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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서병문 배구협회장이 개선 약속한 '3대 쟁점', 재정-대표팀 감독-집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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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서병문 배구협회장이 개선 약속한 '3대 쟁점', 재정-대표팀 감독-집행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8.2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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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 개최…"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개선된 면모 보여드릴 것"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신임 회장으로서 모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취임 20일째를 맞은 서병문(72) 대한배구협회장이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현재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협회의 잘못을 전임 집행부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었지만 “나 역시 배구인으로서 신경 쓰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서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협회의 현안과 앞으로 로드맵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의 자부심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품격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내 소견이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집행부 인선이 마무리되는대로 국가대표 지원을 품격에 맞게 협회 규정으로 명문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크게 세 가지 쟁점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한 서 회장은 “한국에 배구가 도입된 지 100년을 맞아 협회부터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 협회의 재정난, 해결 가능한 범위에 있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내내 협회가 지탄받았던 부분은 바로 여자 대표팀에 대한 지원 문제였다. 협회는 ‘부실 지원’ 논란으로 여론의 비난을 샀다.

협회는 AD카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리우 현지에 지원 인력을 파견하지 않았다. 대표팀 선수들과 동행한 인원은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등 단 4명뿐이었다. 통역이 없어 주장 김연경이 통역까지 하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어졌다. 리우 현지에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회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더 세졌다.

서 회장은 “당선 후 리우에 가려 했지만 AD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소용 없었다. 현지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지원하려 했지만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대한체육회 사이의 문제라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임 집행부의 행정착오에 대해 “억울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전임 집행부가 잘못한 것도 우리가 안고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현재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배구회관 건물을 무리하게 매입하다가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었다.

현재 재정상황이 해결 가능한 범위에 있느냐는 질문에, 서 회장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정적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연히 회장단이 사비를 내놓아야 하지만, 배구인들의 참여폭이 상당히 적다. 근본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든 뒤,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하는 게 순서다.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 매끄럽지 않았던 여자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다음달 14일 열리는 제5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을 지휘할 여자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도 적지않은 잡음이 나왔다.

리우 올림픽까지 지휘봉을 들기로 한 이정철 감독이 사임을 표하자 협회는 AVC컵 사령탑으로 박기주 수원전산여고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고교팀 감독 선임에 대한 비판 여론과 박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을 전하면서 재선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 동안 대표팀 감독 지원서를 받았고 공고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 실제로 새 감독 공고가 협회 홈페이지에 뜬 건 18일이었다.

서병문 회장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고등학교 감독이 성인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신만근 협회 전무이사가 부연 설명을 했다. 신 이사는 “남자배구는 대학을 거치는 게 대부분이지만 여자배구는 대다수가 고등학교에서 바로 프로팀에 간다. 고등학교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지 말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리우 올림픽 대표팀 12명 중 5명인 김연경과 황연주, 이효희, 배유나, 김수지가 박기주 감독의 제자다”라고 말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신임 감독을 뽑겠다”고 약속한 서 회장은 “현재 여자 감독 한 분이 지원했다. 감독 생활을 5년 이상 한 분에게 자격이 주어지는데, 3년을 조금 넘어 자격 미달인 상태다. 국가대표로 활약한 분이지만 조금 더 공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임 감독제를 도입하면 최근 논란이 가라앉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전임 감독제는 최우선 과제다. 전임자가 있어야만 마음 놓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의지를 표현했다.

◆ "새 집행부 구성 고민 중, 신중하게 뽑겠다"

지난 9일 당선된 서 회장은 아직 집행부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취임식도 하지 못해 협회 배지도 달지 않았다.

서 회장은 “한 번 구성하면 4년 동안 가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개혁이 될지 심사숙고 중이다. 인사는 100% 만족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집행부 구성원들이) 그냥 감투만 썼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목소리를 높인 서 회장은 “일을 잘 할 수 있는 분들로 모실 예정이다. 능력이 없으면 조치를 내릴 것이다. 예를 들어 1년간 실적이 없으면 그만 두게 하는 규정을 만들고 있다. 자리만 채우는 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100% 다 바꾸기보다는 그동안 경험과 능력 위주로 뽑을 것이다. 거의 마무리 단계다”라고 덧붙였다.

종종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던 한국배구연맹(KOVO)과 관계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협회와 연맹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성장해 가는 곳이 프로다. 두 단체가 서로 잘 성장할 수 있게끔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서 회장은 “리우 올림픽에서 부족한 지원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선수들과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향후 개선된 면모를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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