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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임은경 "갑작스러운 인기 모든 게 엉망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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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임은경 "갑작스러운 인기 모든 게 엉망이었어"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23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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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지난 1999년 6월 신비한 소녀 한 명이 대한민국을 놀라움에 빠뜨렸다. 이 소녀는 한 통신사 CF를 통해 알 수 없는 표정과 미스터리한 느낌으로 수많은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신드롬은 대단했다. 정체가 알려진 후 이 소녀는 각종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쇄도했고 인기 절정을 달렸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한순간이었다. 영화의 몰락, 드라마에서의 연이은 캐스팅 실패 등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자취를 감췄다. 이런 시련의 연속이던 소녀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숙녀의 모습으로. 바로 임은경(30)이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 사진 노민규 기자]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근처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임은경은 여전한 미모를 자랑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팬들 속에서 모습을 완전히 감췄던 그녀는 10여 년 가까운 시간에도 전혀 노화하거나 예전의 신비한 빛을 잃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단 하나 그녀의 성격이나 이미지는 달라져 보였다. 예전에 신비하고 조용했던 소녀의 이미지는 서서히 사라지는 것으로 보였다. 그녀 스스로 이렇게 이미지를 바꾸려고 하려는 것이란다. 왜일까?. 그녀의 굴곡 많았던 인생 역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최고 인기 시절' 잘 알지도 못하고 날아가 버린 그때

99년 단 한편의 신비주의 CF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임은경은 벼락스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연예인으로서 어떤 준비도 없이 최고의 연예인 반열에 올랐다. 초반에는 몰랐지만 이런 행운이 그녀가 진정한 연예인이 되는 길을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름 아닌 부담감 때문이었다.

이런 부담감을 폭발시킨 계기가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투자금 100억 가까운 돈이 들어간 이 영화는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흥행에서 참패 중의 참패를 맛봤다.

"부담이 되지만 CF 촬영을 하다가 이런 큰 작품이 들어와서 감사했어요.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냥 감사하면서 촬영했죠. 그러나 긴장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오늘 한 연기. 얼마나 잘했나 등등. 편했다면 거짓말이죠. 촬영 당시 하루하루가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숙소에 와서 울기도 많이 울었죠. 다만 감독님이 매우 편하게 해주셨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흥행을 바란다는 것은 어쩌면 힘들 일이었죠."

 

영화의 참패는 임은경이라는 신비로웠던 소녀를 한순간에 연기력 부족한 초보 배우로 만들었다. 원망스러웠을 법도 했다. 하지만 임은경은 두 손을 저었다.

(이 영화에 대한) 원망은 없어요. 괜찮습니다. 오히려 같이 일했던 분들 고생이 많아 제가 죄송해요. 특히 100% 노력 한다고 했지만 100% 제 연기실력을 발휘 못한 것이 실망스러울 뿐이죠.

◆ 사람들과의 관계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어.

임은경을 실제로 만나보고 깊게 대화해 본 사람들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녀는 매우 착하다는 것이다. 혼자 분을 삭이고 혼자 고민하는 성격이 분명했다. 이런 성격은 연예인 활동을 하는 데 있어 큰 제약이 됐다.

"당시 갑작스러운 성공으로 인간관계의 문제가 많았어요. 정신적으로 뭔가가 갖춰져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른 연예인들을 대하기란 쉽지 않았죠. 오픈마인드로 소통을 못 했어요. 누군가 지적을 하면 위축됐고 헤어나오지도 못했고. 정말 괴로운 시간이 많았어요."

임은경의 이런 성격은 어린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람들의 관심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그도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 [사진=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포스터]

"CF 당시만 해도 제가 비밀에 싸여 있다 보니 그냥 학교 다니고 대중교통도 이용하고 편했어요. 연예인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어요. 쉽다고 느낀 거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방송에 나오면서 달라졌어요.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무리 힘들고 지치고 울고 싶어도 대범하게 앞장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어린 나이에 무서웠어요."

