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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골든슬램 징조는 연습라운드 홀인원 "샷 자신감 회복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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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골든슬램 징조는 연습라운드 홀인원 "샷 자신감 회복 계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8.23 0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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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있었지만 예리한 샷 위해 테이핑도 풀어…모든 라운드가 메이저대회 마지막 라운드 치르는 것 같은 부담감"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차지한 박인비(28·KB금융그룹)의 '골든 슬램' 징조는 역시 연습라운드 홀인원이었다. 연습라운드 홀인원으로 샷 자신감을 되찾았고 결국 우승으로 이어졌다.

박인비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인터뷰에서 "연습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홀인원했다는 것은 그만큼 샷 감각이 좋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라며 "저스틴 로즈와 내가 2013년에 US오픈 남녀 동반우승을 차지했었는데 내가 연습 라운드를 할 때 로즈가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더라. 3년 전 그 때가 재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박인비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꽃다발을 목에 걸고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이어 "이달 초 삼다수 오픈에서 컷오프됐을 때만 하더라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나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결심을 한 이상 자신감을 끌어올리려고 했다"며 "자신감을 느끼려고 했고 노력의 결실을 맺어보자고 굳게 마음 먹으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 꾹 참고 1주일을 버텼다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은 계속 있었고 한달 전부터 훈련을 많이 하다보니 재활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아주 안좋았을 때보다는 호전된 상태였다"며 "통증은 늘 느끼는 것이었지만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아프진 않았다"고 밝혔다.

또 박인비는 "삼다수 오픈 때만 해도 손가락을 테이핑했는데 그러다보니 예리한 샷이 나오지 않았다"며 "어차피 1주일만 견디면 된다고 생각하고 올림픽 때 테이핑을 풀었다"고 전했다.

▲ 박인비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환영 꽃다발을 들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을 물심양면 도와준 남편 남기협 씨의 외조에 대해 감사를 잊지 않았다.

박인비는 "남편은 내게 용기를 줘 나를 일으켜줬다. 스윙코치이자 남편이자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에 내 옆에 있기 때문에 내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고 안주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이런 남편이 있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달 반 정도 훈련을 하면서 남편, 새로운 코치와 함께 스윙을 크게 늘렸다. 부상이 있다고 하니까 위축되는 경향이 있어 스윙을 크게 했다"며 "한달 동안 익숙해지다보니 올림픽 코스에서 더 나은 스윙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었지만 박인비는 올림픽 직전과 경기에 대한 부담 기억은 아직 생생한 듯 보였다.

박인비는 "올림픽 가기 전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고 가족들도 힘들어했다. 하지만 가족들이 있었기에 힘을 얻었고 올림픽 출전 용기를 얻었다"며 "한계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후회없이 해보자고 했고 결국 부담감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따내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올림픽에서 모든 라운드는 마치 메이저대회 마지막 라운드를 마지막 조에서 치르는 듯 했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 박인비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금메달을 물어보이고 있다.

박인비는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에 대한 희망도 넌지시 내비쳤다. 지난 시즌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도 일부 미국 언론에서 메이저 대회가 5개이니 진정한 그랜드슬램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을 의식한 듯 보였다.

박인비는 "에비앙 챔피언십은 꼭 나가고 싶은 대회 가운데 하나다.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러나 일단 중요한 것은 컨디션 회복이다. 회복하는 경과를 보면서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인비는 "올림픽 2연패 얘기가 나오는데 내가 그 때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하지만 2020년에도 선수로 뛰고 있다면 올림픽에 나가 2연패를 이루고 싶다.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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