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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손흥민-석현준 첫 공격듀오 발탁, 올림픽 와일드카드 차선책 명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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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손흥민-석현준 첫 공격듀오 발탁, 올림픽 와일드카드 차선책 명운은?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6.27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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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제도 도입된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처음…공격 강화 대신 수비 안정은 떨어져

[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나이 제한을 받지 않는 선수 3명을 발탁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2명의 공격자원을 뽑았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시행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명만 뽑았던 지난 다섯 차례 대회와 전혀 다른 구도다.

신태용 감독은 27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18명의 올림픽대표팀 선수를 발표하고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과 석현준(25·FC 포르투), 장현수(26·광저우 푸리) 등 3명의 와일드카드를 포함시켰다.

그동안 손흥민과 장현수의 발탁은 발표됐지만 남은 1명의 와일드카드로 누가 발탁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결국 원했던 홍정호(27·아우크스부르크)가 소속팀 차출 반대로 올림픽대표팀에 들지 못해 석현준이 대신 발탁됐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대표팀 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드러난 수비 불안, 와일드카드 보강 실패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1월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선수권에서 수비 불안을 그대로 드러냈다. 일본과 결승전에서 2골을 먼저 넣고 3골을 내리 잃으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이 가장 좋은 예였다. 이후에도 올림픽대표팀의 수비는 나아질 줄 몰랐다.

올림픽대표팀 포백 수비가 불안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대부분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전으로서 경기에 나서는 기회가 제한적이다보니 경기력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신태용 감독은 와일드카드 3장 가운데 2장을 수비 자원 보강에 사용하려고 했고 장현수와 홍정호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홍정호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차출 불허로 올림픽대표팀 소집이 불발됨에 따라 신태용 감독은 석현준으로 눈을 돌렸다. 공격자원 2명을 보강한 것이 신태용 감독의 '승부수'가 아니라 '차선책'이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석현준은 스페인, 체코와 가진 A대표팀의 원정 2연전에서 유럽 선수들 사이에서도 힘이 돋보였다. 그동안 김현(제주 유나이티드)이 해줬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접촉하기 전부터 미디어를 통해 올림픽 출전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믿음이 갔고 A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마지막까지 황의조(24·성남FC)와 경쟁했다”고 밝혔다.

기존 손흥민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윙포워드로 쓰려고 한다.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서 후배들과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키겠다”며 “팀에 합류하면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내 머리에 있는 전술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합류가 유력했던 홍정호가 발탁되지 못한 배경도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올림픽 티켓을 따자마자 바로 접촉했고 4월 독일에 가서 점심을 함께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무조건 같이 가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 구단에서 선수 부상과 이적을 이유로 차출을 반대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수비수들이 조직적으로 잘 맞춘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대표팀의 수비가 불안하다고 했지만 무실점 경기도 많이 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신태용호는 지난해 3월 출범 후 총 25경기에서 15승 8무 2패를 기록했다. 일본과 모로코에 패했는데 2골차 이상 패배는 없었다.

▲ 신태용 감독이 석현준을 와일드카드로 뽑으면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공격자원에 2명의 와일드카드를 발탁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 손흥민 소속팀 일정 때문에 피지와 조별리그 첫 경기 결장

와일드카드 선수들의 합류 시점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다음달 26일과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31일에 살바도르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8월 4일 열릴 첫 경기 피지전에 결장한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이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오는데 비행시간이 너무 길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결과 피지전에는 휴식을 주기로 했다”며 “독일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 분수령은 독일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석현준은 포르투에서 프리시즌 훈련을 하다가 다음달 19일 상파울루에 차릴 베이스캠프에 합류한다”며 “장현수는 다음달 23일 옌볜 푸더와 리그 경기를 치르고 25일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을 다양하게 살펴보지 못한 이유로는 “이미 지난달 대한체육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예비 명단 35명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비 명단 안에서만 와일드카드를 발탁해야 한다는 것이 신태용 감독의 설명이다.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윤영선(성남FC)이나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기희(상하이 선화)도 같은 이유로 데려갈 수 없었다고 했다.