"이런 것을 돌파해야 했는데 멈춰지더라고요. 이렇게 깰 수 있는 벽을 못 깨니 주춤하고 위축된 거예요. 소통을 못하게 되고 점점 소심해졌어요. 원래 밝고 유쾌하고 쾌활한 성격이었는데 바뀐 거죠."

 

◆ 이제 30대 '나이를 먹으니 여유가 생겼다'

임은경은 이제 신비주의를 몰고 다니던 10대 소녀가 아니다. 뭇 남성들의 관심을 끌던 20대도 아니다. 이제 여성으로서는 원숙미를 갖추게 되는 30대다. 자신의 앞길을 막던 위축된 성격은 고쳐졌을까? 일단 임은경은 "그렇다"고 한다.

"지금은 내가 먼저 뭘 잘못했고 뭐가 부족한지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의연하게 변한 거죠. 또 친해지고 싶은 연예인들에게도 먼저 다가갈 수 있고요. 솔직히 노력 중인 거죠. 다만 여전히 무서운 것은 나이가 들다 보니 이에 맞는 행동 가짐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친해진 연예인은? 임은경은 지금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차승원은 여전히 친하다고 거론했다. *임은경은 KBS 2TV 주말드라마 '보디가드'에서 차승원과 연기를 함께했다.

 

 

◆ 예전의 인기를 다시 얻기 위한 '연기관' 그리고 '소녀의 꿈'

임은경은 예전의 인기를 다시 얻는 것이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기자로서 완성돼야 한다. 또 많은 작품을 소화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는 그녀는 자신의 뚜렷한 연기관을 확립했다. 
       
"제가 연기를 시작 할 때 워낙 어렸기 때문에 대부분 풋풋한 여고생 혹은 소녀 역만 했었어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도요. 지금은 주연만 고집하지 않아요. 괜찮은 조연도 해보고 싶어요. 제 연기 인생의 목표인 거죠, 이것들이."

다시 예전의 인기를 회복한다면 '인기 연예인 임은경'은 무슨 꿈을 꾸게 될까? 의외로 너무 소박한 답변이 돌아왔다. 여전히 순수함이 가득한 그녀였다.

"열심히 놀고 싶어요. 그동안 못 놀러 다닌 거, 못한 것들 다시 해보고 싶어요. 클럽도 다니고 싶고 어학연수를 가보고도 싶고, 조용한 시골 여행도 혼자서 해보고 싶어요. 특히 부모님이 장애가 있으셔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고 크게 기부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제 모든 작은 꿈들이죠."

 

◆ 새롭게 태어날 임은경의 '각오'

임은경은 연기자로서 인기스타의 자리를 찾겠다고 다짐했다. 분명 그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이뤄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을 한다는 것일까? 그녀의 각오에는 사고의 깊이가 느껴졌다.

"어느 분들한테는 말씀드린 적이 있어요. 예전처럼 이상을 바라고 잡고 싶다고요. 솔직히 30대지만 전 너무 늦다고 생각 안 해요. 오히려 20대의 공백기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연기에 대해 더 연구할 수 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마음의 준비가 다 됐습니다. 앞으로 내가 못했던 것을 하나씩 깨고 싶어요.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인 연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모태 솔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앞서 한 방송에서 그녀는 모태 솔로로 소개되면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모태 솔로요? 예전에도 좋아했던 남자가 있었어요. 모태 솔로 절대 아니예요. 30이 넘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지금 연애를 못 하고 있는 것뿐이지.(웃음)"

[취재 후기] 수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임은경을 만나 보니 여전한 미모와 신비한 매력을 가진 배우였다. 다만 임은경을 보고 있으면 심성이 너무 착해서 안쓰럽고 걱정까지 될 정도였다. 이처럼 착하고 순수한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게 될지 계속 지켜보는 일도 팬들로서는 재미있는 일일 듯 싶다.  그녀는 현재 복귀작을 검토 중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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