈퍼 언더독'으로 분류된다.

다만 루카쿠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벤테케(리버풀) 등 최전방 공격수들의 득점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벨기에의 약점이다. 예선에서 팀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벤테케 등 최전방 공격진이 아닌 데 브루잉과 아자르(이상 5골) 등 공격 2선이다.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4골을 넣었지만 정작 벤테케는 1골에 그쳤다.

또 벨기에가 이번 대회 죽음의 조에 속하는 E조에 편성된 것도 마음에 걸린다. 프랑스, 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같은 우승후보와 같은 조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스웨덴, 아일랜드 등 전력이 비슷비슷한 팀끼리 뭉쳤다. 벨기에가 자칫 한 경기라도 망치게 된다면 16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 처음으로 유로 본선에 오른 언더독, 16강 진출 가능할까

유로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한 국가들도 언더독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 가운데 가장 유심히 지켜볼 팀이 웨일스다.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을 중심으로 하는 웨일스는 벨기에에 이어 B조 2위로 유로 본선에 합류했다. 미드필드진의 조 레들리(크리스탈 팰리스)와 애론 램지(아스날)를 비롯해 수비진에는 애쉴리 윌리엄스(스완지 시티) 같은 경험 많은 선수들도 있다.

누구도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았던 아이슬란드도 A조 2위로 유로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FIFA 월드컵 본선도 오른 적이 없는 아이슬란드는 아이두르 구드욘센(몰데)와 알프레드 핀보가손(아우스크수브르크), 아론 군나르손(카디프 시티), 길피 시구르드손(스완지 시티) 등을 앞세워 이변을 노린다.

처음으로 출전했던 월드컵인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16강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던 슬로바키아도 이번에 처음으로 유로 본선에 진출했다. 마렉 함식(나폴리)와 마르틴 스크레텔(리버풀), 노르베르트 기욤베르(AS 로마) 등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대를 건다. 알바니아도 첫 출전이다.

다만 이들 팀들이 16강에 오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일단 메이저 대회 출전 경험이 적다는 것이 약점인데다 조별리그에서 맞붙을 팀이 만만치 않다. 웨일스와 슬로바키아는 잉글랜드, 러시아 등과 함께 B조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일단 최소 한 팀은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지만 두 팀이 모두 떨어질 수도 있다.

그나마 아이슬란드는 해볼만하다. 포르투갈이 F조에서 1강으로 꼽히는 가운데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비교적 만만한 팀들과 대결이기 때문에 16강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알바니아는 프랑스, 루마니아, 스위스와 A조에 들어있어 힘겨워 보인다.

◆ 포르투갈과 스웨덴, 원팀 아닌 원맨팀의 한계 극복할 수 있을까

또 다른 '언더독'이 있다면 바로 포르투갈과 스웨덴이다. 분명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지만 우승후보나 강팀의 대열에 올려놓기엔 다소 모자람이 있다. '원맨팀'으로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이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없이는 안되는 팀이 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호날두가 부진하자 힘을 쓰지 못했다. 독일과 조별리그에서 4-0으로 대패했고 미국과 경기에서는 2-2로 비겼다. 가나를 2-1로 꺾으며 미국과 함께 승점 4가 됐지만 독일전 대패가 영향을 미쳐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유로2016 조별리그에서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아이슬란드 등 비교적 약체들과 맞붙기 때문에 16강 진출은 무난할 전망이다. 그러나 F조 1위를 차지한다고 봤을 때 16강에서 맞붙을 팀이 바로 E조 2위팀이다. E조에는 벨기에, 이탈리아, 스웨덴, 아일랜드 등이 있다. 포르투갈이 자신있게 이긴다고 볼 수 있는 팀들이 아니다.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보유허고 있으면서도 월드컵에서는 2006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본선에 오르지 못했고 유로 대회 역시 2008년과 2012년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역시 벨기에, 이탈리아, 아일랜드와 같은 조여서 16강에 오른다고 확실하게 보장하기 힘들다.

웨일스 역시 베일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의 실력이 고만고만해 베일 '원맨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포르투갈, 스웨덴, 웨일스 등이 원맨팀의 한계를 극복한다면 우승후보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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