대표팀 명단을 18명으로 추려야 하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신태용 감독은 “23명과 18명의 엔트리는 하늘과 땅 차이다. 명단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2~3가지 이상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며 “올림픽에서는 여러 전술을 준비하는 것보다 주 전술 하나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손흥민은 공격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다. 장현수 역시 중앙 수비와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전천후 자원이다. 신태용 감독의 의중이 엿보이는 선택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홍명보 전 감독은 예비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을 모두 런던에 데려갔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신태용 감독은 “리우데자네이루까지 27~30시간 동안 비행기로 이동한 뒤 정상적인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데려갔다가 경기에 뛰지 못하면 소속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선수 입장에서도 실망이 크다”며 “의견이 분분했지만 발표하지도 않고 데려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브라질 도착 후 일정에 대해 “다음달 19일에 브라질에 들어가 24일에 이라크와 비공개로 경기를 치르고 29일에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다”며 “스웨덴전에는 손흥민을 제외하고 모두 합류하기 때문에 초점을 맞춰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손흥민은 다음달 31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8월 4일 열리는 피지전에는 휴식을 취한다. [사진=스포츠Q(큐) DB]

◆ 현재 올림픽대표팀 경기력은 60~70점, 하루에 1점씩 높여 100점으로?

현재 대표팀의 전력을 냉정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은 “런던 올림픽 멤버들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4년 전에는 절반 정도가 국가대표 멤버였지만 지금은 권창훈(수원 삼성) 한명뿐”이라며 “하지만 모든 것들을 계산하고 뽑은 명단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현재 대표팀의 점수를 매기자면 60~70점이다. 브라질에 도착해서 100점을 만드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며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도 부족한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브라질에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신태용 감독은 “미드필더들이 2선 침투 능력, 공격진과 연계 능력이 좋다. 그래서 2선 선수들이 득점이 많다는 것이 강점”이라면서도 “K리그 선수들은 경기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박용우, 이찬동은 주전으로 꾸준히 나왔고 최근 문창진이 주전으로 나오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하지만 “양측 풀백 심상민과 이슬찬이 소속팀 경기에 출전을 못했다”며 우려했다.

와일드카드 외에 유일하게 공격수로 뽑힌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의 합류 시점은 다음달 21일로 예상했다. 현재 팀의 프리시즌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잘츠부르크는 다음달 12일과 19일 FK리에파자(라트비아)와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차 예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4월 잘츠부르크 구단 관계자와 약속한 것이라 지켜야 한다”며 “프리시즌 훈련을 하고 경기를 뛴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이르면 21일, 늦어도 22일에 합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찰 선수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동생들을 잘 챙기는 인성을 고려하고 가교 역할을 할 선수에게 주장직을 주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배려에도 국내 훈련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신태용 감독은 “다음달 4일 소집돼 1박2일 동안 소양 교육을 받고 행정 절차를 마무리해 18일 출국한다”며 “연맹이 일정도 바꾸려고 노력했고 FA컵 일정도 바꿔서 출정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음달 20일 경기는 연맹에서 양보해 일정을 조절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와일드카드를 보내주신 구단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수단을 꾸리는 부분에 큰 도움이 됐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신태용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18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 한국 올림픽 축구 역대 와일드카드 활용 현황(출전-골)
△ 1996 애틀랜타 (11위, 비쇼베츠 감독)
= DF 이임생 2-0, MF 하석주 3-0, FW 황선홍 2-0
△ 2000 시드니 (9위, 허정무 감독)
= DF 강철 3-0, MF 김상식 3-0, FW 김도훈 3-0
△ 2004 아테네 (6위, 김호곤 감독)
= MF 유상철 4-0, MF 정경호 4-0
△ 2008 베이징 (10위, 박성화 감독)
= DF 김동진 3-1, MF 김정우 3-0
△ 2012 런던 (동메달, 홍명보 감독)
= GK 정성룡 5-0, DF 김창수 4-0, FW 박주영 6-2
△ 2016 리우 (신태용 감독)
= DF 장현수 FW 손흥민 FW 석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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