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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편안함과 친숙함, 연기로 말하는 '가을을 닮은 배우' 문소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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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편안함과 친숙함, 연기로 말하는 '가을을 닮은 배우' 문소리를 만나다
  • 노민규 기자
  • 승인 2014.09.28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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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노민규 기자] 지난 19일 여배우 문소리의 인터뷰 촬영을 북촌과 마주한 팔판동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촬영 장소가 여느 카페가 아닌 게스트하우스여서일까. 이상하리만큼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 마주한 문소리 역시 그랬다. 스크린 밖으로 나온 그녀는 여전히 연기에 몰입된 때문인지 어제 본 사람처럼 굉장히 친숙했다. 촬영을 이어 갈수록 묘한 안정감마저 느껴졌다.

 
 

문소리는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는 배우는 아니다. 오직 자신의 연기로만 말하고 그 편안한 이미지를 외적으로 표출시키는 배우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촬영을 위해 마주한 그녀는 '자체발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짙은 매력을 뿜어냈다. 옅은 브라운색 원피스와 차분한 표정에서는 가을여인의 향취가 물씬 묻어났다.

 
 
 

촬영을 진행하며 몇몇 농담과 대화를 이어가던 중 "그럼 오늘이 며칠째 인터뷰예요?"라고 질문을 건네자, "5일째고 이번이 마지막이네요"라며 웃어 보였다.

"그럼 마지막이니 파이팅있게 촬영하시고 시원하게 끝내시죠"라고 말하자 "그럴 힘도 없어요~"라며 장난섞인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 시작하자 전혀 지친 기색 없이 180도로 편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연기자들은 영화촬영 후 다양한 매체의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여러 날 동안 수십 명의 기자들과 하루종일 출연영화 이야기를 한다는 게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촬영에서조차 고된 내색없이 변함없는 이미지를 어필한다는 것은 그녀만의 내적 포스가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녀는 연극영화과 출신도, 극단 출신도 아니다. 조연에서 시작해 주연으로 올라온 입지전적 인물도 아니다. 대학 졸업반 때 우연히 참가한 영화 '박하사탕' 오디션을 통해 여주인공 윤순임 역으로 얼굴을 드러낸 뒤 이후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역을 맡은 '오아시스'로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문소리'라는 여배우의 이름을 단 몇 작품 만에 강렬하게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최근 그녀는 14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16번째 장편영화 '자유의 언덕'의 여주인공 영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영화는 문소리에게 시간을 생각하게 했고, 과거를 돌아보게 했고, 연기와 영화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영화 '자유의 언덕'은 사랑했던 여인을 잊지 못한 남자 '모리'가 여인 '권'을 찾아 떠난 서울 여행기를 담은 작품이다. 문소리는 만나는 사람이 있지만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것을 꿈꾸는 카페 여주인 영선 역을 연기했다.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모리(카세 료 연기)와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

문소리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하하하’ 등의 작품에서 홍상수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그녀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왔다. 내공 깊은 문소리의 연기력이 오랜 인연을 맺어온 홍 감독과의 또 한 번의 케미에서  또 어떤 분신을 만들어 냈을까? 셔터를 누를 때마다 궁금증이 더해 갔다.

nomk7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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