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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아픔 컸기에 강했다, 볼수록 매력적인 '짱콩' 장혜진의 2관왕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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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아픔 컸기에 강했다, 볼수록 매력적인 '짱콩' 장혜진의 2관왕 대관식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8.1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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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런던행 4위 탈락, 신궁 코리아 새로운 2관왕 탄생...4년 뒤 도쿄 대회서도 기대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런던 올림픽 선발전 때는 4위였지만 지금은 금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내 노력에 대한 상이다.”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명중시킨 장혜진(29‧LH)은 세계양궁연맹을 통해 이같이 기쁨을 표현했다. ‘약속의 땅’ 리우에서 ‘4등 궁사’라는 꼬리표를 뗀 그는 포디엄 가장 위에서 1인자의 기쁨을 만끽했다.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에 오른 새로운 양궁 여제의 대관식이다.

세계랭킹 6위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서 리사 운루흐(독일)에 세트점수 6-2(27-26 26-28 27-26 29-27)로 이겼다.

앞서 치른 준결승에서 대표팀 동료 기보배(광주시청)를 7-3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장혜진은 운루흐마저 제압하며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아울러 리우 올림픽 한국 선수단에서 첫 다관왕에 오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장혜진은 “강한 바람 때문에 동료가 실수하는 것을 봤다. 거기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다”며 “준결승 때는 그저 결승에 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팀 동료와 겨루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나라 선수와 맞붙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 주목도 낮았던 맏언니, 첫 올림피아드서 대형사고 치다

장혜진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은 나이에 빛을 본 늦깍이 케이스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활을 잡은 장혜진은 27살이던 2014년에야 월드컵 대회에서 첫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을 정도로 뒤늦게 이름을 알렸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는 대표 후보 선수 4명에 포함됐지만 끝내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최종 선발전에서 4위로 탈락해 런던행이 좌절된 것.

이번 리우 대회 선발전에서도 마지막까지 강채영(경희대)과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는 순간 뜨거운 눈물을 흘린 장혜진은 4년 전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된 강채영을 진심으로 위로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피아드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지만 세간의 관심은 그보다는 기보배와 최미선(광주여대)을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보배는 4년 전 런던 대회에서 2관왕을 달성한 한국 여자 양궁의 간판스타이고 최미선은 세계랭킹 1위인 데다, 리우로 떠나기 전 월드컵 등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때문에 개인전 금메달은 최미선과 기보배에게 조금 더 기대가 쏠렸다. 장혜진은 스포트라이트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장혜진은 대표팀 맏언니로서 기보배와 최미선을 잘 이끌었다. 기보배와 학교 다닐 때는 동기이지만 나이가 한 살 많아 주장 완장을 찬 장혜진은 단체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견인한 뒤 개인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 리우올림픽 최고의 스타, 도쿄로 가는 길 탄력 받았다

장혜진은 소위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스타로 이번 대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의 밝은 웃음과 애교 있는 몸짓, 시상대에서 흘린 뜨거운 눈물은 연일 관심의 대상이었다.

사실 올림픽 전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손연재, 이용대 등 스타 선수들에게는 물론이고 동료 기보배에게도 가려졌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4년 전 올림픽 선발전에서 4위로 탈락한 비운, 키가 작아 생긴 별명 ‘짱콩’ 등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또, 대회 전 그의 훈련과 인사가 담긴 영상은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리우에서 최정점을 찍은 장혜진은 이제 한국 양궁에서 아무도 이루지 못한 업적에 도전한다. 바로  최초의 올림픽 2대회 연속 개인전 우승과 2관왕이다. 앞서 박성현 전북도청 감독과 기보배가 이 기록에 도전했지만 개인전 우승에는 실패했다.

리우에서 환희는 잊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4년을 준비한다면 못 이룰 꿈은 아니다. 남다른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올림픽 챔피언이 된 장혜진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 역대 올림픽 여자 양궁 한국 성적

- 1984 LA = 개인 금메달 서향순, 동메달 김진호

- 1988 서울 = 개인 금메달 김수녕, 은메달 왕희경, 동메달 윤영숙
                    단체 금메달 (김수녕 2관왕, 왕희경, 윤영숙) *단체전 도입

- 1992 바르셀로나 = 개인 금메달 조윤정, 은메달 김수녕
                           단체 금메달 (조윤정 2관왕, 김수녕, 이은경)

- 1996 애틀랜타 = 개인 금메달 김경욱
                         단체 금메달 (김경욱 2관왕, 김조순, 윤혜영)

- 2000 시드니 = 개인 금메달 윤미진, 은메달 김남순, 동메달 김수녕
                      단체 금메달 (윤미진 2관왕, 김남순, 김수녕)

- 2004 아테네 = 개인 금메달 박성현, 은메달 이성진 *개인전 최다 6연패
                      단체 금메달 (박성현 2관왕, 이성진, 윤미진)

- 2008 베이징 = 개인 은메달 박성현, 동메달 윤옥희 *중국 우승
                      단체 금메달 (박성현, 윤옥희, 주현정)

- 2012 런던 = 개인 금메달 기보배
                   단체 금메달 (기보배 2관왕, 이성진, 최현주)

- 2012 리우 = 개인 금메달 장혜진, 동메달 기보배
                   단체 금메달 (장혜진 2관왕, 기보배, 최미선) * 단체전 최다 8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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