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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챔피언' 다시 뛰는 세계랭킹 2위 펜서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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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챔피언' 다시 뛰는 세계랭킹 2위 펜서 김정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22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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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국제대회 금메달 중단…단체전에서 4년전 한 푼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결국 이번에도 최강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 최강의 벽은 쉽게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세계랭킹 2위 김정환(30·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세계랭킹 1위 구본길(25·국민체육진흥공단)이라는 큰 벽에 막혀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정환은 지난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에서 구본길과 혈투를 펼친 끝에 13-15로 졌다. 초반 한때 리드를 잡기도 했지만 세계 최강 구본길의 뒷심에 무너지고 말았다.

▲ 김정환(오른쪽)이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관중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전날 김지연(26·익산시청)을 꺾고 여자 사브르에서 금메달을 땄던 이라진(24·인천중구청)은 자신을 짓눌렀던 2인자의 설움에서 벗어났지만 김정환은 고지를 눈앞에 두고 또 좌절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세계랭킹 1위와 2위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한 계단 높은 구본길은 아시안게임 개인 2연패와 아시아선수권 두 차례 정상, 지난해 동아시아경기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단체전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김정환은 개인전에서 좀처럼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다.

김정환이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9년이 마지막이었다. 2007년 펜싱 월드컵 A급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그는 2009 아시아펜싱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개인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에서는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머물렀고 이날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금메달도 놓치며 징크스를 이어갔다.

너무나도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김정환은 “처음에는 색깔과 상관없이 메달 획득이 목표였다”며 “하지만 한 단계씩 올라갈수록 욕심이 커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후배 구본길과 후회 없이 멋진 경기를 펼쳐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예선전 목표는 구본길과 나란히 1·2위를 하는 것이었다. 결승에 만나는 것이었다”며 “운이 좋게도 그렇게 됐다. 나는 구본길을 최고의 라이벌로 생각하고 구본길 역시 나를 라이벌로 꼽는다”고 웃어보였다.

▲ 구본길(왼쪽)이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피스트에 주저 앉은 김정환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라이벌이었지만 경기 중에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김정환이 피스트에서 쓰러지자 구본길은 손을 뻗어 그를 일으켜 세웠으며 경기 도중 김정환이 손목 부상을 당했을 때는 한걸음에 달려가 걱정하기도 했다.

김정환은 “메이저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관중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존중이자 배려라고 생각했다”며 “후회 없이 멋진 경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 김정환의 시선은 24일 열리는 단체전을 향한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땄지만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에 44-45, 1점차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때 맛본 패배를 고스란히 되돌려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정환은 “4년 전 광저우 대회 결승에서 정말 아깝게 진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비록 개인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놓쳤지만 4년 전 단체전에서 아픔이 있기에 김정환은 다시 펜싱화 끈을 조여 맸다. 김정환의 아시안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김정환(오른쪽)이 2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에서 은메달을 확정지은 뒤 구본길과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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