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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조추첨 조작 없다던 블래터 전 FIFA회장, '목격했다' 폭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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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조추첨 조작 없다던 블래터 전 FIFA회장, '목격했다' 폭로 파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14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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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언론 라나시온 통해 조작 폭로…"구슬 온도 다르게 만들어 국가 구분 가능, 직접 목격"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세계 축구계에서 축출된 제프 블래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과거에 조추첨이 조작된 사례가 있다고 폭로했다. 과거 블래터 전 FIFA 회장은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 등에서 조추첨이 없다고 부인했기 때문에 이번 발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미러와 메트로는 14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언론 라나시온과 블래터 전 FIFA 회장의 인터뷰를 인용, "블래터 회장이 조추첨 조작이 있었음을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같은 대회에서 조추첨 조작설은 이미 오래된 논란이다. 2005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렸던 독일 월드컵 조추첨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TV 방송 채널스카이 이탈리아가 "로타어 마테우스가 아시아 4개국과 북중미 3개국이 속한 4그룹 팀들의 조를 정할 때 의도적으로 이탈리아가 속한 E조에 미국을 뽑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방송은 "마테우스가 팀을 고를 때 포트 안에 들어있던 공은 뜨거운 공과 차가운 공이 있었다"며 "온도차를 이용해 공을 골라내 이탈리아의 조에 일부러 미국을 골라 뽑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마테우스는 독일 빌트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미친 것이나 다름없다. 어이가 없다"고 부인했다. 블래터 회장 역시 "이탈리아인들은 종교보다 더 광적으로 축구에 몰입한다. 축구는 삶 그 자체여서 감정이 격앙된 것 같다"며 "이탈리아가 속한 조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루머를 사실로 받아들이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에 블래터 회장이 폭로한 방식과 11년 전 이탈리아 방송이 주장한 것이 같다는 점에서 실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블래터 회장도 라나시온과 인터뷰에서 "조추첨이 조작된 것을 직접 내 눈으로 본적이 있다. 유럽 대항전이었다. 오직 한 팀이 조작을 시도했고 이탈리아가 속한 조와 관련이 있었다"며 "조추첨 구슬을 뜨겁거나 차갑게 만들어 구분할 수 있다. 내가 바로 목격자"라고 말했다. 온도차를 다르게 해서 조추첨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상 실제로 일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블래터 회장은 자신의 재임기간에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블래터 회장은 "나는 조추첨에 나서지 않았다. 다른 회장들은 스스로 조추첨 구슬을 뽑곤 했다"며 "나는 끝까지 깨끗했다"고 주장했다.

블래터 회장은 자신의 전임이었던 주앙 아벨란제 전 회장이 재임했던 시절에 FIFA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월드컵 등에서 조추첨에 직접 관여하기도 해 그가 과연 도덕적으로 깨끗한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의 이번 발언이 조추첨을 충분히 조작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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