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리우, 희망을 뛴다] (13) 여자배구 40년 비원 떠받치는 '유일 리베로' 김해란의 살신디그
상태바
[리우, 희망을 뛴다] (13) 여자배구 40년 비원 떠받치는 '유일 리베로' 김해란의 살신디그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7.27 2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림픽 여자배구> 신구조화로 똘똘 뭉친 대표팀, 40년만의 올림피아드 메달 정조준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국배구는 핸드볼, 하키 등과 더불어 여자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딴 구기 종목이다.

이중에서도 이정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아쉽게 4위에 그쳤기 때문에 더욱 메달을 향한 도전이 간절하다.

공격에는 런던에서 MVP를 차지한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다. 하지만 스파이크를 때리기 이전 단계에서 흔들린다면 팀이 승리할 확률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이정철호'에서 유일한 리베로 포지션으로 리우 올림픽에 나서는 김해란이 자신의 올림피아드 첫 메달을 노린다. [사진=국제배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최후방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리베로 김해란(32‧KGC인삼공사)의 비중이 적지 않은 이유다. 4년 전 동메달을 아깝게 놓친 뒤 다시 리우에 출정하는 5명 멤버 중 언니인 김해란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네덜란드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거쳐 리우에 입성한다.

◆ 생애 두번째 올림픽, '감독의 믿음-동료지지-남편 외조' 있기에

한국은 리우 올림픽에서 조금은 이색적인 라인업을 내세운다. 리베로를 김해란 한 명으로만 두기로 한 것이다.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1만 수비(리시브 성공+디그)를 달성한 김해란의 빼어난 수비력이 그 배경이 될 수 있다. 이정철 감독은 국제대회 경험(126경기 출전)이 많은 김해란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최근 행보가 매우 좋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디그 1위(세트 당 6.313개)에 오른 김해란은 지난 5월 22일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자랑했다. 이 무대에서 총 59개의 디그를 성공, 세트 당 2.27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전체 8위에 자리했다.

김해란의 탄탄한 수비가 밑바탕이 됐기에 한국은 도쿄에서 2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 김해란은 지난 시즌 V리그 디그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최정상 리베로임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사진=국제배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이정철 감독은 김해란을 주전 리베로로 두고 실제 리베로 역할을 하는 남지연을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 리시브가 흔들리는 레프트가 후위로 이동할 때 투입하는 방법을 택했다.

대표팀의 수비력 안정을 위한 조치다. 남지연과 김해란이 후위에서 함께 든든히 받쳐준다면 김연경, 양효진, 김희진 등 공격요원들의 심적 부담을 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해란은 대표팀 선수 12명 중에 세 번째로 나이가 많다. 맏언니 이효희(36‧한국도로공사)와 남지연(33‧IBK기업은행)의 뒤를 이은 ‘넘버 3’다.

베테랑 중에서 막내이지만 런던 올림픽 경험은 김해란이 유일하다. 이효희는 이번이 첫 올림피아드이며, 남지연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가장 최근의 올림픽을 뛰었고 눈앞에서 동메달을 놓쳤기 때문에 메달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어린 선수들도 코트에서 리더십이 뛰어난 김해란을 많이 의지하고 있다.

김해란은 스포츠인 부부로도 유명하다. 그의 남편인 조성원은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김해시청과 울산현대미포조선, 코레일 등에서 선수로 뛰었고 지난해 유니폼을 벗었다. 현재는 관동대 축구팀 코치를 맡고 있다. 조 코치는 김해란이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한창일 때는 집안일을 도맡아서 하는 등 외조에 힘쓰고 있다.

이정철 감독과 대표팀 동료들, 그리고 남편의 든든한 지지 속에 올림픽 첫 메달의 꿈을 키우고 있는 김해란이다.

▲ 한국은 주포 김연경(오른쪽) 외에도 양효진(왼쪽)이 가운데에서 잘 버티고 있다. 공격의 다양화가 구현된다면 40년 만의 메달도 꿈은 아니다. [사진=스포츠Q DB]

◆ 위대한 도전 나서는 이정철호, 첫 결전 '한일전'에 초점 맞춘다

40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세계랭킹 9위)은 첫 경기부터 숙명의 라이벌 일본(5위)과 맞붙는다. 8월 6일 리우 올림픽 첫 상대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4년 전 런던 대회에서 한국에 쓰라린 3-0 패배를 안긴 호적수. 동메달이 걸려 있는 3-4위전에서 패해 그 아픔이 더했다.

한 번 아픔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데이터 출처=국제배구연맹>

이정철 감독은 “지난번 세계예선전의 승리로 정신적인 부분은 확실히 다져졌다고 생각한다. 일본선수 중 나가오카와 사오리를 봉쇄해야 한다. 일본은 변칙 공격에 능한 팀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수비 시스템을 갖춘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일본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면서 연습도 많이 했기에 자신은 있다. 첫 경기에서 이겨야 8강, 4강, 더 나아가 결승까지 갈 수 있으므로 꼭 승리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리우에서 목표는 메달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목표 의식을 갖고 즐거운 마음으로 올림픽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일본과 경기에 이어 9일 러시아(4위), 11일 아르헨티나(12위), 13일 브라질(2위), 14일 카메룬(28위)과 차례로 격돌한다.

