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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마른 최미선의 '강풍 성장통', 스무살 세계 1위는 다시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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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마른 최미선의 '강풍 성장통', 스무살 세계 1위는 다시 쏜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1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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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많이 불면 중심 흔들려" 현실로, 기보배-장혜진 서른줄... 도쿄 신궁 계보 이을 선두주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세계랭킹 1위가 종목을 막론하고 무너지고 있는 리우 올림픽이다. 양궁의 최미선(20·광주여대)도 그랬다. 예선에서 72발 700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남자 첫 주자 김우진이 16강에서 탈락한 순간과 닮았다.

168㎝, 53㎏. 양궁 선수치고는 마른 최미선은 대회 전 “체중이 적게 나가 바람이 많이 불면 중심이 흔들리는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태극낭자군 첫 주자로 나선 8강전 1세트 첫발에서 5점을 쏘면서 생애 첫 올림픽을 허무하게 마감했다. 초속 6m에 달하는 강풍에 당황했다. 상대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는 29점을 2번이나 쏴 최미선에게 6-0 완패를 안겼다.

◆ 충격적인 첫 경험, 값진 공부가 됐다

올림피아드 결승, 세계선수권 1위보다 더 힘들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최미선이었다. 쟁쟁한 선배들을 모조리 제치고 리우행 티켓을 거머쥔 그는 5월 콜롬비아 메데진, 6월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3관왕을 차지해 이번 대회 단체전, 개인전 2관왕 1순위로 거론됐던 터였다.

그래서 8강 탈락이 더 충격으로 다가온다. 단체전 8연패를 하는 과정에서도 최미선은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개인전에서는 대진운도 따라 기대를 모았다. 기보배와 장혜진이 4강에서 만나는 반면 최미선은 자신과만 싸우면 됐다. 결승까지 무난히 안착할 줄 알았는데 일격을 당했다.

5점도, 올림픽도, 조기 탈락도 대부분이 첫 경험이다. 문형철 대표팀 총감독이 “성격이 내성적이라 긴장이 오면 못 풀 때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하필이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올림픽에서 발목을 잡았다. 막내 최미선으로선 돈주고도 못살 큰 공부를 한 셈이다.

▲ 월드컵 2연속 3관왕으로 개인전, 단체전 2관왕 1순위로 거론됐던 최미선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쓴맛을 봤다. [사진=스포츠Q DB]

◆ 신궁 얼굴은 늘 바뀐다, 최미선은 방년이다

1984년 LA 서향순부터 1988년 서울 김수녕, 1992 바르셀로나 조윤정, 1996 애틀랜타 김경욱, 2000 시드니 윤미진, 2004 아테네 박성현, 2012 런던 기보배, 2016 리우 장혜진에 이르기까지 개인전을 제패한 이들의 얼굴은 매번 바뀌었다.

최미선이 2020년 도쿄에서 신궁의 계보를 이을 1순위다. 그는 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오른 동갑내기 강채영(경희대)과 함께 이미 여자 양궁을 이끌고 있다. 기보배와 장혜진이 서른을 향해가고 있어 더 그에게 시선이 쏠린다.

국제양궁연맹(WA)에 따르면 최미선의 승률은 88%다. 화살 한발의 평균점수는 무려 9.37점이다. 지난 2년간 세계무대 개인, 단체를 통틀어 수확한 금메달만 9개에 이른다. 올림피아드에서 쓴맛을 본 방년 최미선은 벌써부터 칼을 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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