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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17) 8년 되돌려차는 차동민 '금빛 회복', 그것도 첫 태권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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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희망을 뛴다] (17) 8년 되돌려차는 차동민 '금빛 회복', 그것도 첫 태권역사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31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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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태권도> 베이징 대회 이후 8년만에 금메달 도전, 런던의 아픔 씻을 나이 서른의 마지막 기회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불과 4번의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 10개를 수확했을 정도로 전통 '금밭'이다.

이같은 종주국 득세로 인해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특정 국가가 남녀 8개 체급 가운데 최대 4개 체급까지만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는 규정이 바뀌어 세계태권도연맹(WTF) 올림픽랭킹 6위 이내의 선수 또는 지역별 예선을 통과했을 경우 8개 전 종목에 출전이 가능해졌다.

한국 태권도는 규정 변경으로 5명의 태권전사를 출전시킨다.모두 WTF 올림픽랭킹 6위 이내에 들어 출전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에 따라 모두 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후보들이다.

5명의 태권전사 가운데 차동민(30·한국가스공사)은 유일하게 올림픽에 세 번째 출전하는 백전노장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차동민은 어느덧 30세의 노장이 돼 자신의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다짐하고 있다.

◆ 역대 올림픽 여섯번째 '멀티 금메달'로 멋진 피날레를

남자 80kg이상급은 올림픽 태권도에서 가장 멋진 장면을 만들어내는 체급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문대성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를 상대로 돌려차기로 멋진 KO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차동민은 이 체급에서 2회 연속 결승까지 오른 니콜라이디스와 맞붙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이 체급을 한국 선수가 3연속 석권했다.

그러나 런던 대회에서 차동민은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1번 시드를 받아 내심 2연패를 기대했지만 8강전에서 바흐리 탄쿨루(터키)에게 4-1로 지면서 메달권에서 탈락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시작해 2009년 동아시안게임, 2011년 세계선수권, 2012년 아시아선수권까지 최소 결승까지는 올라갔던 차동민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이기도 했다.

차동민은 이후에도 좀처럼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월드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도 16강에서 졌고 12월에도 가봉 선수에게 져 1회전 탈락하는 등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차동민은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검은 띠를 더욱 조여맸다. 차동민은 "4년 전에는 너무 자만했다. 당시에는 금메달에 내 이름이 박혀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런던에서 잃어버렸던 금메달을 이번에는 꼭 되찾아오겠다"고 다짐한다.

차동민이 리우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한다면 역대 6번째로 올림픽 태권도에서 멀티 금메달을 가져오게 된다. 자신에게 다시 없을 올림픽이기에 더욱 금빛 발차기가 간절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미들급 정상에 오르며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는 라딕 이사예프(아제르바이잔)를 비롯해 2013년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사자드 마르다니(이란),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안토니 오바메(가봉) 등 경쟁자가 수두룩하다. 마치 정글과 같은 이 체급에서 차동민이 8년 만의 정상 탈환으로 멋진 올림피아드 피날레를 장식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 출전에 도전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던 오혜리는 선수 생활 막바지인 20대 후반에 올림픽에 데뷔한다. 오혜리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 출전 기회로 생각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는 각오다. [사진=스포츠Q(큐) DB]

◆ 늦깎이 오혜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김태훈-이대훈 '훈 형제'의 금빛 발차기 기대

차동민에 이어 올림픽 태권도 대표팀 '넘버2'인 오혜리(28·춘천시청)는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에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물론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가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오혜리는 "베이징 대회와 런던 대회에서 언제나 선발전에 나섰지만 그 때마다 부상이나 경기력 저하 등으로 늘 탈락했다"며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칠 각오로 후회없이 경기를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주자를 들자면 역시 김태훈(22·동아대)과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이다. 김태훈은 남자 58kg급, 이대훈은 남자 68kg급에 각각 출전한다.

58kg급은 런던 올림픽에서는 이대훈이 첫 도전에 나서 결승까지 올랐지만 호엘 곤살레스(스페인)에게 분패해 금메달을 놓쳤다. 바로 이 체급에서 세계랭킹 2위 김태훈이 나선다.