▲ 이정철 감독은 리우 올림픽 첫 경기인 한일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스포츠Q DB]

■ [Q] 아시나요? 역대 올림픽 여자배구에서 한국이 일본 다음으로 많이 출전한 것을

1964년부터 시작된 올림픽 여자배구에서 금메달을 따낸 나라는 모두 5개국이다. 옛 소련이 4개, 쿠바가 3개로 1,2위에 올라 있고 나란히 은메달 2개씩을 수확한 일본, 증국, 브라질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따낸 동메달이 유일하지만 올림픽 코트는 오랫동안 지켜왔다. 리우 올림픽까지 12회로 최다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에 이어 11회로 본선 출전 랭킹 2위다.

일본은 1964년 안방에서 올림픽 초대 챔피언에 오른 뒤 2연속 은메달, 1976년에 다시 금메달로 전성기를 누린 뒤 서방세계가 보이콧한 1980년 모스크바 대회를 건너뛰었다. 이후에는 2000년 대회 한 번만 거르고 모두 본선 코트를 밟았다. 일본은 금, 은, 동메달을 2개씩 수집했지만 1996년엔 9위로 추락한 적이 있다.

한국은 모스크바 대회와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1992년, 2008년을 제외하곤 나머지 대회에서는 메달 신화를 향해 도전해왔다. 한국은 1972년, 2012년 동메달 결정전에서 각각 북한, 일본에 패해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한국과 동률은 종주국 미국이다. 1972년부터 3회 연속 본선에 나서지 못했지만 1984년 홈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이고 2014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미국은 지난 두 대회 연속 버금자리에 그친 것을 포함해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아직 무관의 제왕이다.

반면 브라질은 1980년 데뷔부터 최다 10회 연속 본선 출전기록으로만 출전랭킹 4위에 올라 있다. 1996,2000년 연속 동메달로 예열한 뒤 2008, 2012년 결승에서 연속 미국을 꺾은 여세를 몰아 홈에서 최다 3회 연속 우승(타이)에 도전한다.

중국도 9회 연속 출전으로만으로 랭킹 5위. 1984년 올림픽에 데뷔하면서 미국을 꺾고 첫 금메달을 따낸 뒤 금 1, 은 1, 동메달 2개를 보태 세계강호 자리(현 세계 2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랭킹 6위는 8회 출전한 쿠바. 하지만 런던에 이어 리우에서도 연속 볼 수 없게 돼 쇠락한 강호로 잊혀져가고 있다. 1992년부터 유일하게 3회 연속 금메달을 휩쓴 ‘발리볼 쿠바’의 아성은 2004년 동메달, 2008년 4위로 허물어지기 시작해 연속 예선 관문도 뚫지 못한 채 세계랭킹도 38위까지 추락했다.

리우 올림픽을 통해 데뷔하는 나라는 아르헨티나(세계랭킹 12위), 푸에토리코(16위), 카메룬(21위) 등 3개국이다. 이들 트리오의 돌풍에 따라 8강 이후의 대진운과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리우 본선 출전국 중 세르비아는 2008년 데뷔무대에서 5위로 도약했고 네덜란드는 1992년 6위로 출발했다.

역대 최대 반란은 두 번 나왔다. 데뷔 대회에서 일약 포디엄에 오른 것이다. 1972년 뮌헨 대회에서 북한이 처음 출전한 뒤 승승장구하더니 한국을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이어 불가리아도 1980년 첫 출전에 동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이들은 데뷔전만 치른 뒤 이후 본선 무대에서는 종적을 감췄다.

■ 역대 올림픽 여자배구 한국 성적과 입상국가

- 1964 도쿄 (본선 6팀) = 한국 6위 / 금 일본- 은 소련- 동 폴란드

- 1968 멕시코시티 (8팀) = 한국 5위 / 금 소련- 은 일본- 동 폴란드

- 1972 뮌헨 (8팀) = 한국 4위 / 금 소련- 은 일본- 동 북한

- 1976 몬트리올 (8팀) = 한국 동메달 / 금 일본- 은 소련- 동 한국

- 1980 모스크바 (8팀) = *한국선수단 불참 / 금 소련- 은 동독- 동 불가리아

- 1984 LA (8팀) = 한국 5위 / 금 중국- 은 미국- 동 일본

- 1988 서울 (8팀) = 한국 8위 / 금 소련- 은 페루- 동 중국

- 1992 바르셀로나 (8팀) = *한국 예선탈락 / 금 쿠바- 은 독립국가연합- 동 미국

- 1996 애틀랜타 (12팀) = 한국 6위 / 금 쿠바- 은 중국- 동 브라질

- 2000 시드니 (12팀) = 한국 8위 / 금 쿠바- 은 러시아- 동 브라질

- 2004 아테네 (12팀) = 한국 공동5위 / 금 중국- 은 러시아- 동 쿠바

- 2008 베이징 (12팀) = *한국 예선탈락 / 금 브라질- 은 미국- 동 중국

- 2012 런던 (12팀) = 한국 4위 / 금 브라질- 은 미국- 동 일본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