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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교황도 응원한 용기, 41위에도 난민 수영소녀가 화답한 '희망 물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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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교황도 응원한 용기, 41위에도 난민 수영소녀가 화답한 '희망 물보라'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07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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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디니, "올림픽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45명 중 41위. 뒤에서 4번째였지만 시리아 난민 수영 소녀 유스라 마르디니(18)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르디니는 7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수영 여자 접영 100m에서 1분9초21을 기록, 41위에 머물렀다. 출전 선수 45명 중 예선 성적 상위 16명이 진출하는 준결승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마르디니는 결과에 만족했다. 그는 2016 리우 올림픽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예선 통과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마르디니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 만들어진 난민 올림픽팀(ROT·Refugee Olympic Team) 소속으로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는 성적보다 중요한 희망이라는 가치를 품고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오랫동안 수영을 쉰 마르디니는 리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혔다. 그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2년 동안 수영을 쉬었고 원래 실력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쇼트코스선수권에서 시리아 대표로 출전했던 마르디니는 감동적인 사연으로 올림픽 개막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2014년 시리아를 탈출해 그리스로 가기 위해 에게해를 건너던 중 타고 있던 보트가 가라앉을 위기에 처했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마르디니와 그의 여동생은 바다에 뛰어들었다. 마르디니는 수영선수로서 능력을 발휘해 보트를 끌고 인근 섬까지 도착해 난민들을 구조했다.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그는 현재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이에 감동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마르디니를 비롯한 난민 대표팀에게 편지를 보내 격려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한다”며 “당신들이 보여주는 용기와 인내가 올림픽을 통해서 전세계에 평화와 연대가 울려 퍼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르디니는 11일 자유형 100m에 출전해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시험해 볼 기회를 가진다. 하지만 결과에 개의치 않고 지금보다 더 먼 곳을 내다보고 있다.

그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좋은 기회를 잡아서 훈련에 매진하고 싶다”며 “많은 성원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고 자유형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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