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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고산의 섬' 네팔서 죽을 고비 헤친 13세 소녀 싱, '희망물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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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고산의 섬' 네팔서 죽을 고비 헤친 13세 소녀 싱, '희망물살' 가른다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0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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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수영 기록 7번 경신, 올 시즌 여자 배영 100m 기록과 10초차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앳된 얼굴의 13세 소녀가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네팔 대지진에서 살아남아 최연소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도전장을 던진다.

리우 올림픽 공식홈페이지는 2일(한국시간) “네팔 가우리카 싱이 리우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100m에 출전한다”며 “13세로 참가선수들 중 가장 어리고 유일한 10대”라고 전했다.

나이 말고도 싱에게 주목해야 할 점은 또 있다. 지난해 4월 발생했던 네팔 지진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올림피아드에 데뷔하게 된 것이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9000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 13살 소녀 가우리카 싱이 네팔 국가대표로 2016 리우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100m에 출전한다. 참가 선수 중 최연소이며 유일한 10대다. [사진=가우리카 싱 페이스북 캡처]

싱은 지진이 일어났을 때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리우 조직위와 인터뷰에서 싱은 “끔찍했다. 엄마와 남동생이랑 함께 도저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건물에 머물러 있었다”며 “지진을 느끼면서 가까스로 빠르게 계단을 내려왔다. 운이 좋게도 새로 지은 건물이라 무너지진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싱은 대지진 직후 네팔에 학교를 다시 짓기 위해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버지 파라스 싱 친구들의 뜻에 동참해 네팔 국내대회에서 받은 상금 200파운드(29만 원)을 기부했다.

어린 나이지만 싱은 네팔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나다. 11세 때 이미 네팔 전국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바넷 콥달 클럽에서 또래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는 두살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한 뒤 현재 런던에 살고 있다.

▲ 가우리카 싱은 의사인 아버지 파라스 싱을 따라 두살 때 영국으로 이주한 뒤 현재는 런던에서 살고 있다. 네팔에 학교를 다시 짓기 위해 모금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아버지 친구들의 뜻에 동참해 200파운드를 기부했다. [사진=파라스 싱 트위터 캡처]

또한 싱은 네팔 최고기록을 갖고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7차례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올림픽에 가고 싶었지만 너무 어렸기 때문에 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며 “한달 전에야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너무나 놀라웠다”고 밝혔다.

싱의 최고 기록은 1분08초12다. 올 시즌 여자 배영 100m에서는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호주 에밀리 시봄이 58초26로 가장 빨리 터치패드를 찍었다.

파라스 싱은 딸을 응원했다. “가우리카는 특별하다. 딸이 리우에서 가장 어린 선수가 됐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며 “부담감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64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네팔은 아직 메달을 따내지 못한 국가다. 수영에서는 1996년부터 남자 4명, 여자 5명이 출전했지만 3명이 기록한 47위가 최고성적이다. 2008년 카리시마 카르키(15세 29일)가 세운 네팔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도 싱이 오는 7일 여자 배영 100m 예선에 출전하는 날, 13세 255일로 경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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