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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키 작다고 왕따 당했던 그리스 체조소년, 올림픽을 정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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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키 작다고 왕따 당했던 그리스 체조소년, 올림픽을 정복하다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1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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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투니아스, 집단 괴롭힘 방지 캠페인에 참여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3년 공백, 부상, 왕따 경험. 그리스 엘레프테리오스 페트루니아스(26)가 남자 체조 금메달을 따내는데 어떤 것도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페르투니아스는 16일(한국시간) 벌어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링에서 16.000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브라질 체조 사상 첫 메달을 금빛을 장식했던 아르투르 자네티는 자국 팬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았지만 15.766점으로 2연패에 실패한 채 은메달을 차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르투니아스는 경기가 끝난 뒤 “연기를 펼치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였고 평정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어 "안정적으로 링에서 내려온 순간 16점을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16점이 내 목표였다”고 기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홈페이지를 통해 “페르투니아스는 연속된 공중제비를 조용하고 빠르게 해나갔다”며 “그의 몸은 리본을 푸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그가 딴 금메달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디모스테니스 탐파코스 이후 그리스가 링에서 얻은 역대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페르투니아스는 5세 때 체조를 시작했다. 성격이 너무 활발해서였다. 어머니는 침착성을 심어주기 위해 아들을 체조클럽으로 데리고 갔다.

하지만 14세 때 돌연 체조선수를 그만두게 된다. 국제체조연맹(FIG)에 따르면 페르투니아스는 “그  당시 학교 생활과 체조를 병행하면서 지쳐버렸다”며 “팔꿈치에도 문제가 생겼고 또래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일반학생으로 생활을 이어가던 중 페르투니아스는 3년 만에 다시 체조를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링을 다시 잡았을 때 체조를 그만두지 않았던 것처럼 몸이 기억하고 반응했다”며 “심기일전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복귀한 페르투니아스는 링에 더욱 재미를 붙였고 훈련에 매진했다. 2010년 성인무대에 데뷔한 그는 이후 부상으로 한 손가락에 나사 두 개를 박고 두 번의 탈장 수술을 받으면서도 대회에 출전해 꾸준히 입상했다.

지난해부터 페르투니아스가 지닌 잠재력이 폭발했다. 유럽선수권 링에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세계선수권 링에서도 정상에 올라 올림픽 금메달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 첫 올림픽 성화 주자로 뽑히기도 했던 그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화룡점정했다.

그는 현재 그리스에서 집단괴롭힘 방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어릴 적 작은 키 때문에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FIG에 등록돼 있는 그의 키는 164cm이다.

페르투니아스는 "누군가를 괴롭히는 짓은 멈춰야 한다"며 "지금보다 키가 더 컸더라면 훌륭한 체조 선수가 될 수 없었기 때문에 따돌림받았던 아픈 경험은 지금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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