▲ 남자 58kg급 세계랭킹 2위 김태훈은 올림픽 데뷔전에서 그램드슬램 완성을 노린다. [사진=스포츠Q(큐) DB]
<성적 출처=세계태권도연맹>

김태훈은 2013년 세계선수권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에 한 걸음만 남았다. 김태훈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도 제패해며 가장 유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이대훈도 체급을 올려 런던 올림픽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다. 이 체급에서는 런던 올림픽 당시 자신에게 아픔을 안겼던 곤잘레스가 출전하기 때문에 결승서 다시 맞붙을 수도 있다. 이미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등에서 두 차례씩 금메달을 따냈던 이대훈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여자 49kg급의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도 첫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한국이 처음 도전하는 체급이다. 베이징과 런던 대회를 통해 2연패했던 우징위(중국)가 최대 난적이지만 김소희는 젊은 패기로 도전에 나선다.

▲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이대훈은 4년 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사진=스포츠Q(큐) DB]

■ [Q] 아시나요? 올림픽 태권도에서 종주국 한국도 못이룬 출전사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한국 차동민이 리우에서 3회 연속 올림픽 코트에 나선다. 2004년 동메달, 2008, 20012년 2연패를 이룬 황경선에 이어 남자에서 한국 최다 출전사를 쓰게 된다.

그러나 1988, 1992년 시범종목을 거쳐 2000년부터 올림피아드 정식 경연에 나선 태권도에서 메달리스트로서 최다 4회 출전자로 개근한 태권전사는 2명 나왔다.

그 중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는 한국 선수들에게만 패해 연속 은메달에 그친 비운으로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2000년 데뷔한 뒤 2004년 홈에서 남자 80kg이상급 결승에 올랐지만 문대성의 뒤돌려차기 한방에 음메달에 머물더니 4년 뒤 베이징에서는 차동민에게 분패했던 것이다. 런던에서 공동 11위로 4번째 올림피아드를 접었다.

미국의 스티븐 로페스는 나이를 역류하는 도전으로 올림픽 태권도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2000년 남자 68kg급 금메달로 얼굴을 알린 뒤 2004년 한 체급 올려 80kg급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뒤 베이징에서는 동메달을 보탠 뒤 2012년 런던 대회에 출전, 공동 11위에 그쳤으나 다시 리우 올림픽 예선을 통과해 최다 5회 출전기록에 도전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회식 중계를 보면서 언젠가 올림픽 매트에 서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던 10세 소년이 이제 37세 9개월로 태권도 최고령 출전기록까지 쓰게 된다. 2000년 동메달리스트인 일본 태권여걸 오카모토 요리코가 2008년에 세운 최고령(26세 352일) 기록을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

2001년부터 9년 동안 세계선수권 5연패를 달성한 스티븐 로페스는 미국 태권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8년 남동생 마크(은메달), 여동생 다이애나(동메달)과 함께 3남매가 출전, 동반 메달까지 목에 걸어 올림픽 태권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니콰라과 이민가정 출신의 로페스 패밀리는 미국이 따낸 메달(금 2, 은 2, 동 4)의 45%를 책임졌다.

이란의 하디 사에이는 2000년 남자 동메달로 데뷔한 뒤 2004,2008년 2연패를 달성하며 스티븐 로페스, 황경선과 함께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2연패를 이룬 선수는 모두 5명. 이들 3명 외에 여풍으로만 금메달 5개를 따낸 중국의 우징위(49kg급 2008, 2012년), 천중(67kg이상급 2000, 2004년)이 있다. 멀티 금메달리스트는 모두 2연패로 장식했다.

차동민이 리우에서 8년을 거슬러 금빛 되돌려차기에 성공한다면 첫 '징검다리' 멀티 금메달리스트로 새로운 족적을 남기게 된다.

<데이터 출처=국제욜림픽위원회>

■ 역대 올림픽 태권도 한국 출전 전선수 성적

- 2000 시드니 (종합 1위) = 금메달 남 80kg이상 김경훈, 여 57kg 정재은, 여 67kg 이선희
                                  / 은메달 남 68kg 신준식

- 2004 아테네 (종합 2위) = 금메달 남 80kg이상 문대성, 남 57kg 장지원
                                  / 동메달 남 68kg 송명섭, 여 67kg 황경선

- 2008 베이징 (종합 1위) = 금메달 남 68kg 손태진, 남 80kg이상 차동민, 여 57kg 임수정, 여 67kg 황경선

- 2012 런던 (종합 3위) = 금메달 여 67kg 황경선
                               / 은메달 남 58kg 이대훈
                            
(여 67kg이상 이인종 공동5위, 80kg이상 차동민 공동9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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