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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WKBL, '희대의 사기극' 첼시 리-하나은행 전리품 처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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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WKBL, '희대의 사기극' 첼시 리-하나은행 전리품 처리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15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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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생증명서 등 특별귀화 심사서류 위조 발표…개인상-하나은행 준우승 박탈 확실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첼시 리(27·부천 KEB하나은행)가 지난 시즌 한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특별귀화까지 시도한 것은 '희대의 사기극'으로 판명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WKBL도 지난 시즌 첼시 리의 6관왕 수상과 함께 소속팀 KEB하나은행의 준우승 박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금 외사부는 15일 "첼시 리가 제출한 자신과 아버지라고 밝혔던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첼시 리가 제출한 서류 가운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행했다는 본인의 출생증명서와 미국 국무성에서 발행했다는 아버지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 모두 위조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검찰은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첼시 리가 아버지라고 주장한 인물도 실제 인물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 검찰 조사 결과 첼시 리(오른쪽)가 자신이 한국 혈통이라고 주장하며 제출했던 서류가 모두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첼시 리가 받은 개인상 6관왕과 소속팀 부천 KEB하나은행의 준우승이 모두 취소됨은 물론 WKBL의 신뢰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사진=스포츠Q(큐) DB]

◆ 외국인 선수가 국내 선수 자격으로 WKBL서 활약하고 상까지 받았다

결국 첼시 리는 국내 선수 신분이 아닌 외국인 선수였고 KEB하나은행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채 시즌을 치른 셈이다.

첼시 리가 KEB하나은행에서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로 뛸 수 있었던 것은 부모 또는 조부모가 한국인인 외국인 선수를 국내 선수로 인정한다는 WKBL의 규정 때문이다. 첼시 리는 이 규정을 악용해 국내 선수 신분으로 KEB하나은행에서 뛰었고 신인상과 베스트5, 득점상, 야투상, 리바운드상, 윤덕주상 등 개인 6관왕을 차지했다.

또 KEB하나은행도 첼시 리를 앞세워 옛 팀인 부천 신세계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춘천 우리은행(현재 아산 우리은행)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가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가 쌓았던 기록과 KEB하나은행의 성적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WKBL 관계자는 "사실상 첼시 리의 사기극에 놀아나면서 지난 시즌의 모든 성적이 의미가 없어졌다"며 "오는 20일 재정위원회를 통해 첼시 리와 KEB하나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될 계획이다. 사실상 첼시 리는 퇴출되고 KEB하나은행의 준우승 자격이 박탈되는 것이 중론으로 모아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서류 검토 과정에서 허점…하나은행 구단주도 사임 시사

하지만 WKBL도 이번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첼시 리가 과연 부모 또는 조부모가 한국인인 '하프 코리안'인지를 놓고 지난 시즌 개막 전부터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때마다 WKBL은 서류가 확실하다는 이유로 묵살해 일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일을 통해 WKBL 신뢰에도 금이 갔다.

한 구단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이 첼시 리를 영입한다는 얘기가 있었을 때 서류 조작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WKBL은 첼시 리의 출생 관련 서류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책임을 져야 한다면 WKBL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 농구계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이 영입을 시도하기 전에 이미 모 구단도 첼시 리에 관심을 가지고 영입하려 했다"며 "하지만 당시 구단은 첼시 리가 하프 코리안이 아닌 것 같다며 스스로 영입을 철회했다. 그런데 이를 KEB하나은행이 영입을 강행하면서 일을 키웠다"고 책임을 KEB하나은행에 물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KEB하나은행은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검찰의 발표가 나온 뒤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첼시 리 문서 위조사건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향후 첼시 리와 에이전트에 대해 강력한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문서 위조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장승철 구단주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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