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SQ현장] '부산행' 프리퀄 '서울역', 더 지독하고 냉혹하다 (종합)
상태바
[SQ현장] '부산행' 프리퀄 '서울역', 더 지독하고 냉혹하다 (종합)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8.10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더 지독하고 냉혹하다. 연상호 감독이 그려낸 '부산행' 속 희망이 낯설었던 관객이라면, '서울역'을 더 반가워하지 않을까. '서울역'엔 '부산행'에 있었던 실낱같은 희망조차 없다.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서울역'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서울역'은 지난달 20일 개봉한 '부산행'의 프리퀄로, 좀비 바이러스가 어떻게 서울역을 점령해나갔는지 과정이 담겼다.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 류승룡, 심은경, 이준과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류승룡은 재난 상황 속 딸 혜선을 찾기 위해 나선 아버지 석규 역을, 심은경은 가출해 여관방에서 살다 좀비에 쫓기게 된 혜선 역을, 이준은 혜선을 이용해 근근이 돈벌이를 하며 살아가는 남자친구 기웅 역을 맡았다. 세 사람은 절박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배우들은 '서울역'에서 연기하며 느낀 점,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밝혔다. 특히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 '서울역'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친 배우 이준, 심은경, 류승룡 [사진=스포츠Q 이상민 기자]

'부산행'은 올해 첫 '천만 영화'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행'은 총 1029만 5138명이 관람했다. 프리퀄'인 서울역 시사회에도 많은 인원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 '부산행' 천만 돌파 후 첫 공식석상이다. 소감은.

연상호 감독= 너무 좋은 관객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 예상치못한 반응 때문에 스태프, 배우들과 행복했다.

- '서울역'은 

연상호 감독= 곤 사토시 감독을 좋아한다. '도쿄갓파더즈'란 작품의 콘셉트가 동경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말이 있었다. '서울역'을 기획하며 심야 뉴스에 짤막히 나올 수 있는 자잘한 사건의 총합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물론 좀비란 장르와 일관성있는 스토리로 연결이 되지만. 

- '서울역'과 '부산행'

연상호 감독= '서울역'과 '부산행'은 두 작품은 한 짝이지만 너무 다른 영화라고 생각했다. 예산적으로 그렇고, 애니메이션과 실사라는 표현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서울역'에서는 현 사회에서 느껴지는 집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면, '부산행'은 '이래야 되지 않냐'는 당위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서울역'이 개봉하면서 '부산행' 역시 원래의 내적의 결들을 점점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서울역'의 결말은 희망적이다? 

연상호 감독=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사는데, 그중 극단적인 생각을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애니메이션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 같다. 전작에서도 비관적인 엔딩을 그렸지만, 영화를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뭔가 생각하게 된다면 엔딩은 또다른 시작일 수도 있다. 

▲ 영화 '서울역'과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10일 '서울역'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사진=스포츠Q 이상민 기자]

- 전문 성우가 아닌 배우들에게 더빙을 맡기는 이유는? (연상호 감독은 '사이비' '돼지의 왕' 등 전작에서도 전문 성우가 아닌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양익준, 오정세, 권해효, 김혜나, 박희본, 김꽃비 등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연상호 감독= 내가 모두 창조한다기보단 사이를 채우는 톤이 필요할 때가 있다. 양익준, 오정세 같은 배우들이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배우를 기용했다. 배우들의 선녹음(연상호 감독은 완성된 영상에 목소리를 입히지 않고, 콘티를 보고 배우들이 먼저 녹음하는 방식을 택한다)을 통해 더욱 자유롭고, 뭔가를 계속 말하는 시끌시끌한 것에서 나오는 이질감을 얻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아직까지는 성우에 대한 정보가 배우에 비해 굉장히 적은 것 같다. 40~50대 목소리를 캐스팅한다고 했을 때 곧바로 캐스팅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카이:거울 호수의 전설' 경우, 성우 오디션을 거쳐 선녹음을 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고 길더라.

- '혜선'이 줄곧 원피스 차림이다. 재난영화에선 청바지같은, 보다 활동적인 의상이 어울릴 것 같은데. 혹시 페티시가 있나.

연상호 감독= 그런 쪽으로 페티시는 없다.(웃음) 모여사는 가출 청소년 팸에 대한 뉴스, 다큐멘터리를 참고했다. 폴로 티셔츠 원피스같은 스타일이 당시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이라고 들었다. 어울리지 않는 차림으로 사력을 다해 뛰어다니는 모습이 더 급박하게 보일 수 있겠단 생각도 있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